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지난 2월에 졸업하고 3월초에 외국계 검사,인증 회사에 입사했다 얼핏보면 졸업 후 한달만에 취업해서 청년실업 현황에서 나름 선방한 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졸업학기 하반기 공채에서 죽쑤고 있었다
한참 좌절을 맛볼 시기에 입사한터라 온세상이 존나 핑크빛이었다 하지만 후에 핑크빛이 아니라 핏빛으로 물든다는걸 몰랐다
이 회사는 크게 전자사업부 식품사업부 그리고 내가 속했던 석유화학사업부가 있었는데 내 업무는 오일뱅크,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엘지화학 롯데화학에서 수입하는 원유, 베이스오일, 기타 석유화학 제품을 검사하고 인증하는 일이었다 주로 각 회사의 품질보증팀과 수출입사업부와 협업했다
정리하자면 두 회사가 물건을 거래할 때 제 3자가 품질을 보증해주는거다 의뢰는 주로 수출하는 회사가 인증업체를 선정하고 이를 수입하는 회사가 현지 업체에 업무를 전달한다
직장 사람들끼리 눈치 안 봐도 되는 지극히 개인업무이고 기업 상대로 하는지라 난 신입임에도 상대는 기업에서는 보통 과장, 팀장이 나오고 시간외 수당, 야근수당 딱 나오고 유류비는 킬로수대로, 통신비 8만원, 차량유지비 35만원 게다가 성과금이 딱한번 제일 적게 나온게 400% 보통 500%였다
근데 기본급이 2400이었다 수습때는 수당이 안나와서 잘 몰랐는데 수습끝난 다음달에 통장에 360찍혔다 이때 내가 야근, 철야 시간이 100시간 조금 넘었을 때임 이게 무슨 말이냐면 일주일에 25시간씩 초과근무를 한거다 쉽게 생각하면 월-금 9시 출근 23시 퇴근 칼퇴하는 날도 있는데 자정이나 새벽에 일 나가는 날이 부지기수다 왜냐 이 미친 선박들이 존나 꼴릴때 들어오거든 물론 저녁 7시였나 이 이후에는 입항이 안되는데 그 전에 대 놓고 밤새 작업하는거지
얘네들이 작업을 쉴새 없이 돌릴 수 밖에 없는게 항구 바로 앞에 정박한 시간동안 선박회사에 돈을 존나게 줘야해 그래서 낮시간에는 배를 존나게 대고 밤에 기름을 존나게 빨아올린다
근데 기름 올리기 전에 품질 검사 한 번 해야지 그래야 안심하고 빨아 올릴 수 있잖아 다 빨아 올리고 나서 또 검사하지 검사하고나면 정유사랑 우리랑 서류자업 또 하지
해서 이 일이 밤낮이 없고 휴일이 없고 일요일이 없고 내 삶이 없었다 구라아니니까 잘 들어라 어린이날 일하고 석가탄신일 노동절 진짜 다 일했다 선임 하는 말이 어린이랑 석가모니는 배 안 타고 온다고 씨익 웃는데 시팔 나중에는 광복도 내지것들 일이고 예수도 배 안탈거라고 말할 것 같더라
이렇게 일하고 집에오면 무슨 생각 드는 줄 아냐? '하 시발 당장 자야해.. 지금 안 자두면 내일 좆된다... 진짜 이생각 밖에 안 든다
이 덕에 용광로 레이드도 못가고 심지어 30-40분 하는 롤도 안 했다 왜냐 존나게 자는 일 말고는 아무 생각 안 들거든
야근하고 철야하면 보통 다음날 쉬지? 아무리 못해도 오전은 쉬지 않냐 여긴 그런게 없었다 쉬는건 '일이 없을 때' 진짜 딱 이 개념이다 너네 사람이 수면부족에 시달리면 어떻게 되는 줄 아냐 뭐 기운이 없고 머리가 멍하고 이런건 증상이 약할 때고 조금더 버티면 나중에 허리가 존나 아프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잠을 못 자면 나중에 허리가 아픔 이런개시발ㅋㅋㅋㅋㅋㅋ
입사 했을 때 과장이랑 맞선임이 허리에 복대 차고 있었는데 그게 배가 아니라 허리 받쳐주고 있는거더랔ㅋㅋ 그땐 몰랐다ㅋㅋㅋㅋ
하지만 함부로 일을 그만 둘 수 없었는데 연봉이 진짜 좋았으니까.. 시팔 참자참자 조금만 참자 이지랄떨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일을 그만 둔 계기가
한번 여름에 태풍이 왔었음 비오고 바람 불면 선박이 입항을 못해서 한 이 틀 동안 존나 놀았다 그 땐 몰랐지 앞으로 어떤일이 다가올 줄은...
호우경보가 딱 끝났는데 스케줄표에 시팔 배이름이 꽉꽉 올라오더라 으시발 좆됐다 싶더라고 근데 일 안 하고 도망가면 그건 당연히 개새끼 되는거라 죽기야 하겠나 하고 일주일 버텼다
일주일 동안 야근철야 하는데 중간에 사흘은 동트는거 보면서 퇴근하고 다른날은 11-02시 퇴근했다 당연히 9시 칼출근하고 진짜 병신마냥 일만하는데 시팔 허리가 끊어질 것 같더라 난 운동 좋아해서 중학교때부터 대학교 졸업 할 때까지 축구 조온나 많이 했는데 운동근육이랑 노동근육이랑 다르냐? 진짜 허리병신 되는 줄 알았다
난 학교다닐 때 좋아하는 과학 분야 교양서적도 꾸준히 읽고 취미로 공예도 하고 그랬는데 진짜 이런걸 아무것도 못하니까 사는게 사는게 아니더라
아 사람이 어떻게 일만하고 사냐 시팔 내가 무슨 외양간 한우도 아니고 먹고자고 일만하냐 씹새끼들아! 차라리 소새끼는 잠이라도 처 자지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일만하다 뒈질것 같았다
그래서 그만 뒀다 돈 적게 받아도 저녁있는 삶이 좋겠더라 원래 나 고등학교때부터 아버지께서 그 말씀 많이 하셨다 아버지 세대는 돈돈 하면서 닥치는대로 일 했는데 너는 하고 싶은일, 쉽고 편한 일 하면서 살라고 말야 내가 부모님 부양해야 할 만큼 우리집이 궁핍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몸 병신되면서까지 일 해봐야 우리 부모님처럼 재산을 축적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내가 큰 욕심 안 내고 살면 2400받아도 저녁 있는 삶을 살고 싶더라
근데 웃긴건 이 씨발 좆소 개새끼들이 2400주면서 일을 존나게 시키는거지 이 십새끼들은 양심도 없냐? 이 나라는 기업하기 존나 좋지 씹새끼들아 난 나중에 꼭 사업할거다 이 씨발 좆같은 자영업 시장에서 나도 노예들 존나 부리면서 산다 씨발 두고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