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별과제 썰.TXT + 후기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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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별과제 썰.TXT + 후기썰

링크맵 0 1,333 2020.03.18 08:54

나는 복학생이고 국제경영 전공인데 이번에 MIS 과목에서 '온라인으로 협업'이라는 조별과제를 받았다.


일단 이 조별과제는 모든 조원이 같은 점수를 받으며, 조장은 없다. 


협업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교수님이 내준 예시 문제의 회사 경영활동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방책을 보고서로 써내는 과제인데


인터넷에서 파워포인트, 워드, 엑셀 파일을 공유하며 작업하는 것으로 제출일인 이틀전 자정 수정을 마감하고


교수님에게 협업 어플리케이션 공유를 걸면 교수님이 홀드걸고 즉시 점수를 채점하고 공지하는 조별과제였다.


따라서 따로 모여서 PC룸이나 세미나실에서 회의할 필요없이 걍 집에서 각자 알아서 자기 재량껏 하면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우리 조원은 나, 10학번 취준생, 14학번 이쁜이, 08학번 화석, 13학번 ROTC로 구성되어있었다


당연히 과제를 내준 첫주는 아무도 하지 않았고


둘째주에 08학번 화석이 협업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모두를 초대했다.


셋째주에 모두 자기소개를 업로드하고 과제파일'만'올렸다


넷째주, 제출일주일전 10학번 취준생이 과제를 풀어 보고서를 써냈고 한 문제를 남겨둔채 '수정 부탁한다'고 단톡을 날렸다


제출 3일전, 아무도 수정하지 않았다. 14학번 이쁜이는 친척 시골집에 갔고, 08학번 화석은 잠수, ROTC친구는 시발 훈련단에 입소했단다 


나는 당연히 롤하고 야구보면서 낄낄댔다


제출 하루전날, 10학번 취준생은 모든 과제를 풀었고, 나는 뒤늦게 숟가락을 얻으려고 했지만 너무 깔끔하게 과제를 완성시켜서 한줄도 더할수가 없더라


나는 단톡에서 취준생에게 사과했고 정말 미안하다며 도게자를 했다


ROTC친구는 귀신같이 오늘 훈련단에서 퇴소해 기숙사에 왔다며 따라서 넙죽 엎드렸다


이 와중에도 김치년은 카톡 프로필사진만 바뀐 채 묵묵부답, 08학번 유교탈레반은 똥짬으로 밀어붙을 생각인갑다


여기서 내가 F먹을 확률이 몇 %나 될까,,? 내일 결과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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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학번 취준생의 머리채끌고가는 캐리로  우리는(?) 과제를 무사히 제출하였다


과제의 내용은 지금 봐도 어려워서 난 모르겠다ㅋ


그렇게 수업시간은 다가오고, 나는 먼저 단톡방에서 도게자를 하였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과제는 10학번이 싹 다 한것 같았다.


08학번 화석형님은 비록 어플리케이션 공유를 거셨으나 그 이후 모든 톡의 1을 지우지 않는 기염을 토하셨고,


우리 14이쁜이는 '죄송합니다ㅜ 제가 XX한 일이 있어서..' 라는 고정멘트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카톡 프사는 이틀에 한번씩 바꾸는 기적을 행하셨다


ROTC친구는 학군단 일때문에 바쁘시단다. 나는 학군단이 그렇게 바쁜 단체인지 처음 알았다. 


나는 뭐 그냥, 롤하면서 낄낄대고 치킨을 뜯으며 야구를 열심히 보았다. 


욕 처먹을거 알지만 인터넷에서까지 거짓말을 하고싶진 않았다. 아 내가 놀았다!


암튼, 오늘 MIS강의가 있었고 나는 그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고뇌에 빠졌다.


본인은 12학번으로, 10학번 취준생 형님은 당연히 나보다 나이가 많으시다.


나는 바쁜 취준생 선배에게 일 떠넘겨놓고 게임하고 야구본 호로새끼.


아무리 내가 양심에 털이 나고 아싸테크 철면피라도 슬슬 쫄리지 않을 수 없었다.


솔직히 갈굼보다 F먹는게 더 걱정이었다


나는 1+1음료한캔을 사서 딱 50분에 강의실에 입갤했다


취준생형님이 먼저 와계셨다


음료를 드리며 '제가 늦장부려서 선배님이 일을 다 하셨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형님은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다같이 의논하고 했어야 하는 일을 저 혼자 해버렸네요.'라고 하셨다


당치도 않은 말씀이지만 나는 감히 형님의 말에 토를 달 수 없었다.


강의시작 1분전까지도 오지 않던 ROTC친구와 이쁜이는 종이 울리기 직전 각자, 앞문에서는 이쁜이와 그 친구가, 


ROTC친구는 복도에서부터 동기들과 걸어오고 있었다.  08학번 화석은 나도 모르는새 맨 앞자리 왼쪽구석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얘기할 시간도 없이 강의는 시작됐고, 수업시간 내내 나는 바늘방석이었다.


그와중에도 이쁜이는 카톡질을 하고 있었고, ROTC는 맨 뒤에 앉아서 보이지도 않더라. 08학번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강의를 하던 도중 교수님은 20분을 남기고 자, 라고 운을 떼시며 이제 성적을 공개한다고 하셨다.


"한 조의 성적은 조원 모두 동일하게 부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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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는 '19점'입니다."
19점

과제는 20점 만점이고 19점이란 말은 즉, A+ 였다.

더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강의가 끝나고 나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마지못해 고개를 들어보니 08화석과 이쁜이는 이미 없고, ROTC가 와서 학군단 일정 때문에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10학번 취준생 형님은 '그럴수도 있죠, 고생하셨습니다' 며 웃었다

나는 취준생 형님이 웃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매우 놀랐다.



형님은 내가 준 음료수 캔을 따서 마시면서 강의실을 나갔고, 그의 등의 백팩은 매우 무거워 보였다.



  아마 다음 강의땐 서로 모른 척 하며 각자 떨어져서 앉고,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낼 것 같다.

부끄러운 하루였다.


조별과제 썰 끝.


추가설명 *이번 조편성은 교수님이 임의선정으로 짜주심.*협업 어플리케이션은 누가 언제 어떤 자료를 업로드했는지 기록에 다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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