저는 기숙학원을 다니다가 디스크가 걸려서 다시 고향에 내려와서 도서관 다니며 독학 중인 학생입니다. 처음엔 괜찮았어요. 단 한가지 외로운 거 빼곤..한 7월달에 그냥 공부도 하기 싫고 무력감에 빠져서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다가오셔서 샌드위치랑 캔커피를 주셨어요. 그 이후에도 쭉 저를 보면 맛있는 걸 사주시곤 하셨어요. 그땐 그 낯선 아주머니의 호의를 받으면서도 무슨 의도가 있어서 나에게 잘해주겠지라는 생각보단 그냥 수험생 딸을 바라보는 마음이겠거니 했어요. 근데 점점 갈수록 아주머니께서 좀 이상해지시더라구요. 우리 아들이 어느 대학에 다니는데 킹카다..여자들이 가만히 놔두지를 않는다..그런데 아무나 만나는 걸 싫어해서 아직 솔로다..우리집이 잠실에 무슨 건물이 있고 여기랑 해운대에도 집이 몇 채가 있고..우리 남편이 대기업 임원이다..부터 해서 제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까지도 털어 놓으시더라구요. 그래도 이때까진 뭐 저희 어머니도 남한테 자랑하는 걸 좋아하시니까 우리 어머니랑 비슷한 분이겠거니 하며 들어드렸습니다. 근데 점점 막 대학은 어디로 갈 생각이냐..오빠(그 분 아들)가 있는 곳으로 갔으면 좋겠다..그러면 너한테 보안 철저한 오피스텔 하나 마련해주겠다..오빠랑 만나볼 생각 없느냐..아 솔직히 진짜 이런 말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도서관 가기가 싫어졌습니다ㅠㅠ그렇다고 저희 집 근처에 도서관 말곤 공부할 곳도 딱히 없어서 도서관을 안 가기도 애매한 상황인데..이젠 질문도 점점 노골적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아빠가 뭐하시는 분이냐..직영이냐 협력직원이냐 이런 것까지 묻고 오빠랑 통화해봐라 이러면서 갑자기 휴대폰을 건내고 ..자기가 관상을 잘 보는데 관상이 너무 좋다면서 이런 며느리를 들여야한다면서..막 수능치면 그냥 오빠랑 결혼하라면서 진짜 이상한 농담까지 던지십니다. 처음에 남자친구 없다고 한 게 너무 후회돼서 그냥 거짓말로 남자친구 사실 있다고 말씀드리니까 '너없는거 내가 다 아는데 누굴 속여 깔깔깔'..이러시는데 너무 소름 돋아서 날 미행하나 싶기도 하고 별의별 생각이 다 드네요ㅠ진짜 가장 중요한 시기에 도서관도 못 가고 이 아주머니 어떡해야하나요 아 그리고 번호는 진짜 주면 나 끝장이겠구나 싶어 안 드렸는데 역시 안 줄 줄 알았다고 지조를 지키는 모습이 멋있다면서 진짜 괴상한 소리를 하시고..예전에 그 분이 차 태워준다고 하셔서 봤는데 차도 외제차인데 맨날 바뀌구요..리스?무튼 그거 한다면서 그러셨는데 뭔가 엄청 자랑하듯이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정체를 모르겠는 분이에요.. 저런 분이 왜 도서관 와서 공부하나 싶기도 하고 진짜 모르겠어요..친구는 정신적으론 말짱한 분 같은데 널 진짜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다 하는데 전 솔직히 뭔가 느낌이 찝찝해요.. +)저희 아빠는 대기업 다니는 분도 아니고 여기가 대기업이 있는 그런 곳이 아니라 중소기업만 많은 그런 공단?이 있는 곳이에요. 대기업도 없는 곳에서 대기업 다니냐고 물었을 땐 좀 황당했어요.. 부모님한테도 말씀드렸어요. 도서관 안 가기 시작한 날에.. 도서관 직접 찾아가서 그 아줌마랑 얘기 좀 해야겠다고 그러셔서 그냥 제가 정신 이상한 아줌마 같다고 상대하면 더 일이 커질 것 같다고 내 번호도 모르고 그러니까 그냥 있자고 했어요. 그 전에 제가 정색하고 난 아직 대학생도 아니고 누구랑 진지하게 사귈 시기도 아닌 것 같고 공부에 전념하고 싶으니까 이제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그러니까 알았다고 하시면서 가셨어요. 근데 그 후에도 제가 도서관 칸막이 책상에 앉아있는데도 폰을 불쑥 내밀면서 번호 한번만 찍어주라 이러시고..머리 귀 뒤로 넘겨주시고..그냥 말이 안 통하는 분 같아요. 지금은 도서관 안 나가요. 방학 맞아서 내려온 친구 꼬셔서 둘이 같이 도서관 다닐 땐 좀 덜했는데 친구도 개강이라 다시 가버리고 혼자 다닐 자신이 없고해서 안 가요ㅠ뭐 딱히 집에서 해도 나쁘진 않네요.. 솔직히 엄마랑 경찰에 신고까지 할까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뭐 딱히 범행이라고 할 건 아닌 거 같아서..ㅠㅠ수능끝나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