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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사실 별다른 일이 없었음. 앞서 말했듯이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주의였기 때문에 서로 간만 보았고 '나는 준비되었으니 너만 준비되면 난 상관없어.' 라고 적당히 떡밥만 던져놓은 상태라 먼저 연락하지도 않았음. 그리고 며칠 뒤 먼저 연락이 옴.
{야! 내가 진짜 맛있는 고량주 받았는데 같이 먹자!}
하며 또 먼저 술 제안을 했고 천천히 간보면서
{알겠다.}
카톡 하나 보내고 옷을 입고 나갔음.
이날 만나서 먹자는 술은 안먹고 또 옛날 애기, 섹스 얘기에 전념하면서 적당히 분위기가 무르익자, '이 술 너 먹어. 이거 진짜 맛있어~'하며 날이 춥다며 집에 가자고 함. 각자 집에. 라고 하고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전여친네 자취방 앞에 도착해 앞에 벤치에 앉아서 주구장창 담배만 핌. 그렇게 피우던 담배가 대여섯개쯤 됐나? 답답해서
"야. 추운데 방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방 치웠냐?"
"...야아. 나 방에 쓰레기 하나도 안치웠는데. 좀 그런데.."
"버릴거 많아? 내가 도와줄께. 앉아서 담배만 피니까 폐암 걸릴거 같아."
"아..그럴래..??"
하고 결국 방에 들어갔는데 왠걸 방에 쓰레기는 고사하고 정리정돈잘 되있는걸 보곤 속으로 '각이다!' 하고 쾌재를 부름. 괜히 민망했는지
"아..이거도 버려야 되고, 이거도, 이거도..."
하며 괜히 구석에 있는 별거 아닌것들을 집어들며 버려야 한다고 중얼 거리는걸 보고 군대 있을때 쩔쩔매던 내 모습이 생각나서 살짝 피식했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는 바닥에 전여친은 침대에 앉아서 어색하게 별말 안하고 앉아있자 먼저 얘기함.
"그래서 그때 얘기하던거 생각해봤어?"
"어?...어어..그...아 근데 나 너무 어색한데 우리 맥주 한잔만 할까?"
하며 조그만 냉장고에서 맥주 하나 꺼내 맥주잔에 맥주를 따르고 한모금 마시고 전여친이 전에도 했던 말을 계속 했음.
"근데 내가 지금 남친한테 물어봤거든. 내가 만약 오빠 속이고 다른사람이랑 자면 어떡할거냐고. 그랬더니 자기한테 걸리지만 말라더라. 그래서 물론 그럴 일 없을거라고 얘기했지 그랬더니.........."
하며 장황하게 뭐라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남. 이 얘기 다시 듣는 순간부터 심장이 진짜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치더니 잘 듣지도 않고대충 말 끝난거 같을때 잠깐 시간을 두고 침대로 올라가서 바로 키스를 함.
여자에 대한 성감대나 자세나 다 전여친을 통해 배웠던지라 모든게순탄했음. 침대에 올라가서 키스를 하고 혀가 서로 만나고 턱을 핥아주고 목을 빨고 귀를 빨고. 동시에 손은 아랫배에 주고 살살 어루어만져주면서 상의 안으로 들어감. 서로 너무 목말랐는지 바로 솟옷 후크를 풀고 한손으로는 가슴 전체를 애무하고 입으로는 젖꼭지를 핥고 살짝 깨물고 하니 '하아...아아..' 하며 작은 신음을 뱉음.
계속 그러다가 천천히 혀로 온몸을 핥아줌. 어깨를 타고 손가락도 핥아주고 잠깐 숨 한번 쉬고. 다시 가슴 옆라인부터 옆구리를 타고 내려가다가 골반에서 멈춤. 전여친은 여기를 가장 많이 느꼈는데 여기를 한쪽은 손으로 한쪽은 혀로 핥아주는걸 가장 많이 느꼈음. 살살 문지르면서 핥아주자 '어으윽..하으윽..' 하는 진짜 본능에 맡긴 듯한 신음에 그때부터는 내 자지도 못참겠어서 바로 벗고 거사를 치름.
할때는 더 가관이였던게 너무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인지 정말 온몸을 비틀면서 눈을 감고 어쩔줄 몰라했음. 그 모습에 난 더 흥분해서 최대한 '다른 생각...다른 생각..'을 되뇌이며 조절함. 원래 예전엔대화하면서 거사를 치뤘는데 너무 좋으면 대답조차 못하던 애가 내가 중간 중간 '좋아?' 하면 말고 못하고 허억 허억 대면서 고개만 살짝 끄덕이며 다시 온몸을 비틀더라. 슬슬 한계인지라
"싸줄까?"
한마디에
"허억..흐윽..어윽.."
하며 신음소리만 내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고 바로 배 위에 사정을 함. 여운이 가시지 않는지 다리 떨면서 계속 '허억..허억..'대는 전여친을 보고 휴지를 가져와 바로 닦아주곤 예전처럼 뽀뽀를 해줌. 그렇게 오분동안 허억 대다가 기절을 했는지 아니면 민망해서 기절한 척을 하는건지 불러도 대답 없길래 침대에 똑바로 눕혀주곤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밖으로 나옴. 이때 시간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아침이였고 그렇게 거사가 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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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거사를 치룬 적은 없음. 파트너로 지내기엔 너무 위험하기도 했고 전여친의 남자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했음. 그냥 옛 추억 생각에, 그 상황에, 처음 겪는 일이라 호기심 반, 흥분 반에 어쩌다 치른 일이 되어버림. 간간이 연락은 하지만 그렇다고 막 찾아가서 만나진 않음. 그냥 서로 언제 오냐 얘기하다가 계속 시간이 안 맞게되자 그냥 그런 사이가 되어버림. 모험담도 아니고 자랑거리도 아닌 그냥 둘만의 비밀이 되어버린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