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때 명절이면 친척들이 대부분 우리집에 모임
우리집에서 밥묵고 하루 자고 가는거임.
못배운 집안이긴 해도 나름 화목했다.
근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밥먹으니
할머니랑 엄마, 고모들이 나보고 동네 목욕탕을 가자는거야.
나는 싫다고 땡강부림.
왜냐면 나는 원래 목욕탕 가는 걸 귀찮아했고,
고모, 고모부, 할머니랑 목욕탕 가봐야...
이런 고모부가 등밀어주는 것밖에 더있겠냐 이기...
싫다고 찡찡거리다가 엄마가 버럭해서 울며겨자먹기로 동네 허름한 목욕탕 앞에 도착함.
남탕 들어가서 진짜 꼬치랑 머리만 감고 물로 헹구고 나왔음.
근데 고모부랑 할머니 등이 너무 늦게 나오시는 거야.
그래서 다시 목욕탕 쪽 들어가서 음료수 자판기 뽑아먹고 기다리다가
때마침 다 씻으신 고모부랑 밖으로 다시나옴
다행히 할머니랑 엄마랑 고모들도 때맞춰 일렬로 개운하다는 표정으로 나오시더라.
근데 우리 엄마가 나랑 당시 같은동네 살고
중학교 3학년 같은 반이었던
선영이라는 애 얘기를 꺼내는 거임.
"아이구 우리 애는 아직도 애 같은데, 걔는 하는 짓도 어른스럽고 얼굴도 이쁘고 인사성도 바르고..." 뭐 이런 얘기
목욕탕 가고 오는 내내 시무룩해있던 나는
선영이라는 말에 나는 급 관심이 생김.
왜냐면 선영이는 내가 남몰래 좋아하는 애였거든.
그냥 뭔가 "고모들이랑 엄마는 선영이 알몸을 봤겠구나..."
대충 이런 므흣한 생각에 똘똘이가 나도 모르게 단단해 지더라
그때 고모 중에 나 놀리기 좋아하고
매사 윾쾌한 고모가 뒤에서 다들리게 얘기하는 거야.
"걔가 선영이야? 아우 나이도 어린게 이쁘고 히프짝도 함지박만하고 젖퉁이도 아 대거리만하고...다컷네 다컷어!!"
솔직히 존나 흥분됐다.
나도 한창 성에 관심 많을 나이라 앞에 걸어가면서 못듣는척하면서도
뒤에서 닥 거리는 얘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음.
계속 선영이에 대한 품평이 오고가며 "호호호호" 거릴 때쯤
우리 엄마가 "에휴~주책이야 그만해 호호호" 이러고 대화가 마무리됨.
근데 그때까지 조용히 계시던 우리 할머니가 나직하게 한마디함
"근데 갸는 옛날이면 시집가고도 남을 처녀가 보지에 터래끼도 한터럭도 안났댜냐."
존나 웃긴게 무표정으로 그말 날리고 할머니 본인도 웃겼는지
혼자 빵터지시니까 고모들도 다같이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집까지 걸어오는데
"보지에 터래끼도 안났다냐"
"보지에 터래끼도 안났다냐"
"보지에 터래끼도 안났다냐"
이말이 수백번은 머리에서 맴돌더라.
선영이 알몸 시뮬레이션이랑 겹치면서.
그 이후로 학교에서 선영이 보고
고등학교때까지 꼴릴때마다 털안난거 상상하며 상상딸 100번 넘게 침.
세줄요약.
1. 가족들이 명절에 우리집 옴
2. 다음날 동네 목욕탕 갔는데, 나랑 같은반 여자애도 있었음
3. 할머니가 걔 알몸보고 보지털 안난거 얘기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