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얘기는 아니고 짧은 ㅂㅅ같은 에피소드다.
나는 참고로 스타킹 페티쉬가 있다. 대학시절 1층에서 자취를 했는데 자취방의 구조는 대략 1층에 주차장이 있어서 1층에 원룸이 2개 있었고 2층부터는 4개인 구조였다. 입구는 두 방이 붙어있었고 창의 방향도 같은 방향이었다. 창은 방범창살이 시공되어있었고 창문의 정면에는 옆건물과의 담을 사이에 두고 50센티정도의 공간이 있었다. 건물과 담 사이의 공간에는 쓰레기들이 많이 있었고, 그 공간에 들어가면 옆건물의 3층 이상의 높이에서만 담 안을 볼 수 있는 다소 폐쇄적인 공간이었다.
본격적으로 옆 방에는 꽤 이쁘장한 여대생이 살고 있었고 옷을 다소 야하게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었다. 가끔 문 앞이나 건물에서 마주쳐도 인사도 나누지 않는 그냥 얼굴만 아는 사이였다. 나나 그 학생이나 자유롭게 섹스라이프를 즐기며 발생하는 섹소리를 공유하는 그냥 이웃이었다. 어느날 아침까지 술을 먹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건물 입구에서 한껏 꾸미고 나가는 옆방 여학생과 마주쳤고 여느때처럼 그냥 인사도 안 하고 지나쳤다. 다만 그 날은 그 학생의 뒷모습을 돌아보았는데 이유는 그 학생이 미니스커트에 커피색 스타킹을 신고 있었기때문이었다.
나는 속으로 '아 ㅆㅂㄹ 박음직스럽네..'라고 생각하며 내 방에 들어왔다. 방에 들어서고 창문을 여는데 순간 옆집 여학생도 창문을 열고 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술기운이 깨면서 일부러 창밖으로 방에 있던 이어폰을 떨구고 건물 옆을 돌아 내 방 창문에 다다랐다. 담장에 붙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주변에서 나를 지켜보는 눈은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옆방 창문에 다다랐는데 맙소사 창문이 닫혀있다. 나는 1%의 희망을 걸고 창문을 열어보았는데 창이 잠겨있지 않고 열렸다. 나는 창문을 열고 방 안을 살폈다. 여자방 치고는 단조롭지만 깔끔했다. 나는 방 안을 살폈는데 훔쳐갈만한 물건이 없었다. 그 순간 눈에 띄는게 창에서 1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놓인 빨래통이었다.
집으로 되돌아가서 쇠로 된 옷걸이를 갖고 옆방 창 앞에 다시 섰다. 다시 주위를 잘 살피고 옷걸이를 펴서 고리 부분을 앞으로 내밀고 내 몸을 창에 밀착시켜서 빨래통을 향해 손을 뻗었다. 뚜껑은 열려있지만 내용물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빨래통 안에 옷걸이가 들어갈 수 있게 이리저리 구부려서 인형 뽑기를 하듯 빨래를 하나하나 빼내기 시작했다. 일단 팬티를 하나 득했다. 그리고 한 5분여를 낑낑대며 방범창에 매달려 낚시질을 하다 검스가 걸려올라왔다. 나는 이게 어디냐며 쾌재를 부르는데 자세히보니 검정색 망사스타킹이었다. 실물로는 처음 보는 물건이었다.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무작정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방에 들어와 처음으로 접하는 신문물을 떨리는 손으로 만지고 냄새를 맡아보고 손을 넣고 신어보기까지헀는데 전혀 꼴리지가 않았다. 그냥 팬티만 머리에 쓰고 딸을 치고나자 현실감각이 살아난다. 이것들을 다시 되돌려 놓아야했다. 힘들게 다시 물건들을 되돌려놓고 집에와서 생각하기를 망사스타킹을 좋아하는 놈들은 진심으로 ㅂㅅ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일론도 아니고 면 스타킹을 무슨맛으로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