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모해인들아
요새 하도 바빠서 시작할까 말까 고민했지만 전부터 계획했던터라
에피를 여러개로 나눠서 연재해볼까한다.
내 글은 언제나 피드백을 환영한다.
2013년, 내가 대학교 1학년이 되던 해 시작됐던 일이다.
당시의 내 외/내적 스펙을 불러주자면 183/66 이른바 멸치에
패션은 나에게 맞는 옷보다 유행을 추구했고 검은색 더벅머리에
남중 남고 공대의 테크를 타게된 그야말로 10점 만점에 1점이였다.
아 물론 아다는 아니었다, 내가 썼던 아다썰 참고 ㅋㅋ
4월, 나의 첫 대학교 축제였다. 당시 우리 학과는 주점내부를 암막으로
가리고 테이블을 빼서 간이 클럽을 만들게 되었다.
물론 현재 클럽광인 나에게는 돌아보면 녹음되어있는 EDM 트는 허술함
그 자체였지만ㅋㅋㅋ다른 과와 친목을 쌓을 수 있다는 기대감은 충만했다.
나는 대형 에어컨 앞에서 온도 조절을 하고 놀러온 애들이 온도를 못 건드리도록 하는 일종의 에어컨 가드역할을 했다.
그 때 내가 있는쪽으로 자꾸 오는 여자애가 있었다. 친구와 함께 있었는데 어두운 곳이었는데도 이목구비가 어찌나 뚜렷한지 자꾸 눈길이 갔다.
어떻게든 친해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는지 ' 저기, 많이 더우신가봐요'
라는 되도않는 말을 했고 '네ㅜㅜ 온도 좀 더 내려주심 안돼요?'를 시작으로 서로의 학과나 이름 나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고 갔다.
알고 보니 여초과(여자의 정원이 90% 이상)이었던 과에서 여신 소리를 듣고 있었고 171정도의 키에 75D, 큰 눈에 일자로 뻗은 코 얇고 적당히 긴 입술을 가진 아이였다.
그때 대화를 주고 받는것만으로도 얼마나 좋았었는지.. 끝날때까지 거의 걔랑만 대화를 했고 번호까지도 주고 받게 되었다.
그 후 날이 꽤 더워지고 있었기때문에 학교 앞 디저트 카페에서 만났다. 사실 이때 이게 김치끼였다는걸 알았어야 했는데 첫 마디의 시작은 바로
"니가 보자고 한거고 우리 처음보는거니까 오늘 다 니가 사^^"
그때의 순진했던 나는 당하는것 같으면서도 그렇게 지갑을 털렸고 마음 깊은 곳에서의 육감을 무시했던 나는 사귀는 내내 벌을 받게 된다.
성격은 너무나도 내 타입이었기에 귀를 가리고 입을 막았던건지 ㅋㅋ B형에 털털하고 시원시원하고 무엇보다 유머코드가 나랑 잘 맞았기에
그리고 얘도 나에게 호감이 있었다는 믿음이 있었기때문에 매일같이 전화하고 카톡을 일상화했다.
캠퍼스 데이트를 하면서 썸을 탔고 따로 그 아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단 둘이 술도 몇번 마셨다.
주사에 또 한번 반했었는데 그 털털한 목소리랑 성격 뒤로하고 귀엽게 변하는 모습에 또 한번 반전매력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다.
2달여간의 썸을 탔고 6월 6일 현충일을 넘어가던 자정에 고백했다.
고백할때 너무 조마조마했고 '까짓거 우리 한번 만나보자'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동네에서 기뻐서 뛰어다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 좋은 기분은 얘의 생각을 듣고 한없이 우울해졌다.
그 생각은 '내가 너 사겨주는 거야'라는 한마디.. ㅋㅋㅋ
이후의 내가 겪은 다사다난했던 에피소드는 곧 다시 풀도록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