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5월... 내가 물상병일때 대대전술훈련이 터졌다....
유선통신병이었던 나는 윤병장이라는 말년 병장 한새끼랑 같이 산 꼭대기에 RLI라는 유선통신 장비를
설치하고 거기서 계속 경계하면서 선로를 유지하는 임무를 받았다.
그렇게 대충 노가리까고 담배피면서 병장이랑 시간을 때우다가 병장이 빼애애액!! 거리면서 배고프다고
지휘소가서 보급계한테 전신이나 받아오라길래 노을이 지는 산 비탈을 내려가 지휘소로향했다.
대충 지휘소쪽에 보급계새끼 짱박혀있길래 전식 두개를 뜯어낸 나는 슬슬 어둑어둑해지려는 석양을 바라보며
다음 휴가때 여자친구랑 파워쏅쓰를 할 생각에 고추를 발딱 세우고 다시 RLI로 향하는데....
전방에 웅크리고있는 호랑이가 보이는게 아닌가....??
깜짝 놀라서 전식도 내던지고 지휘소로 헐래벌떡 뛰어가서 중대장에게 RLI쪽에 호랑이가 있으니까
그쪽에 있는 윤병장이 위험하다고 보고를 했다.
중머장은 처음에는 이 새끼가 훈련중에 중대장하고 농담따먹냐면서 오히려 나에게 타박을 주다가
내가 하도 다급하고 애절하게 진짜라고 호랑이있다고 하니까 반신반의하면서 착검하고 살펴보러 가자며
애들 몇명을 불러서 RLI쪽으로 향했다.
이윽고 호랑이를 목격했던 장소에 다다랐을 때... 나는 깨닫게되었다.
소나뭇가지 쌓인게 묘하게 호랑이가 웅크리는 형상이었는데 거기에 노을빛이 비쳐서 내가 호랑이로 착각했다는걸....
바로 중머장이 하이바를 벗어서 내 머가리를 수차례 찍고 훈련이후 내 별명은 호랑이가 되었다.
중대 병신으로 낙인찍힌건 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