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푸는건 존나 오랜만이네. 그때를 생각하긴 싫지만 그때의 그 감정을 소중히 여기며 썰 풀어본다.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었어. 그 당시 난 대학을 휴학하고 군대 갈 날만 기다리며 음식점에서 알바를 했었지. 원래 서빙으로 일하려 했는데 사람이 하도없어서 주방 보조로 일하게 됬어. 음식점이 크진 않아서 그렇게 바쁘진 않았는데 난생 처음 해보는 칼질이라 ㅋㅋ 자주 피봤지. 지금도 손에 칼자국 진짜 많다. 그래도 요리 실력 꽤 늘었음 ㅎ
음식점엔 총 5명의 직원이 있었어. 주방에 나 포함 2명. 설거지 1명. 홀서빙녀하고 매니져형. 서빙 바쁠땐 나도 투입됨. 상너메거 졸라게 부려먹음.
어쨋든 대충 짐작했겠지만 제목의 일진녀가 홀서빙하는 여자애야. 왜 좋아했냐라고 묻는다면 일단 이쁘니까겠지?
처음엔 일진일줄도 몰랐어. 너무 착하고 참하고 예의바르고... 나랑 동갑이라 친구먹고 친하게 지냈음.(혼자만의 착각이 아님) 저녁타임이 지나가고 좀 한가해질 시간에 그릇 치우고 한숨 돌리고있었어. 옆에 보니 손님이 얼마 먹지도 않은 복분자주가 좀 남아있는거. 그래서 좀 마셨더니 달달하고 맛있었어. 옆에 서빙녀가 지나가길래 한잔 따라줬지.
"이게 뭐야?"
"맛남. 달달한거임 "
서빙녀가 복분자주 한입 마시더니 바로 토할거처럼 뱉어버렸어. 서빙녀 눈에 눈물이...
"나 술 하나도 못마셔. 진짜로. 다신 이런 장난치지마."
"ㅈㅅ..."
이 사건으로 난 서빙녀한테 푹 빠져버렸어. 얼굴도 이쁘지 몸매도 이쁘지 성격도 이쁘지 거기다가 술도 못먹지. 생긴게 좀 청순하게 생겨서 내 이상형인데다가 난 술 안마시는 여자가 좋더라. 그리고 서빙녀 눈에 살짝 눈물 고였을때 뭐랄까? 눈이 반짝반짝거리면서 아 표현력이 부족한데 어쨋든 존나 이뻣음 ㅠㅠ
서빙녀가 술 못마시는거 알고 회식자리에서도 챙겨주고 우린 서로 진짜 친했었어.
하루는 서빙녀가 자기 쉬는 날에 할아버지 모시고 음식점에 밥막으러 왔는데 어른 공경하고 그런거 보면 정말 신부감으로는 만점아니겠냐. 그녀랑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난 걔를 너무너무 사랑하게 되는거야. 그래서 용기를 내서 서빙녀에게 쉬는날 맞춰서 영화보러가자고 권해봤지.
"그래. 요즘 재밌는거 많더라. 함 보러가자 "
그래서 본 영화가 마술사나오는 영화 마술사기단인가 뭔가 그거임.
같이 영화도 봤겠다. 서빙녀도 날 싫어하진 않는거같아서 곧 고백해야지 결심했지. 근데 어느날 서빙녀 친구들을 보게됨 ㅋㅋㅋㅋ 남자애들 두명이랑 여자애들 5명이 왔는데 한눈에봐도 일진이라는걸 직감했지. 진짜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인사했다. ㅋㅋㅋ 무서워 뒤지는줄 그리고 거기서 서빙녀가 담배피는걸 첨으로 보게됨. 집에와서 내가 보고 느낀 상황들을 정리해봤어. 근데 결국 결론은 난 그녀가 좋다는거야. 그녀의 친구들이 어떻든 난 그녀를 사랑하고 담배피는 모습을 봐도 난 설랬어. 그리고 지금까지 봐온 그녀의 행동과 성격들이 결코 거짓이 아니라고 확신할수있었어.
그래서 난 다시한번 다짐했지.
고백할거야.
그리고 다음 날 출근한뒤 회식자리가 마련됬어. 그때 회식자리에서 난 듣지말아야할걸 들어버렸어. 그 뒤로 난 출근안하고 전화도 안받고 다 삭제해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