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캠프에서 겪은 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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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캠프에서 겪은 썰2

링크맵 0 670 2020.03.19 06:14

존나 오전에 일을 다 끝내놓으니 할일이 없어 두번째 썰을 풀어봄.

 

 

처음으로 시체를 보고 난 후에 한달동안 괴로웠다고 전편에 썼음.

한달이 지나고 나서도 큰 일을 겪고 나니 밥맛도 별로 없고, 담배만 주구장창 폈음.

그러다가 공반기 시즌에 행정병 친구와 외박끊고, 이름도 없는 산에서 캠핑하면서

고기랑 술사서 쥰나 먹고, 친구한테 시체본 이야기를 하면서 힘들 걸 토해내니까

조금 나아지더라.

 

하이튼, 그 일이 있고나서 정확히 세달하고도 보름 지났을 때였다.

교육대장이 나 부르더니 좀 나아졌냐고 묻더라.

십새낑.... 속으로는 존나 욕해도 겉으로는 나아졌다고 말했지.

그러니까 교육대장이 자기랑 가야되는 곳이 있다하더라.

 

솔직히 나도 진짜 빙신도 아니고 저쯤되면 눈치를 채기 마련이지.

"진짜 못가겠다.

왜 봐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봐서 도움되는 것도 아니지 않냐" 이렇게 말하니까

교육대장이 니가 선임분대장이니까 그렇다.

좀 힘들더라도 특성상 자살시도 빈도 높은 곳에서 니가 자살한 현장을 눈으로 직접봐야

교육생 애들한테도 자살시도 및 자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지않겠냐.

이러더라...

근데 맞는 말이잖아..

내가 겪어봐야 해줄 수 있는 말이 생기고, 그게 또 애들한테 도움이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

이번에 간 곳은 23사단 해얀경계구역이었다.

23사단 해안경계서본 애들은 알꺼다.

밤만되면 보는 곳이라고는 시꺼먼 바다밖에 없는데.

인간적으로 정신이 혼미해진다.

 

나도 경계지원으로 나가서 경계근무를 서봤다.

물론 나는 진짜 근무서는 것이 아니라 23사단 해얀경계서던 새끼가 오면

그에 맞춰서 힘든 점을 공감해주기 위해

잠시나마 참가한거에 불과하지.

근데 그 참가한 것으로도 존나 피곤하더라.

 

어쨌든, 그 23사단으로 가니 첫 번째와 똑같은 상황이더라.

헌병과 간부급들이 깔려있고, 교육대장하고 나는 현장에 다가가 눈으로 봤지.

 

근데, 사람이 존나 웃긴게 뭐냐면

한 번 시체를 봤다고 이제 냄새나 모습에서는 별 다른 느낌을 못 받겠더라.

 

총으로 지 대가리 갈긴놈인데,

뒤통수 다 날아가서 뇌랑 피랑 뭐 니들이 영화에서 봤던 그 장면이 눈앞에 펼쳐져 있더라.

 

이러고 나니까 나한테 왠지 회의감이 들더라.

'이게 뭐라고 내가 내눈으로 직접봐야되고, 내가 뭐라고 이 짓을 하고 있나'

 

그러고 비전센터로 돌아오니 친구가 말없이 담배하나 물려주드라.

 

사람이 살아가면서 시체를 본다는게 진짜 얼마없는 경험이지만,

그만큼 좆같더라.

 

자연사한 시체야 별 느낌없지.

근데 지 대가리 날아가서 뇌수 쏟아진 새끼랑, 목메달아서 온 구멍으로 다 쏟아진 새끼를 보면서

참 군대가 뭐라고 이 새끼들은 여기서 죽었나.

이런 되도 안한 생각도 들더라.

 

뭐 결론은

첫 번째 때 토하고 정신에 스크레치 한 번 나니까

두 번째는 별 것아니더라.

사람이 참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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