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 주인아재 이름은 강철도끼였음..
유목민들 이름은 남자는 강철 돌 바위 주먹 불 뭐 이런
쎈 의미가 담긴 단어를 쓰고 여자는 꽃 바람 별 행복
이런 느낌 단어로 조합함....
근데 항상 이런건 아닌듯.
도끼성님 아들 이름은 '말의 구토' 였음.
아마 내 번역기가 잘못됐을거임 .
내 이름은 새벽(신) 빛날(혁)라고 하니까
'오오~~~ 넌 마치 신선이름 같다'
한국에 신선과 도끼가 나오는 유명한 얘기가 있다니까
도끼성님 감격해서 또
'오오오~~~~~'
데이터가 자꾸 끊겨서 번역 한번 하려면 한참걸려
여기까지 대화 하는것도 힘들었다.
몽골도 우리처럼 몇개의 통신사가 있긴 한데
마을이나 도심을 벗어나면 폰은 사실상 벽돌이 된다고
보면 됨.
안터짐.
어쩔땐 해가 뜨는 각도, 낮과 밤에따라 터지기도 하고
안터지기도 함..
이것도 모르고 초원에서 인증샷 실시간으로 올리고 gps
트래킹할 생각에 현지 유심 데이터를 10기가나 사는 빙구
짓을 함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내가 벽돌된 폰을 만지작
거리니까 도끼성님이 자기 오토바이에 타라더니 어디론가
막 달림.
폰이 터지는 핫스팟에 날 떨궈줌
핫스팟에 진입하자 문자랑 카톡이 마구 들어옴
아까 말타면서 찍은 인증샷들을 올림
제목 : "내 페라리"
몇시간후 따봉과 댓글들이 궁금해 금단현상이 발생함...
'아 존나 보고싶어 궁금해 미치겠어'
날이 밝자마자 말오바이트 꼬셔서 핫스팟으로 미친듯이
페라리를 몰았다.
말오바이트는 14살이란 나이가 안 믿길 정도로 마상무예
까지 가능했음. 실제로 학교에서 특기생인지 장관 앞에서
시범 보이는 사진을 게르 한가운데 가보처럼 전시해놨음.
말 한마리 먼저 출발시키고 따라잡아서 갈아타는거 보고
오줌 설사 다 지림.
도시인들보다 유목민들이 순수하고 착하긴 하지만 가이드
없이 이렇게 싸돌아 다니는건 사실 몽골에서 위험한 행동임.
한국사람은 현금이 많다는 인식까지 있어서 사실상 난
니그로라고 쓴 티를 입고 할렘을 활보한거나 마찬가지..
그럼에도 맘편하게 잘 다닐수 있었던 이유는 위험했단걸
한국 돌아와서 암.
내가 아프리카나 남미를 갔다면 가기전에 존나 조사를
했겠지만 말했다시피 난 몽골 놈들을 당연히 양이나 치는
순둥이로 알았기 땜에 사전조사따위 개나 줘버린탓에
몽골의 위험성을 알지 못함.
홉스굴을 현지에서 모집한 멤버로 봉고차를 빌려 출발했는데
가는동안 2번의 타이어 빵꾸와 앞바퀴 너클암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함..
너클암 수리는 시간이 오래 걸렸음..
지루해서 밖에서 놀고 있는데 웬 모르는 사람이 내 목에
염소뿔을 걸어주더니 머라머라 주문같은 말을 씨부리고는
갑자기 돈을 달램..이게 무슨 부적 같은 의미인듯..
난 이새끼가 부적팔이인줄도 모르고 그냥 좋다고 실실대고
내 이마에 양젓을 찍어줄때도 계속 쳐 웃음..
내가 돈 못준다니까 한번 걸었던 염소뿔은 다른 사람한테
팔수 없다면서 니가 안사면 염소뿔을 파괴하겠다고 망치
를 꺼내 보여줌..저 망치로 염소뿔을 부수고 내 머리도
박살내겠지..
봉고차 기사 새낀 도와줄법도 한데 한패인듯 관심도 안 가져줌..
그렇게 난 염소뿔을 3만원에 사옴..
내차 룸미러에 걸어놨는데 은근히 멋짐..
차 타는 사람마다 물어봄..
몽골 갔다 왔다고 하면 "어머 오빠 안 위험해영?" 하면서
인디아나존스 같은 경험담 썰풀면 개좋아함...
은근 염소뿔 효자임..
2편쓰란 댓글보고 폰으로 존나 힘들게 썼더니 안읽어서 다시 올림
담주에 신부감 구하러 우즈벡간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