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나는 조용하다가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센놈이고 선생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이
달려드는 소위 꼴통이었다..
때문에 친한 친구도 없고 처맞고다니지도 않는
반은따가 나였다
어느날 방과후에 담당구역 청소를 정하는데 교무실청소가 걸린거다
당시 내가 법과사회라는 과목을 공부하면서 갑을관계에 좀 예민해져있을 때였지
'아니, 학교에서 선생이 갑 학생이 을이라는 법이 어딨나. 왜 지들 쓰는 교무실을 청소해줘야돼?'
곧바로 담탱이한테
" 교무실청소는 선생님들이 자율적으로 청소하면 되는거 아입니꺼?" 대들었다
여기저기서 애들이 내 뜻에 공감했는지 웅성웅성 대기도하고 그랬다
그건 실로 오랜만에 느끼는 성취감, 뿌듯함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담탱이는 논리 그딴거없이
예의범절 운운하며 내 논리를 부정하는 식이길래
나는 지지않고 대답했다
"마 어른들은 논리 좋아한다 아입니까, 설명해주이소
와 우리가 쓰지도 않는 교무실을 청소해야되는지예?"
그제서야 안되겠다싶었던 담탱이가 조용한 교원연구실로 부르더니 또 다시 예의범절 운운하며 타이르고는 무릎꿇고 반성문을 쓰라했다
30분 준다더라
그러고는 나가버렸다
하, 나는 불의와 무논리에 굴복하기는 싫었다
나는 내가 가진 작은 정의를 수호해야했기 때문이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나는 갱지에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를 정자로 써내려갔다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정의로운 행동이었다
그리고는 교실에 가방을 내버려둔채 그냥 집으로 왔다
다음날부터 선생님은 아예 나를 철저히 투명인간 취급했고
반 친구들하고도 더 어색해졌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