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한창 공연스태프하고 있었을 때 있었던 일인데,
2년전에 썸타다가 끝났던 애가 다시 나타나서 또 썸타다가
친구랑 공연보러오라고 티켓줬더니 남자친구랑 나타난 그 아이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멘붕에 빠져서 한창 소개팅앱에 빠져 있었는데
완전 내 스타일인 여자(앞으로 단발녀라고 지칭하겠음)랑 연결이 되서 소개팅앱 채팅으로 야부리털다가 카톡으로 넘어와서 카톡으로 얘기를 하던 중에 강남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잡게 됐음
아 참고로 이 여자는 쇼핑몰을 하고 있다고 했었음
어찌됐든간, 하필 약속시간이 더블나서(또다른 소개팅앱녀) 어쩔까하다가 이 쪽이 다 내 스타일이었기에 그 약속을 취소하고 단발녀를 만나기로 마음을 굳혔는데, 만나기로 한 약속시간 한시간 전에 단발녀가 갑자기 약속장소를 교대로 바꾸자고함.
그때까지만해도 다단계일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나는 얼른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에 오케이를 외치고, 밥도 안먹고 교대로 달려감.
교대에 도착해서 단발녀를 만나보니 진짜 사진이랑 똑같았음 정말 내 이상형 그대로 단발이 어울리는 몸매 좋은 여자가 나왔음
속으로 아 개좋다 빨리 꼬셔야지라는 생각으로 배가 고프지만 일단 카페에 가서 얘기 좀 하다가 치맥이나 하자고 하고 카페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을 하는데,
갑자기 단발녀가 사실 자기 투잡하는데 일하다가 나온거라 다시 들어가봐야한다는거, 그 때부터 좀 이상함을 느꼈음
왜냐면 카톡으로는 일하다가 나오는거라는 얘기가 1도 없었고, 카페갔다가 치맥하러 가자는 제안에도 흔쾌히 오케이를 했거든.
암튼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고있는데 단발녀가 한마디 더 함
"금방 끝날 일인데 너도 같이 올라가서 우리회사 구경 좀 할래?"
이때부터 머리가 이성을 되찾음 '아 다단계구나' 근데 머릿속에서 또 다른 생각이 치고 들어옴 '이왕 이렇게 된거 얘네가 어떻게 야부리 터나 들어나보자 이건 흔치 않은 경험이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척 아 그래 같이가자 하면서 회사로 들어감
그 회사가 좀전에 다단계썰풀었던 분이 갔던? 갈뻔한? '웰빙테크'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사내부 설명은 다른분들이 설명한 것과 같았고, 나는 오후 5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같은 자리에 앉아서 3명정도의 사람들에게 돌아가며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있었고, 머릿속에선 '아 얘네가 이런식으로 세뇌시키는구나'하면서 한귀로 흘리고 있었는데 마지막 사람이 자리에 앉아서 보니
되게 약게 생긴 30대 초반 정도 되보이는 남자였음.
이 사람은 말하는 스킬이 다르다는 걸 느낀게, 일단 내가 똑같은 얘기를 몇시간동안 들어서 힘들어한다는걸 알았는지 내 얘기를 듣고싶어하더라, 내가 계속 설명들은 지네회사얘기말고 진짜 내 얘기
근데 내 신상을 털리고싶지않았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되게 단편적인 얘기만 했지. 흘려도 상관없는 얘기들.
나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일단 오늘은 시간이 늦기도 했고 피곤해보이기도하니까 내일 다시 얘기하자더라.
