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첫사랑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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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첫사랑 누나

링크맵 0 807 2020.03.18 18:22

 

 

# 여자 기숙사에서

 

나는 지금 30살이 넘었고 평범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길가다보면 흔히 보이는 회사원이야. 

간혹 새벽에 잠이 안올 때 썰게를 보다가 잠들곤 했었어. 그리고 한 번은 나도 글을 써보고 싶었지. 

30년 넘게 살았는데 누구나 풀 만한 썰 하나 정도는 있잖아?ㅎㅎ

 

근데 내가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설명을 잘 하는 스타일도 아니기도 해서 구경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 너무 잠도 안오고해서 한 번 써보려고해. 재미가 없더라도 그냥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봐주면 좋겠어. 

 

-----

 

나는 누구나처럼 평범하게 중, 고등학교 다녔고 대학교에 입학했어. 그리고 대학교에 입학할 때 즈음 OT 공지를 받았지. 

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던 설레임만큼이나 OT가 기대됐었어. 어렸을 때 들었던 환상들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 

 

겨울에서 봄 넘어가는 날씨였던 것 같아 OT 출발하는 날은. 

당연히 아는 친구도 없으니까 서먹서먹했는데 학생회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버스에 타라고 했어. 

 

버스에 타면서 혹시 새로운 인연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두리번 두리번하고 있었는데

내 눈이 높은건지, 아니면 사실이 그런건지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어. 

 

그 때 OT 조장이라는 선배가 다가와서 조원들끼리 간촐하게 인사를 했어. 한 명이 안왔다고는 했는데 별 신경은 안썼지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출발하려고 하는데 한 명이 타야된다고해서 버스를 세웠어. 그리고 버스 문이 열렸지. 

 

나는 맨 뒤에 앉아 있었는데 버스 문이 멀리 있었을텐데 버스를 타는 그 사람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어.

예쁘다라는 생각을 했어. 전형적으로 남자들이 좋아하게 생긴 외모였어. 그래서인지 버스에 탄 모든 남자들이 버스 문만 쳐다보더라. 

 

나는 보통 맨 뒤 창가 자리를 좋아해. 시야가 트여있기도 하고 보통 맨 뒷자리는 거의 마지막에 자리가 차서 운 좋으면 편하게 가더라고. 나만 그런가..

그 날은 운이 많이 좋았어. 내 옆자리가 비어있었거든. 정말로 딱 그 한 자리만. 만약에 누군가 내 옆 자리로 옮긴다고 하면 죽이고 싶었을지 몰라. 

 

그 여자가 내 옆에 앉으면서 인사를 했어. 붙임성이 높은 사람이라 앉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순식간에 내 정보를 다 털어갔어. 

털어간건지 내가 알려준건지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았어. 긴생머리에 큰 눈인데 웃으면 반달이 될 것 같은 눈매랑 갸냘픈 얼굴형에

샴푸인지 향수인지 모르겠지만 여자 냄새가 물씬 풍기기도 했고 앉으면서 점퍼를 벗을 때 봉긋하게 올라온 가슴 라인도 그렇고...

뭐 거의 연예인이었지. 아마 조금만 넋놓고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뽀뽀했을꺼야. 정말 예쁜데 내가 글을 참 못 쓴다. 

 

그 사람이 우리 조였어. OT조가 뭐 그리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내가 소속한 집단들 중에 다섯 손가락에 꼽히게 자랑스러운 집단일꺼야. 

왜냐면 OT 시작일부터 끝나는 날까지 사람들이 우리 조만 봤거든. 나 때문은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자랑스러웠어. 

(OT 이야기는 넘길께 글이 길어지기도 하고 딱히 그 때는 특별한 일이 없었어)

 

친해지면서 알게 된건 그 여자는 누나였어. 1년 재수했대. 그래도 나는 같은 학번이니까 누나라고 안한다고 했어.

누나는 그러라고 했고.(지금은 누나라고 하니까 앞으로는 '누나'라고 쓸께)

 

누나 성격은 요즘 말하는 걸크러쉬형이야. 시원시원했지. 조금 남자스러운 부분도 있고.

(글을 쓰다가 생각난건데 성격이나 외모가 EXID 하니랑 비슷해. 나중에 말해줘야겠다 ㅋㅋ)

 

누나랑 나는 성격이 잘 맞아서 둘이 거의 붙어다녔어. 그 때는 왜 그랬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1년 내내 만나면 서로 말을 쉬지를 않았어. 

그런데도 지루하지 않았어. 너무 잘 맞아서 누나가 조교 꼬셔서 나랑 시간표를 비슷하게 맞췄어. 점심도 매일 같이 먹고. 행복했었지. 

