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년 조금 안된 새댁입니다
저랑 남편 29 동갑이에요
어머님께서 하도 안온다고 잔소리잔소리 하셔서
(둘다 쉬는날이 일주일에 하루 뿐이라 그 날 정도는 쉬고 싶어서 잘 안가는 건 사실입니다. 결혼하고 명절 제외하곤 한 번 간게 전부에요)
남편이랑 어제 쉬는날 맞춰서 시댁 가기로 했었는데
남편 공장에 중요한 일이 생겨서 남편이 못가게됐어요
혼자 가긴 죽어라 싫었지만
이미 간다고 말을 해버린것도 있고
남편이 사정사정해서 알겠다고 혼자 집을 나선게 화근이었네요
도착 5분전에 마트 지나가면거 혹시 필요한거 있으시면 사가려고 전화 드렸어요
처음엔 괜찮다고 사양하시더니 남편 없이 저만 간다니까 휴지랑 고무장갑좀 사다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때부터 좀 찜찜했지만 그러려니하고 부탁받은걸 사들고 갔어요
도착하자마자 밥 차려놨느니 밥부터 먹자셔서 상으로 갔더니
밥상에 찬밥이랑 쉰김치만 달랑..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진짜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죠
안온다고 그렇게 서운하다시더니
막상 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 어이없는건 옆에 LA갈비를 재워둔 거에요
제 시선이 갈비로 가는걸 느꼈는지
"XX이 오면 구워주려고 아침부터 내려뒀는데 다시 얼려야지 뭐.."
..
아니 보통 변명이라도 하지 않나요?
눈에 안보이게 치워두던가?
대놓고 니꺼 아니다 관심꺼라 말하는거 같아 기분이 상해서
진짜 더럽고 치사해서 밥 생각없다고하고 쫄쫄 굶으며 2시간쯤 얘기들어드리다가 집에왔어요
집에 오는 내내도 성질 성질이나서 견딜 수가 없었는데
집문 열자마자 거실에 누워서 티비보는 남편이 눈에 들어오는거에요
"뭐야 일 바쁘다며!!!!!!"
"아 생각보다 금방 끝났어. 넌 뭐 벌써왔어? 간지 얼마나 됐다고"
"아 말도마. 배고파죽겠어. 찬밥에 쉰김치만 딱 얹어서 밥먹으라며 주시는데 서운하고 속상해서 그냥 안먹고 왔어."
"헐.. 그럴 수도 있지. 엄마 민망하게 왜 안먹고오냐."
....?
.....!?
!?!?!?!?!?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제정신이냐?"
"아니 반찬이 없으면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엄마가 우리 간다고 고생해야하는건 아니잖아."
"당신 오면 주실거라고 갈비 재워뒀던데 나만 오니 다시 얼리신단다. 근데 반찬이 없어서라고?"
"에이. 고기반찬은 남자 있을때만 먹는거란 생각이 있으셔서 그래. 옛날 분이 그럴 수도 있지. 그렇다고 무안하게 안먹고오면 어쩌냐."
.....이런이런씨빠빠
저 말 들으니 진짜 뇌에 총알 저격한듯
얼척이 없고 어이가 없어서 남편 보는대서 1초만에 엄마한테 전화함
"엄마 앞으로 김서방 오면 찬밥에 쉰김치만 내줘. 시댁에서 딱 그렇게 상 받았는데 김서방이 그럴 수도 있다네. 난 앞으로 평생 시댁에서 그런 대접 받을거 같은데 엄마도 딱 내가 시댁에서 받는 처우만큼만 이사람한테 해줘."
두두두두 말하고 전화 끊으니 남편이 사색이되선
장모님께 그런 전활하면 어쩌냐고 버럭..
ㅋㅋㅋㅋ어이가없어서 그럴 수도 있는 일을 왜 다른사람한테 말하면 안되냐고
그럴 수도 있는데 왜 니가 당하면 안되냐고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까 앞으로 만나는 사람한테마다 시댁에서 그 밥상 받았다고 다 말하고 다닐거라고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니까 어머니께서 욕 잡수시진 않을거라고
그랬더니 그제야 싹싹 빕니다
잘못했다고 자기 생각이 짧았다고
아오 열받아서 두두두 쓰는 중인데
이제 이걸 어떻게 마무리지어야 현명할지가 고민이네요
남편시켜서 어머니께 전화하면 너무 일러준 거 티가나고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