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도 알고 지내는 친구가 있음. 그 친구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현재 여자로 살아가고 있음.
그 친구를 처음 봤을 때가 중학교에 입학해서 같은 반 때였음. 처음부터 되게 눈에 띄는 애가 한명이 있었음. 분명 교복은 남자 교복인데 남자애 치고는 머리가 좀 길고 얼굴도 여자같이 생긴 깡마른 애였음.
처음에 걔를 보고 뭐야 저새끼.....?하면서 엄청 이상하게 봤음. 다른 남자애들도 나와 마찬가지였음. 그러니 남자애들과는 전혀 말을 섞지도 않았고 대부분 여자애들과 얘기를 했음. 얘기할 때도 들어보니 목소리도 하이톤에 가는 목소리였음.
나도 처음엔 이상한 새끼네.하고 다른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무시하고 왕따 취급했음. 근데 걔는 이런 반응이 익숙했는지 별로 개의치 않아보였음.
아무튼 그렇게 1학기가 지나가고 2학기가 시작되고 꽤 시간이 지나서 조별과제로 하는 숙제가 생겼음. 그래서 친한 친구들로 하려고 맘먹었지만 선생님이 임의대로 조를 편성해 어쩌다보니 그 친구와 같은 조가 되었음.
그 친구와 나를 합쳐서 4명이었는데 숙제를 하려고 모여 회의를 하는데 그때 처음 걔와 말을 했었음. 걔가 나한테 그럼 넌 이 부분을 조사해와줘.라고 말했음. 얼떨결에 어?ㅇ어....한게 끝임.
난 무척 어색했었음. 지금 까지 같은 반이었는데 꼭 다른 반 애하고 같이 있는 느낌이었음. 같이 숙제를 하는데 그 친구가 조장이 아니었는데도 굉장히 리더십있게 이끌어줘서 숙제를 굉장히 잘했던거였음.
걔가 원래 공부를 잘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꼼꼼하고 스마트하게 일을 한다는 거에 많이 놀랐었음.각자 수집해온 자료를 알아서 딱딱 맞춰서 정리해서 마침내 발표까지 완벽하게 하는거였음.
그렇게 조별 과제를 하면서 꽤 친해지게 되서 서로 얘기도 하고 전화번호도 알게 되었음. 그래서 시험 기간에는 같이 공부도 하게됬음. 걔가 공부를 잘해서 그런지 같이 공부를 하니까 내 성적도 밑바닥에서 중위권으로 올라오게 되었음.
그러면서 그 친구에게 가졌던 편견을 점차 없애게 되었음. 언제는 같이 공부를 하러 걔네 집에 처음 갔는데 집이 엄청 좋았음. 마당 딸린 2층 주택이었음. 우리집에 몇 배는 되보이는 집이었음.
그래서 내가 너네집 되게 부자인가 보다라고 하니 아버지가 무슨 사업한다고 했음. 집안도 굉장히 고급스럽고 부잣집 같았음. 그 친구 방에서 같이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방도 남자방같지 않고 여자방 같았고 정리도 잘되있었음.
공부를 하다가 호기심에 너 언제부터 여자처럼 하고 다녔냐고 물어보니까 걍 어렸을 때부터 여자애 처럼 꾸미는게 좋다고 했음. 그럼 너 남자가 좋냐? 여자가 좋냐? 라고 물어보니까 한참 고민하다가 아직까진 좋아한 여자애는 없었다고 했음.
그럼 남자애는? 지금까지 몇 명있었는데 다들 자길 싫어했다고 했음. 그럼 부모님은 뭐라고 안하셔? 라고 물어보니까 어머니는 이해하려고 노력중인데 아버지는 아직도 싫어하신다고 했음.
그렇게 얘기를 나누다 보니 뭔가 좀 측은하게 느껴졌었음. 그렇게 중고등학교도 그 친구와 같이 다녔고 대학교에 진학하고 걔와 다른 대학였지만 난 여전히 걔와 친구로 연락하며 지냈음. 대학에 가고 나자 난 곧 군대를 가야했음.