같이 다니는데 자랑스럽더라고. 사람들한테 "저희 동기에요" 말하고 싶을 정도로. 같이 다니다보면 나 없을 때 전화번호 물어보는 사람 많이 봤어 ㅎㅎ

 

그렇게 예쁘고 몸매도 좋고(누나 생일 때 장난친다고 "누나 속옷 사이즈 어떻게 돼, 생일 때 브라자 사줄께 ㅋㅋ" 이랬는데 

아무렇지 않게 "어. 75C야"라고 말해서 정확히 기억해.. 부끄럽다.. 왜그랬을까..) 성격도 털털하면 사귀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 

사실 나 아니고 대부분의 남자라면 그러고 싶었을꺼야. 그런데 말하면 누나랑 못 만날 것 같았어.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못 보면 슬플 것 같았어. 

 

그래서 남들이 사귀냐고 물어볼만큼 같이 다녔어도 내가 먼저 손 잡은 적이 없었어. (엄청 소심하지?)

가끔 술마시면 취해서 누나가 우리 동생!!!! 이러면서 손을 잡아줬는데 그 때만 기다릴 뿐 내가 먼저 스킨쉽을 한 적이 없었어. 

 

그러다가 사건 당일이 찾아와. 

 

그 날도 누나랑 수업을 듣고 저녁을 같이 먹고 있었는데 OT 조장 형한테 연락이 왔어. 간만에 OT조 번개하자고. 

마침 누나랑 저녁 먹고 헤어지기로 했었는데 잘됐다 싶어서 조장 형한테 누나랑 같이 간다고 했지. 누나도 밤에 할 일 없다고 가자고 했어. 

 

대학생이 저녁에 만나면 누가 법으로 정한 것처럼 술을 마시지. 그 때는 왜 그렇게 마셨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좋았어. 우리 OT조 사람들은 지금도 만날 정도로 좋은 사람들이거든. 나만 좀 나쁜 것 같아. 

 

여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그랬는지 아니면 그 날이 날이라서 그랬는지 누나가 술을 많이 마셨어. 

자주 마시기는 하지만 그렇게 많이 마신건 이후로도 못 본 것 같아. 선배들한테 인사를 하고 나왔어. 

그리고 항상 그랬듯 술 집 앞에서 한 대를 태우고 기숙사 같이 걸어갔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이었어. 

우리 동생!! 찾으면서 나랑 손 잡고 기숙사까지 걸어가줬으니까. 

 

손을 잡고 걷고 있었는데 누나가 잘 걷지 못했어. 너무 마신거지. 그래서 잠깐 쉬었다가 걷고 쉬었다가 걷고를 반복했어. 

누나가 업히기 전까지는. 나이 21살 먹은 사람이 못 걷겠다라고 말하는 희안한 소리를 듣고 업었어. 조금은 멀리서 나던 향기가 더 가까이 났어. 

 

기숙사 앞에 도착해서 이제 등에서 내리라고 했어. 반응이 없었어. 내 등이 넓은 건 알았지만 잠들 정도는 아니였는데 곤히 자고 있었어. 

사귀자고 말할 용기도 없게 만든 사람이 등 뒤에 업혀있으니까 이상한 생각을 했어. 다른 곳으로 갈까 이런 생각. 그래도 용기가 나지는 않았어. 

그건 정말 끝일 것 같았거든. 여기까지는 나름 로맨틱했는데 육체적으로 힘들더라.. 허리가 너무 아팠어. 

 

그래서 경비실로 찾아갔어. 경비실에 당연히 경비아저씨가 있어야 하는데 자리에 안계셨어. 

문제가 심각했지. 사람을 땅바닥에 버리고 갈 수도 없고 우리 집은 너무 먼데.. 그리고 우리 집에 데려가기에는 좀... 

 

그 때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사실 여기서 사람들이 주작이라는 단어를 쓸 것 같은데.. 

그냥 문 열고 올라갔어.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이라 (우리 학교가 좀 시설이 구려...) 업고 갔지.

어차피 룸메이트도 남자친구랑 동거한다고 없는걸 아니까 침대에 눕히고 나와야겠다 생각했어. 정말로 그 때까지는. 

 

그렇게 누나 기숙사 열쇠에 적힌 숫자를 보고 들어가니까 지저분하더라... 일관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어. 

누나를 침대에 눕히고 허리랑 다리가 너무 아파서 잠깐 옆 침대에 앉아 있었어. 누나를 쳐다보는데 너무 예쁘더라. 

 

매일 같이 옆에 있던 누나도 예뻤는데 나긋나긋 곤히 잠든 누나를 보니까 더 예뻤어. 

나도 남자다라는 핑계를 등에 지고 뽀뽀만 해보자라며 접근했어. 그 땐 정말로 그랬을꺼야. 

 

혹시나 깰까봐 옆에서 입술만 가져갔어. 누나 피부가 좋아서 예전부터 볼을 만져보고 싶었는데 누나가 맨날 안된다고 했거든. 

그래서 오늘은 결심했으니까! 볼에 뽀뽀를 해보자!! 라고 결심했지. 

 

심장이 너무 두근거렸어. 아플 정도로. 보드라운 볼에 입술이 닿았을 때는 더 쿵쾅거렸어. 

 

 

진짜 미안한데.. 금방 쓰겠지 했는데 이거 쓰는데 2시간이 걸렸네...

왜 사람들이 글을 쓰다 마는지 알겠네... 미안해... 내일 꼭 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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