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팠던, 무서웠던, 신기했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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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팠던, 무서웠던, 신기했던 썰

링크맵 0 1,445 2020.03.18 03:54
출처http://www.ilbe.com/8400936738

 

37세 아재다.

미신은 혐오 한다.

그런데 조금 이상했던 경험을 써보자 한다.

동유럽 아재라 지금 휴간데, 시차적응이 안된다. 잘시간인데 잠이 안온다 이기야. 그래서 썰 함 푼다.

 

1999년 대학교 1학년때 만화방을 갔는데, 왜 재떨이에 커피를 붙잖아? 근데 연기가 내 코로 훅하고 올라 오더라.

그날 저녁 부터 호흡이 잘 안되더라고,

집이 3층이었는데 계단 올라가는데 힘들어 죽것더라고.

 

작은 병원 갔는데, 의사가 표정이 안좋더만 큰병원으로 가보라 하더라. 그래서 간곳이 부산 백병원.

 

도착해서 엑스레이 찍자마자 간호사 5명이 달려들더라. 코에 산소 호흡기 붙히고 팔에 이상한거 감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게 여간호사가 "의사님 산소수치는 얼마나 올릴까요?" 이러니 의사가 가만히 보더만 "최대치로 올려요"

이렇게 기억이 난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일어나서, 눈만 크게 뜨고 의사에게 저 얼마나 병원에 있어야 해요 물어보니, "6개월? 1년?" 이러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

 

어머니랑 그때 병원 같이 왓었는데, 다른 의사랑 이야기 하던중 어머니는 그자리에서 졸도 하셨다. ㅡㅜ (니미 시팔 그때 생각하면.....)

 

그래서 중환자실로 끌려 갔고, 거기서 드문 드문 이야기를 듣는데  폐가 70% 가동을 안한다더라고, 정확한 원인도 모르고..... 병명도 모르고 일단

"급성 폐......." 뭐시기에 가깝다는데, 암튼 존내 숨쉬기 어려웠다.

 

하루 이틀 사흘 이렇게 시간은 가고, 잠깐있는 면회시간때 10년을 못본 친척들이 계속 오더라. 이분들 올때 마다 느낀데... 나 진짜 좃됐다 이생각이 들더라.

 

그때 상태가 딱 요랬다.

 

 

 7일째 밤.

 

오한이 서리더라, 춥기 시작하더라고. 중환자실은 항상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게 엄청 신경 쓰는데도.

엄청 춥더라고.

 

그래서 간호사에게 춥다고 이야기하니 주사 몇방을 놓는데, 그래도 춥더라.

 

추위속에서 난 잠에 골아 떨어졌는데.

 

앞에 사람이 서있더라.

 

뭐랄까, 그냥 친근한 느낌. 친구 같은?

 

 

딱 요런 느낌 어디서나 볼수있는, 근데 살집은 좀더 있었다.

 

암튼 맞은 병상위치 그러니 약 5m 전방에 사람이 서있더라.

 

난 처음에 친군줄 알았다.

 

그놈이 "OO야, 일로 온나" 라고 아주 친근이 이야기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어~" 이러고 아무생각 없이 갈려고 하는데....

 

 

앞서 이야기 한바와 같이 온갖 장비기 덕지 덕지 내 몸에 붙어 있어 가질 못했다.

 

그래서 "야~ 내 지금 상태가 이렇다, 니가 오면 안되겠나?" 이러니...

 

이 새끼가 갑자기 펄쩍 펄쩍 뛰면서 "오라고! 오라고! 빨리 오라고!" 라고 개 난리를 치는것이었다.

 

여기서 빡친, 말도 힘든 나는 "니가 오라고! 개쌔끼야!" 라고 깻다. 손은 삿대질 한 채로 깨어났다.

 

그러니 당직 간호사가 헐래 벌떡 오더만 "OO야 괜찮나?"라고 이야기 했고, 그뒤 난 '단잠'을 잤다.

 

담날 아침 숨이 쉬지더라, 호흡이 안된 내가 숨이 쉬어지더라고.

 

퇴원후 어머니한테 말을 들었는데, 7일차때 진전이 없으면, '기계호흡(마취후 호스 삽입해서 기계로 쉬게하는 장비)'으로 갈려던 차에 숨이 트인것이었다.

 

하루 더있다가 난 일반동으로 이동을 하였다.

 

의사말로는 이병이 젊은사람의경우 확 아팟다가, 다시 확 나아지는건데,  대다수 아플떼 골로 간다고 하더라고. 운이 좋은 케이스라면서.

 

약 15일 이후 퇴원을 하였고

 

한동안 멍충이 처럼 잊고 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내보고 오라고 난리 치던 새끼가 진짜 불현듯 갑자기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골방에서 혼자서 막 떤 기억이 아직도 난다.

 

그놈은 과연 누구 였을까?

 

아니면 몸이 좋아지면서 내 스스로 만들어낸 어떤 환상혹은 단순히 나쁜 꿈 이었을까.

 

미신은 믿지 않지만 지금 이 글쓰는 순간에도 등줄기가 서늘 하다 그때 생각하면.....

 

뻘글 읽어줘서 감사하다, 끗

 

 ps> 1. 집에 고무나무가 있었다. 약 10 한번도 꽃피는것을 본적이 없는데, 퇴원해서 집에 도착하니 꽃이 피었더라.

       

        2. 중환자실에 계시던 대부분의 환자는 사망했다.

             -중환자실 나서면서 휠체어에 웃으면서 나가는데 다시 뒤를 돌아보니 너무 미안하더라.

 

        3. 80먹은 장기 중환자실 노인네가 있었는데, 한번도 움직임이 없다가 하루 호흡을 거칠게 하면서 일어나더라. 죽기전에 하는 거 호흡 같은데

            저러니 가족들이 면회시간도 아닌데 간호사가 불러서 막 오더라고, 그 할배가 딱 3마디 했는데 "엄마~. 엄마~. 엄마~" 이러더라.

            죽기전에는 80먹은 노인네도 엄마 생각이 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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