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때였나 3학년때였나 가물가물하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초등학교 교문 앞에는 별에별 잡상인들이 있었다
뽑기, 다마고찌, 병아리 등 초딩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팔았는데
그중에서도 난 저 아이스크림 장난감이 너무너무 갖고싶었다
콘의 버튼을 누르면 콘 위의 아이스크림이 푸슝 하고 날라가는 신박한 아이템이였다
학교앞에서 할매가 1000원? 2000원?에 저걸 팔고 있었는데
당시 어린 급식이었던 나는 용돈이 없어서 당장 엄마한테 달려가서 저걸 꼭 사야된다고 말했다
근데 다른 모든 엄마들이 그렇듯 울엄마 역시 불량식품,장난감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이셔서 설득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결국 떼써서 받은 돈은 천원짜리 지폐가 아닌 도합 천원어치 십원, 오십원, 백원짜리들 동전이었다
(아마 엄마가 걍 이렇게된거 잔돈처리나 하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걸들고 할매가 이미 떠났으면 어쩌나 걱정하면서 발기된채 뛰어갔다(진짜 너무신났다 ㅠㅠ)
다행히 교문앞에 구경하는 초딩들한테 둘러싸인 채 할매가 아직 장사중이었고
나는 신나게 애들을 뚫고 할매한테 아이스크림 장난감 주세요하면서 동전을 건넸다
근데 이 정신나간 할마시는 내 동전을 받자마자 "동전은 안받아!!!" 소리지르면서
10~20개 되는 동전을 바닥에 힘껏 던졌다...리얼 개 충격이었다
애들도 다 쳐다보고... 그 상황에서 엄마가 준 돈인데다가 나에겐 큰 돈이라서 일일이 하나하나 다 주웠다.
씨바꺼.. 동전이 싫으면 안받으면 되지 그걸 왜 던지노ㅠㅠ
결국 동전 다 줍고 훌쩍이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한텐 또 치욕받은게 들키기 싫어서 돈돌려드리면서 할매 장사접고 갔다고 말했다
진짜 그 할매 지금은 이미 이세상 뜨고 놀고있겠지만 혹시라도 마주치면 왜 어린애 맘을 그렇게 찢어놨는지 묻고싶다..
며칠전 이 시린 기억이 꿈에 나와 아직까지 날 괴롭히길래 써본다
잡상인할매 돌아가셔서 인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