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년째 9급 준비하는 엄마친구 딸래미 얘길 들었는데 좀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황당해서
썰 풀어보려고 한다
오늘 일요일이라 가족들 다 집에 있는데 엄마 친구가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딸래미 얘기를 하면서 푸념을 하기 시작하더라?
나는 방에서 모해 하면서 그 얘기를 다 들었지
그 집 딸래미가 외동딸이고 지금 31살인데 대학은 지잡 나왔고
졸업후 존나 노답이라 생각했는지 졸업전부터 9급 공무원을 준비하기 시작했대
그 당시엔 여자 9급, 교사가 1등 신붓감이네 의사급은 만나야되네 어쩌네
한창 허파에 바람든 씹병신 소리가 나오던 시기라
걔네 엄마 아빠가 부추긴것도 있는것같음
그렇게 졸업전부터 지방에서 노량진까지 학원도 다니고 도서관도 다니면서 9급 준비를 하고
그 다음에 첫 시험을 봤는데 점수가 컷트라인에 거의 근접하게 나왔다는거야
그래서 1년만 더 해보면 합격할수 있겠다 싶어서 집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는데
씨발 이게 왠걸?
해가 갈수록 지원자는 점점 늘어나고 다음해에도 그 다음해에도 점수가 항상 그 자리네?
그렇게 한해 두해 지난게 벌써 10년이 된거다
걔네 부모님은 존나 속터지지
여자가 나이는 많은데 이렇다할 스펙도 없고 경력도 없으니 어디 취직하라고 할수도 없고
노량진에 있어서 매달 100만원씩 깨지는데 합격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근데 지난주인가 지지난주에 9급 시험이 끝나고 딸래미가 오더니 갑자기 그러더래
시험도 끝난는데 어딘가 여행이라도 가서 바람좀 쐬고싶다고
그래서 걔네 엄마가 어디 기차여행이라도 갔다오던지 아니면 차를 빌려줄테니까 드라이브라도 하라고 했는데 글쎄
국내여행은 싫다며 빼애애액 거리더니 해외여행을 보내달라고 했다더라 ㅋㅋ
그것도 유럽 배낭여행을...
아니 씨발 걔네 아빠는 몇년전에 은퇴해서 지금 퇴직금 받은걸로 생활하면서 매달 100만원씩 수험비용 내주고 있는데
이젠 유럽 여행 간다고 돈을 달라고 했다는거야 ㅋㅋ
그 얘길 듣고 걔네 엄마가 빡돌아서
야이 미친년아 엄마아빠는 지금 은퇴해서 돈벌이도 없는데 지금 너한테 들어가는돈이 얼만줄 아냐
나이 서른 넘었으면 정신좀 차려라 소리 질렀는데
얘도 이에 질세라
내 친구들은 다들 해외여행도 다니고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데
나는 20대를 전부 골방에서 처박혀서 공부만 했다고, 이런 내가 불쌍하지도 않냐고, 엄마가 이런 내 비참한 심정을 아냐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면서 빼애애애액거렸다더라
그렇게 한바탕 싸우고 어디 하소연할데가 없어서 우리집에 온것같더라고
근데 솔직히 나는 걔를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SNS나 페북 들어가서 또래 김치년들 보면 다들 해외여행가서 인증샷도 찍고 쇼핑이며 맛집도 찾아다니고 보빨도 받으면서
인생이 행복해서 어쩔줄 모르겠다는듯한 모습만을 올리는데
자기는 존나 맨날 골방에만 처박혀 20대를 다 날렸는데 친구들의 그런 모습을 보니까 피꺼솟 할만하지...
그런 자신의 모습이 문득 초라하고 비참하게 느껴졌겠지..
그 얘기를 들으니까 좀 한심하면서도 기분이 씁쓸해지더라고...
노량진에도 공무원 준비하다 인생 조진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던데
시험 응시횟수에 제한을 두던가 뭔가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것같음
한줄요약)
공무원 시험 본답시고 몇년씩 날려먹고 인생 비참해지지말고 적당히 발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