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은수저의 인생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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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은수저의 인생썰

링크맵 0 961 2020.03.19 05:15

어디서부터 이야기 할까 생각하다가 

그냥 내가 태어난 것 부터 

이야기 해볼까해. 요즘으로 치면 난 금수저까진 아니더라도 은수저는 된다고 생각해. 

할아버지에게 받은것이 많아서..


난 우스개소리로 점으로 태어났다고 함 원래 우리 친가쪽이 손이 

무척 귀한 편이야. 한세대에

많아봐야 2~3명이 전부였다고 함. 


증조부가 형제가 계셨지만 일찍 돌아가시고, 할아버지도 독자셨음,

아버지 대에도 아버지와 고모 한분밖에 없어 손이 귀한 집안이라 핏줄에 대한 

집착도 강한 편임. 

그런 할아버지가 젊으셨을때

우연치 않게 점을 보셨는데 


아버지대로 대가 끊길수도 있다는 점괘가 나왔어. 그걸 극복하려면 며느리를 잘봐야 한다고 하셨다고 함 그래서 이리저리 생년생시 따져서 혼담넣고 며느리로 맞은게 우리 어머니야. 


당시 우리 아버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대에 합격한 수재, 그당시에 서울대는 그야말로 앞길이 열린 수재중의 수재지 20살 여름에 할아버지가 아버지 불러다 앉혀놓고 강압적으로 결혼하라고 한게 우리 어머니임, 우리 어머니는 3남 5녀중 3녀로 외가쪽은 진짜 가난해서 다들 일찍 결혼함, 


당시에 친가쪽은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유지였는데 할아버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니 뭐. 외가쪽은 혼쾌히 승낙했고, 아버지가 방학때 집에 오자마자 바로 급격하게 결혼을 추진함


아버지는 결혼하기 싫다고 가출했다가, 역시 일찍 결혼한 고모부에게 잡혀와서 결혼했다고 함.. 


솔직히 아무리 할아버지의 명령이라지만 20살 갓 대학에 들어갔는데 결혼생활할 맘이 있겠냐고 생각은 해.


하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 역시 좋은 생각이 안들지.. 결혼하고 신혼 2달 만에 학교로 돌아가고 


어머닌 시부모님인 모시고 시골에 사는 생활을 했어. 그해 겨울에 어머니가 날 가지고 다음해 내가 태어났음. 


뭐 아버지는 대학생활 하면서 유부남인거 속이고 연애도 하고, 하다가 결국 딴 사람하고 바람이 났어. 


그리고 내가 3살때 어머니하고 이혼하고 딴사람하고 결혼하겠다고 집에와서 폭탄선언을 해버렸지. 


당연히 할아버지는 반대, 할머니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가. 점차 찬성으로 돌아섰음. 


나중에 어머니가 해준 이야기로는 어머니 제외하고 따로 할아버지 할머니 하고, 아버지아고 의모하고 따로 만났었데. 할아버지는 보고서는 반대. 

할머니는 괜찮다고 찬성. 그때도 우리 어머니는 집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집안일 하고 계셨다고 들었어.


어찌 되었든.. 아버지가 대놓고 그렇게 나와버리니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자식이기는 부모 없고, 버티던 어머니도 지쳐서 결국 이혼하기로 함. 지역유지인 할아버지가 경제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하고 이혼하고 나왔지. 


그렇게 어머니는 나 데리고 서울로 상경해서 장사를 시작함. 어느정도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고, 우리 집안이 좀 특이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뭐 그렇게 컸지. 


의모랑 재혼한 아버지는 딸만 셋을 뒀어. 어쩌면 그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는게 만약에 아들을 났으면 할아버지 성향상 관심이 분산되었겠지. 할아버지랑  이혼당시에 우리 어머니에게 그렇게 면박을 줬던 할머니도 어느날 부터가 명절에 서울로 와서 나랑 엄마를 보고가는 날이 부쩍 늘었어. 


내가 의모를 만난건 고등학생때였던것 같아. 할아버지 환갑잔치때, 할아버지가 부르셔서 거의 처음으로 집안 행사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아버지란 사람과 그 옆에 있는 낯선 여자를 보게 되었지. 그때 이복동생들도 처음봤어. 


솔직히 의모를 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참석한 자리였고, 속된 말로 계모에 대한 안좋은 상상들은 다하고 만난 자리였는데. 의모는 생각보다 괜찮은 성품이었어. 뭐 친해질수 없는 사정이었지만 그렇데고 서로 악다구니는 안쓰는 관계? 이복동생들과의 첫 만남도 그리 나쁘지 않았어. 


다만 아버지는 뭐. 할말도 없고, 어머니에게 들은게 있기 때문에 진짜 딱 두 마디 들었던 것 같아.

"공부는 잘하고 있냐."

"건강은 어떠냐."

거의 2~3년에 한번씩 보니 뭐 할말도 없었지. 가족이라기보단 거의 먼 친척같은 느낌이었어. 


아버지에게 받은 지원은 없지만. 어찌되었든 거의 종손이다보니 할어버지 할머니에게 물질적인 지원은 많이 받은건 사실이야. 대학때도 학비 지원 받았고, 졸업하고 취직해서 9년전 결혼할 때도, 할아버지가 지금 사는 아파트를 마련해 주셨고, 애들 낳을때마다 손자며느리 에게 선물을 한아름씩 안겨주셨어. 

할아버지는 증손자 둘에 증손녀 하나 보고 돌아가셨으니 뭐 여한이 없으셨을듯하고 할머니도 넷째가 태어난 다음해인 재작년에 돌아가셨고. 


진짜 딱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아버지랑은 연락이 자연스럽게 끊었지. 아버지에게는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지원받은것도 없었으니 뭐 별다른 감정도 없었어. 작년에 아버지 환갑잔치때도 전화한통하고 안갔어. 아버지와 의모의 가정이 있는데 가봐야 방해만될것 같고.. 


그런데 지난주에 아버지가 한번 보자고 해서 약속을 잡고 보게 되었는데. 

암이라고 하더라. 솔직하게 처음 든 생각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였어. 


근 40년을 남처럼 살았는데. 암이니 뭐 챙겨달라는 건가? 그런 생각밖에 안들더라.. 어찌되었든 문득 암이라는 것에 걸리니 내생각이 났다고 그래서 한번 보자고 했다고 하더라..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못한것에 대해선 정말 미안하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렇게 강하던 아버지가 약해보이더라.. 


진짜 딱 10년전이면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서 나왔을건데, 나도 나이를 먹어서인지 그냥저냥 이야기하고 일어났다. 


돌아오면서 진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삶이란 참.알수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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