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가고나니
괜히 고등학교때 친구들이 더 편하던 그런 시기였다.
가장 친했던 무리중 한명인 A 와
그날도 어김없이 맥주한잔하고 피시방갔다가 집에 가는길이었다.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많은 사거리에서 같이 신호를 기다리고있는데
희미하게 아이의 울음소리같은게 들렸다.
"야 어디서 우는 소리 안들리나?"
-"아니? 안들리는데?"
하지만 난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울음소리의 진원지를 찾았다.
아파트쪽에서 나는 울음소리..
"여기서 나는것 같은데..?"
A와 함께 담을 넘어 아파트 단지쪽으로 향했다.
분명히 울음소리가 더 선명해졌는데
어디서 나는건지 주위를 돌아봐도 아무것도 안보이던 순간
-"야.. 저거.."
A의 팔을 따라간 내 눈엔
남자로 보이는 아이가 베란다 바깥에서 봉틀을 잡고 매달려 우는 모습이 보였다.
"야!!!!!!울지말고 꽉 잡고있어라!!!!!"
난생처음 겪은 상황에 어찌할바를 몰랐던 난 급하게 119신고를 하였지만
"저집이 몇 동 몇 호고?" "경비실에 알려야 되나?"
막상 어떤일을 해야할지 생각을 못한채 울고있는 아이만 달랬다.
"형아야가 지금 신고했으니까 그때까지만 잡고있어라. 니 몇살이고?"
-"중2요..."
"니 근데 거기 왜 매달려있노?"
-"..."
2~3분정도가 흘렀을까?
나와 A, 그리고 그 아이의 울음을 들었는지
고맙게도 그집의 아래층 부부가 베란다로 나와 매달려 있는 그 아이를 받아주었다.
"애는 괜찮아요?"
-"예.. 괜찮긴 한데 왜이래 술냄새가 나지?"
"술요? 저흰 모르는데요 그냥 우는 소리가 나길래 왔는데 저래 매달려있던데요?"
애를 무사히 받은것을 확인한 나와 A는 그자리를 벗어나 집으로 가기로 했다.
"와... 어떻게 저길 매달려있을수 있지 암만 술을 먹었다 해도..."
"....?!"
뒤돌아서 그 애가 매달렸던 집 베란다를 다시본 나는 언뜻 볼수있었다
그집 베란다에 누군가 엎드린채로 우릴 주시하고있었다는걸...
- 마지막 부분은 확실치 않아요.
근데 전 분명히 봤거든요, 엎드려서 베란다 바깥 벽면을 잡고있던 손가락과 구석에 얼굴형체..
중2가 술을 마시고 매달려 있다... 뭔가 꺼림칙했던 경험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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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씹 노잼이라 그냥 잡담에 쓸껄 하는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