그래서 속으로 '오 얘네 집에도 보내주네 당장 차단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단발녀가 나보고 아까 배고프다고 하지않았냐고 치맥 먹자더라;
그래서 배안고프다고 갈거라고하고있는데 마지막에 설명하던 남자가 슬그머니 오더니 같이 먹고가자고 합류하면서 결국 난 반강제로 치킨을 먹으러 가게됐고, 치킨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시계를 흘끔흘끔 보던
나는 11시 30뷴이 되자마자 집에간다고 하면서 짐을 챙겼다
그랬더니 둘다 당황하면서 자기들이랑 더 놀다가 모텔가서 자고 낼 설명 듣자고 회유하는데 내가 계속 집에 간다면서 단발녀한테 너도 집에가라고 아직 차 있는시간이지 않냐고했더니
한층 더 당황하면서 자기 나 온다고해서 집에 안들어간다고했단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계속 회유를 하는데
내가 꼼짝도 안하니까 그 남자가 아 그럼 집까지 같이가서 자기들은 찜방에서 자고 나는 집에서 자고 담날 만나서 같이 회사에 오던지 지금 모텔 가서 단발녀 딴방에 재우고 지랑 같이 자고 담날 회사에 오던지 둘중에 하나 택하라고,
나한테 이 회사의 비전을 꼭 들려주고싶다고 강조하길래 그 비전이 뭔가하고 궁금했던 나는 아 그럼 집 같이 가자고 하고 택시를 타고 같이 집에서 좀 떨어진 곳 까지 옴
참고로 우리집 경기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ㅃㅃ하고 난 집에서 자다가 아침 일찍 다시 나와서 그들과 교대로 와서 또 같은 자리에 앉음
근데 또 똑같은 설명을 반복하더라.
그러다가 어떤 커리어우먼처럼 입은 여자분이 와서 비전이라면서 막 얘기를 하는데 찬찬히 뜯어 들으며 생각하니 결국엔 똑같은 얘기 하는거
역시 다단계에 비전이 어딨어 라고 생각하며 실망하고 있는데 이번엔 왠 멸치 양아치가 들어와서 야부리를 터는데 진짜 겁나 싸가지없게 얘기하더라고;
가뜩이나 실망했는데 양아치같은게 와서 싸가지없게 대하니까 나도 빡쳐서 나 걍 안한다고 했더니 양아치가 당황하면서 진짜 안하냐고 되묻길래 안한다고 했더니 어... 잠깐만요 이러더니
단발녀가 와서 왜그래~ 라고 하면서 또 설득을 시작함 그래서 난 귀닫고 그냥 안하고싶어졌다고 계속 얘기했더니 전날 단발녀랑 집가지말라고 설득하던 남자가 와서 자기한테만 얘기해보라고 무슨일이냐고 물어봄
구래서 솔직하게 얘기했지 비전 들어보기만 하래서 왔는데 비전도 없는거 같고 특히 마지막에 들어온 양아치때문에 더 하고싶은 맘이 없어졌다고
가만히 듣더니 그럼 일단 가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하면서 순순히 보내주더라고
그래서 짐싸고 나오는데 단발녀가 역까지 데려다 준다고 같이 따라나오더니만 웃으면서 네가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너랑 같이 여기 다니면서 열심히 돈벌고 싶어~~ 라고 하는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서 오다가 교대역앞에서 헤어지고
극장 출근하자마자 같이 일하는 형한테 썰풀라고 하는 순간 카톡와서 보니까 단발녀가 잘도착했어^^? 라고 보냈길래 소름돋아서 바로 차단했다
그러고나서 한동안 오랜만에 연락오는 사람들 연락 다 쌩까면서 지내다가 세달 정도 지나고 우연히 페북하는데 알 수도 있는 사람에 단발녀랑 그 남자 떠서 2차 소름 돋아서 굳이 그 사람들 페북 들어가서 일일이 차단 누름
다단계 갔다와서 느낀건데, 그 안에 일단 들어가면 쉼없이 똑같은 설명만 들어서 그런지 시간이 멈춰있는 기분이더라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들은 항상 행복해보였는데 역시 행복이란 상대적인건가 라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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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 추가 : 극장 가는 지하철안에서 같이 일하던 형한테 극장가서 썰풀어주겠다고 카톡하다가 전에 거들떠보지도않던(있는지도 몰랐던) 단발녀 카카오스토리를 들어갔는데, 카카오스토리에서 그 남자와 뭔가 미묘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사진을 두세장정도 발견함. 여행가서 둘이 찍은 사진이었는데, 사진을 찍은 포즈가 굉장히 연인스러웠음, 그걸보고 ㅂㄷㅂㄷ하면서 출근함 ㅜㅜㅜ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