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왔네 잠깐 할말이 있어서 불렀어 하고
옆에서 놀란 토끼눈 하고있던 여동기들한테 야 너네 잠깐 나가있어 그러더라고
직감했지 아 좆됐다
혹시 시시티비있나 주변에 집어들고 휘두를만한 거 있나 아니면 무조건 엎드려 빌어야하나 그러고있는데
여자애들이 슬금슬금 나가더라고 그래서 걔네 바로 불러서ㅋㅋㅋ
야 너네 점심 안먹었으면 잠깐 문 앞에서 기다려 얘기 끝내고 같이 밥먹으러 가자
라고 함ㅋㅋㅋ 걔네까지 퇴갤하면 과방 문잠그고 나 존나 줘팸당할까봐
암튼 염려했던 일들은 없었고 너 얘한테 사과하든지 아니면 과생활 접든지 둘중에 하나 선택하라드라
그래서
잘못해야 사과를 하는거죠 근데 제가 무슨 잘못을 했죠?
그러니까 선배들이 기가 차다는 듯이 웃더라
어젠 잘못한거 없는데 사과했어요. 근데 저 선배가 안 받아주던데요?
그러니까 사과할 생각 없으면 꺼지래 앞으로 마주치지 말고
마주치면 어쩌게요? 또 때리시게요?
그랬더니 그새끼가 쇼파에서 일어나더라
동기들이 막 팔 붙잡고 말리는데 그새끼 고개돌리면서... 하... 씨팔... 이지랄 또ㅋㅋㅋ
그때 안말렸으면 어떻게됐을지 이제와서생각하면 좀 궁금하긴함
암튼
그럼 말씀대로 전 과생활 접습니다 밖에서 마주쳐도 선배대접 받을 생각 마세요
하고 과방 문 쾅 닫고 나옴
나름 어제 들었던 말 복수한다고 돌려주긴 했는데 못내 시원찮아서 아쉬워하던중에
진짜 내가 시킨대로 문앞에서 기다리던 여동기 두명이 토끼눈 돼서
오빠 괜찮아? 왜 그래 진짜~ 막 이러는데
괜찮아 근데 이제 나 과생활 접었어 나랑 다니는거 보이면 너네도 피해볼거같아
하고 약속한 점심도 안 먹고 그냥 혼자 학식으로 감
그때부터 보름간 혼밥충의 세월을 지내며
밥먹은거 소화시키느라 게시판 대자보나 어슬렁어슬렁 보다가 동아리 팜플렛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