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방알바할때 지갑 도둑맞은 썰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피방알바할때 지갑 도둑맞은 썰

링크맵 0 1,539 2020.03.18 11:26

19살때 이야기임


수시 붙은 후에 담임 허락받고 입학준비한다고 학교도 안나가고 집에서 맨날 롤하다가 

피시방 알바하면 돈을벌면서 롤을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으로 피시방 야간알바를 하게됐다.


피시방은 작지도 크지도 않은 피시 80대정도 규모의 일반적인 피시방임.

화장실은 비흡연석쪽 왼쪽 끄트머리에 있었는데,

화장실 갈땐 카운터를 비워야해서 항상 잽싸게 다녀오곤 했었다. 

피방 알바해본놈들은 알겠지만 먹튀새끼들때문이지.


아무튼 새벽 4시쯤에 청소를 하려고 대걸래빨러 화장실에갔다

그날따라 시발놈들이 화장실 더럽게 써놔서 물한번 뿌려놓고 나온다고 화장실에서 좀 늦게 나왔는데 이게 화근이되었다.


대걸래 빤걸로 청소 열심히하고 목마르니까 음료수나 하나 사먹을까해서 지갑을 찾는데 지갑이 없는거임.

순간 존나게 당황해서 집에서 안가져왔나?싶어서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출근할때 편의점에서 도시락 사온 기억이있었음. 즉 나는 분명 지갑을 가져온거지.

주머니에도없고 카운터에도없었다 한 한시간동안 지갑찾으러 온 피시방을 헤맸음 시발..


그지랄하다가 순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 아까 걸래빨러 화장실갔을 동안 비워뒀던 카운터였다.

그래서 카운터 피시로 시시티비를 돌려봤음 아니나다를까 내가 대걸래빨러간사이에 지갑에 손댄새끼가 찍혀있었음.


게다가 여자였음. 이년이 처음에 피시방 들어오더니 카운터에 아무도없으니까 좌우로 두리번거림.

그러다가 카운터 안쪽책상에 있는 내지갑을 본거임 그리고 그 지갑을가지고 바로 나감

이런일을 처음 당해봤으니 벙쪄가지고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하나 싶어서 네이버 지식인에다가 "도둑질을 당했어요" "절도 합의금" 이런 글들 읽어보면서 대처방법을 강구하고있는데 손님이왔음.


.....그런데 진짜 어이없게도 내 지갑훔친 그 시시티비년이었다. 무슨깡으로 여길 다시온진 모르겠지만;; 순간 당황했음.

하지만 난 태연하게 어서오세요 멘트 날려주고 후불할거냐고 물어보고 자리 암대나 앉으라고 보낸다음에

짱구를 존나게 굴렸다. 제발로 찾아온 저년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 ㅇㅇ


난 일단 그년의 신상을 알고 싶었음. 나이랑 이름 ㅇㅇ.. 그래서 후불로 하는 그년한테 가서

저기 죄송한데 미성년자같으신데 민증좀 달랬더니 민증을 안가져왔다는거임. 그래서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지

"그러면 본인 주민등록번호로 회원가입 하시고 회원모드로 컴퓨터 쓰세요"

그년이 ㅇㅋ 하고 나는 쿨하게 카운터로 돌아와서 그년이 앉아있는 컴퓨터에 그년의 이름이 뜨기만을 기다렸음

한 3분정도 흘렀을까. 그년이 옆자리컴으로 회원가입을 마치고 자기컴으로 자리이동을 해달라고 왔다.


내 순간적인 기지에 감탄을 하며 회원정보를 봤다. 그년의 이름은 양수빈이었고 나이는 20살이었음.

그리고 그년이 회원가입할때 입력한 전화번호로 페이스북에 검색을해서 그년페북도 알게됨. 사진도보고ㅋ

암튼 신상에 대한 욕구를 모두 해소했으니 이제 인실좆을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경찰을 부르려는 찰나에 드는생각.

...사실 한창 불탈나이었고, 낯선 여자에게서 '갑'이될수 있는 기회는 흔치않잖아..? 게다가 그년 와꾸도 ㅍㅌㅊ는 됐음..ㅋ


문제는.. 조용히 그년한테가서 

"저기.. 그쪽이 제 지갑훔친거 다아는데.. 봐줄테니 함대주세요.." 이럴순 없잖음? 처음에 말을 어떻게 걸어야할지 모르겠더라고.

피돌이해본놈들은 알겠지만 카운터피씨 피씨방프로그램에 보면 회원이 무슨창을 띄워놓고있는지 다보임. 그년은 계속 페북만하고있었지.


아까 신상털이로 이년 페북도 알았겠다. 페북을 이용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구글계정 하나 만든다음에 외국인처럼 보이게 페북 계정을 하나 만들었음. 그리고 그아이디로 그년에게 친추를 했지.

김치년들 특성상 한국이름으로 접근하기보다 외국인으로 접근하면 의심하지않고 친구수락을 할것같았기 때문임.

역시나 페북을 하고있던 그년이었기때문에 예상대로 바로 수락이 됐고, 1:1대화를 걸었음

나는 hello 로 대화를 시작했고 그년은 who are you? 라고 대답했다.


영알못이었던 나는 최대한 길게 말을 써보고자 머리를 쥐어짜내어 I know what you did tonight 이라고 보냈음.

