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층에 살던 여자앤데...
꼭 내가 담배피고 있으면 슬그머니 캔커피 하나 들고 나와서 마시고 들어감..
첨엔 그냥 나처럼 바람쐬러 나오는줄 알았음..
담배 안피니까 커피라도 마시나보다 했음..
근데 이게 계속 반복되는거임..
저녁먹고 잘때까지 평균 3~4번 담배를 피는데 2~3번을 마주치는게 한달동안 반복되면 이건 그린라이트지..
그래도 확신이 없어서 문 여는 소리만 내고 내 방문 앞에 서 있어봤음..
발소리 내는 디테일도 잊지 않았다..
그랬더니 진짜 그 애 방문이 열리는 거임..
나오다가 내가 복도에 서 있는거 보고 흠칫놀람..
순간 뇌에 과부하 걸려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워 지는거 캐치함..
항상 긴 머리였는데 그날은 더워서 그랬는지 묶어 올렸더라..
마치 아무렇지 않은듯 엘레베이터 앞에 서길래 나도 뒤에 섬...
아...피죤 과다...진동하는 섬유유연제 냄새...근데 나쁘진 않았음..
내가 180인데 정수리가 한눈에 안들어오더라.. 가까이 보니 생각보단 컸음..
"우리 자주 보져..." 하니까
수줍게 "네..^^" 하더라..
잡티하나 없는 흰 얼굴에 눈꼬리는 쳐져서 마시마로를 닮은 그녀....
난 저 한마디에 모든걸 다 인정했다고 본다..
단 한번도 그애가 나보다 먼저 나온적은 없었음..
항상 내가 불을 붙이고 두세모금 빨면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났었지..
그래도 기사도 정신을 발휘해서 걔가 창피할까봐 티는 안냈다 ㅋ
평소처럼 나는 계단 난간에 기대서 담배를 피고 걔는 주차장쪽 난간에 앉아서 커피를 마심..
"커피 맛있어요?" 하니까
"아...네...저 많은데 드릴까요?^^" 하길래
"다음에 하나 주세요.." 라고 존나 능숙하게 다음 만남의 여지를 남겨둠..
엘레베이터를 또 같이 타는건 너무 어색해서 계단으로 광속질주했다 ㅋㅋ
방에 들어오고 한 10분쯤 지났나??
누가 노크를 하는거임...
설마??
문 여니까 그 여자애가 캔커피 2개랑 망고 하나를 들고 서 있더라.
미친 ㅋㅋ 나한테도 이런 로맨스가 생기는구나..
너무 황송한 티를 내면 없어 보일까봐 걍 웃으면서 고맙다고 하고 문 닫음..
'아 시발 너무 철벽티를 냈나...' 라고 후회하는 순간..
캔커피에 포스트잇이 붙어있는거임..
존나 가슴 떨리더라...머라 썼을까..
'이런말씀 드리는거 많이 망설여지고 실례되는걸 알지만 너무 힘들어서요.
가급적이면 담배는 건물 뒷편에서 펴주시면 안될까요?
연기가 너무 들어와요..죄송합니다'
씨발 그러면 그렇지..
한달 내내 저말을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