그 친구도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여서 입영 대상자였지만 걔는 고등학교 때부터 호르몬을 투여하고 정신과에서 전문의와 상담을 하면서 여자가 되어갔음.
난 대학교1학년을 마치고 군대에 들어갔고 걔는 다른 성정체성을 인정받아 군대에 들어오지는 않았음. 난 차라리 잘됐다 싶었음. 어차피 그런 애가 군대에 가봤자 적응하기 엄청 힘들거란걸 알고 있었음.
군대에 들어가기전에 마지막으로 연락을 하고 군대에서 간간히 그 친구 소식을 들었음. 그리고 제대 후에 오랜만에 술집에서 그 친구를 보았음. 그런데 처음에는 못알아보고 나중에야 몇 번을 다시보고 알아봤음.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달라진거 였음. 예전에는 어느정도 남자인건 알아볼수 있었는데 이젠 정말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여자같이 변한거였음. 몸매며 얼굴이며 모두 다 여자로 변했음.
구두에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하고 오는데 난 쇼크를 받아서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었음. 나를 보더니 활짝 웃으면서 와~ 진짜 오랜만이다~!라고 하는데 얼음이 된 나에게 머쓱하게 웃으면서 나 많이 예뻐졌지?라고 함.
난 어?ㅇ어.....라고하고 충격에 헤어나오질 못했음. 다른건 그렇다 쳐도 얼굴이 뭐랄까 한효주랑 닮은 느낌이었음. 걔가 아직 짧은 내 머리가 신기한지 내 머리를 만지며 아직 많이 짧네~ 까슬까슬 하다~라고 하는데 난 화들짝 놀랐음. 지금까지 어떤 처음보는 여자가 내 머리를 만진적이 없어서임.
그러면서 얘기를 하는데 내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에 얘는 성전환 수술을 한거 였음. 아버지를 설득시켜 보려 했지만 아버지가 끝까지 반대를했고 힘들어하는 아들의 모습을 본 어머니가 아버지 몰래 수술을 시켜줬고 사실을 알게 된 아버지가 딸이 된 아들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아예 연을 끊어 버린거임.
그래서 내가 너 괜찮냐? 라고 하니까 얘가 괜찮다고 하면서 갑자기 뜬금없이 자기가 곧 미국에 갈거라고 함. 그래서 뭐!?라고 했더니 그렇게 아버지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게 너무 힘들어 술만 마시다가 바에서 어느 외국인 남자를 만났다고 함.
바에서 술을 마시다가 많이 취해서 비틀비틀 거렸는데 어떤 외국인 남자가 자기한테 와서 괜찮냐고 했다고함. 그래서 이상한 사람인줄 알고 무시했는데 그런데 그 남자가 지 옆에 앉아서 계속 안 가길래.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다고함.
남자가 그럴 의도는 아니라고 했음. 그리고 미안하다고 하고 걱정이 되서 그랬다고함. 그런데 술이 좀 깨고 남자를 보니까 진짜 자기가 살면서 본 어떤 남자보다도 너무 잘생기고 멋졌다고 함.
그 남자가 자기에게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술로 해결하는건 도움이 안된다고 하며 말했다고함.그렇게 얘기를 하다가 보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지게 되고 몇 번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고 함. 그러면서 서로 좋아하게 됬다고함.
그런데 친구가 자기가 성전환 수술한거를 알면 남자가 자기를 떠나게 될까봐 망설였는데 결심하고 사실대로 말했다고함. 그런데 그 남자가 아무말도 안하길래 자신이 싫어졌냐고 물었는데 그 남자가 그런 건 자신이 너를 사랑하는 거에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고함.
그리고 서로 결혼하기로 하고 같이 미국가서 산다고 함. 그래서 한국에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나를 베프인 나를 만나려고 부른거였음.
그 남자가 미국인이라던데 사진 보니까 진짜 쩔었음. 무슨 모델하고 같이 찍은 건줄 알았음.간지가 왠만한 모델한테 꿀리지 않는 비주얼이었음. 남자가 미국에서 무슨 엔지니어라던데.
아무튼 그 친구는 얼마 있다가 미국으로 떠나고 지금도 서로 메일을 주고 받으며 연락하고 지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