(영화이름 패러디한것임. 원작은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 I know what you did last summer)

그년에게는 대답이 없었음. 나는 계속해서 대화를 걸었음. why do you steal?

그년은 계속해서 대답이 없었다. 아마 지렸었을거다.

반응궁금해서 힐끗 쳐다봣는데 모니터보고 멍떄리고 있더라 ㅋ


나는 다시 대화를 보냈음. 한국말로 ㅋ.. "저 알반데요 제 지갑 돌려주세요"

근데 이 시발년이 한참후에 돈만 빼서 자기가 갖고있고, 지갑은 버렸다고 답장이옴 ㅋ

존나빡쳐서 일단 카운터로 오라고했다.


이년이 쭈뻣거리면서 카운터에왔다. 나는 플라스틱 의자 하나 놔주고 카운터 안쪽에 들어오라그랬음.

그리고 대화를 시작했지. 왜훔쳐가셨어요?부터 시작해서 몇살인지 어디사는지 등등(알면서 모르는척함)

상습적으로 절도를 하는년은 아닌것같았음. 상습범이었으면 피시방에 시시티비가 당연히 있는걸 알텐데 도둑질한 피시방에 다시오는 ㅄ같은 짓은 하지 않았겠지. 지딴에는 "지갑훔친 그 피시방을 다시 가면 절대 나일거란 의심은 안할거야 ㅎㅎ" 라고 생각을 했겠지만..


아무튼 뭐 지가 요즘 돈이 없어서 그랬다고 죄송하다면서 지갑을 꼭 찾아오겠다면서 피시방을 나갔다온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뭘믿고 당신을 내보내냐. 도망가면 어쩌냐 이런식으로 얘기를 했더니 자기 핸드폰을 맡기고 간다했음


그렇게 핸드폰을 건네받고 이년이 나간지 십분쯤 됐을까. 돌아와서 한다는말이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없어졌다" 였음


난 빡쳐서 "나는 보상을 받아야겠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 라고 했더니 제발 살려달라고 

자기 집안사정을 얘기하면서 머 할머니랑 산다는둥 대출해서 10배로 갚겠다는둥 개소리를 해대더라고.

자기가 보호관찰? 중이라서 이번에 입건되면 교도소간다면서 한번만 믿어달라고 훌쩍거림


일단 현금을 돌려달라그랬다. 4만원정도 현금을 돌려받았고, 지갑에 대해서도 이야기함.

(그 지갑이 싸구려지갑은 아니었음. 고모가 대학합격선물로 사준 닥스 반지갑이었음 선물받을때 15만원인가 가격표 붙어있었음)

이년한테는 뻥 살짝 더해서 40만원짜리 지갑인데 어떻게 갚을거냐는 식으로 얘길 했지.


이년은 자기가 캐디를 가끔 하는데 하루에 두탕뛰면 20만원 벌수있다면서 이번달 안으로 갚는다며 딜을 걸더라고.

나는 "댁 말을 믿을수가 없으니, 정말 할머니랑 사시는지도 확인해봐야겠고, 신분증도 내가 갖고있겠다." 라고 말하고,

내가 근무 끝나는 시간인 8시까지 기다리라고 했음. 이때가 7시쯤 됐었음.

그년은 가시방석위에서 8시까지 페북을 했고, 내가 근무교대를 한 후에 함께 그년의집으로 가게됐다.

졸라어색했음 사실 ㅋ 그년앞에서걷고 나는 뒤에 따라가고.. 차마 내지갑을 도둑질한년하고 나란히 걸을순없더라고.


난 이년이 한 말이 뻥이길 바랬다. 내가 바랬던 시나리오는

집에 갔더니 혼자살고있음->신고안할테니 함주라->ㅍㅍㅅㅅ.. 절호의 아다뗄기회라고 생각했지


암튼 한참을 걸어서 이년집에 도착했는데 레알 다무너져가는것같은 음침한 빌라앞에서 여기산다고 하더라고. 게다가 반지하였음

들어갔더니 집안은 컴컴한데 불도안켜져있고 머리가 새하얀 할머니 한분이 티비보고계시고 누가 들어오는데도 쳐다도안봄;;ㅋ.. 치매거나 귀머거리겠지 정상은 아니었음... 이제 확인하셨으니 돈갚을때까지 기다려주실거냐고 그러는거임. 

그래서 난 어버버 하면서 네.. 이러고 신분증은 달라고 하고 그년이 여기저기 뒤지더니 지 민증 줌 ㅋ 할매확인+민증수거 해서 집으로 갔음 시발.. 내 목적은 이게 아닌데..


몇주후. 이년이 연락을 해왔다. 돈갚으려고 하는데 언제 가면되냐고

나는 대충 새벽에 아무때나 오라고했고. 그날 그년이 와서 돈봉투를주면서 죄송합니다만 5번은 하고 간듯 민증돌려달라길래 돌려줬고.

봉투에는 40만원이 들어있었고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쪽지가 하나 들어있었음.

좀 미안하긴 하더라. 도둑년이긴 하지만 힘들게 사는애한테 15만원짜리 지갑을 40만원이라그래서 삥을뜯은 꼴이 되버렸으니ㅠㅠ..


....시발 피시방알바하다가 도둑년한테 아다뗀썰이 됐어야 했는데..

도둑년 잘 사나 궁금하네.. 집은 안무너졌으려나.. 할매는 건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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