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3에 몸무게 54인 여자입니다. 지금 4살과 27개월 아기 키우고 있는 결혼 5년차 애엄마입니다. 큰아들 임신하고 임신 4개월에 결혼식 올리게 되었어요. 임신한거 말씀드리고 원래 만나고 있던거 알고 계시고 제 사진도 간간히 보셨어요. 인사드리러 갔는데 저 보고서 많이 놀래셨어요. 시댁 식구들이 키가 좀 다 작아요. 아버님이 170 어머님이 156 남편은 177 시동생은 173 항상 아들들이 어렸을 때 키가 작아 고민이셨던 어머님은 안 먹어본게 없을 정도로 키에 유독 관심이 많으셨다고 합니다. 제가 크고 또 몸매가 말라 더 키가 커보이긴 합니다. 결혼할때 그렇게 키가 커서 뭐하느냐, 모델이느냐 이것저것 여쭤보시고 제 직업이 요가강사거든요. 아이 낳고 요가는 그만 뒀어요. 저희 친정은 키가 다 크십니다. 저희 오빠와 언니도 키가 무척 커요. 유전입니다. 제 키 갖고 뭐라고 하시던 시어머닌데... 결혼하고 애 낳으면 그만 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만두기는 커녕, 이제 키 큰걸로 흉까지 보십니다. 어디 여자가 저렇게 키가 크냐고. 아니 키 큰게 죕니까? 저 키 크다고 아버님 어머님 무시한적도 없고 사람 위에서 내려본 적도 없는데 어른들 내려본다는 것처럼 이상하게 말씀하셔서 기분이 나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저희 아들이 좀 작아요. 아직 4살이고 이것저것 먹으면서 더 커갈텐데 저희 아들 볼 때마다 한소리씩 하십니다. 애가 저렇게 작다고... 지 애미는 큰데 저건 왜 이리 작냐고. 저거저거 하시는거는 나이드신 분들이 귀엽게 부르시는 애칭이라 괜찮긴 한데 왜 애한테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잘 크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거든요. 저희 남편 앞에선 남편 키 얘기 하는거 싫어해서 잘 안 하시는데 제가 시댁에 가면 그러시네요. 항상 시댁가면 요리하랴 청소하랴 애보느랴 해서 허리가 굽어 다시 요가 시작했습니다. 시어머님은 요가도 복장 때문에 싫어하셔서 요가 다시 한다는 말 안 했습니다. 집과 시댁이 거리가 가까워 항상 부르시면 달려가서 해드리고 외식 하고 싶으시다 하면 제가 차 끌고 나가서 밥 먹고 옵니다. 솔직히 제가 집에서 일하니까 저를 막 부리시긴 해요. 그리고 저번에는 시댁에 전등이 나가서 집으로 전화하셔서 저녁에 애기아빠 퇴근하고 오면 밥 먹이고 와서 전등 좀 갈으라고 하셨어요. 남편이 늦어서 시댁엔 못 갈 것 같다고 하여 제가 애 둘 데리고 갔습니다. 애아빠 어딨냐고 하셔서 늦어서 못 온대요 하고 제가 전등 갈 준비를 하니 여자가 무슨 전등을 가느냐 하시면서 역정을 내시더군요... 그래도 화장실 전등 나간거라 제가 해드릴게요. 안 하면 안 보이셔서 불편하잖아요. 하고 의자 가져다가 올라가니까 막무가내로 제 다리 잡고 끌어내리고 키크다고 유난떠냐, 너 없어도 ㅇㅇ(시동생)이가 와서 하면 되니까 빨리 너네집 가라. 아들 불렀지 너 불렀냐? 하시는데.... 손이 막 부들부들 떨리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다 내팽겨치고 애들 안고 나왔습니다. 다시는 저 부르지 마세요 하고. 집에 와서 애들 재우고 엉엉 울었습니다. 시댁에 뭐 밉보인 것도 없고... 무슨 키크다고 대역죄인 취급 받는데 너무 억울하고. 밤에 온 남편과 맥주 먹으면서 다 얘기했습니다. 술먹고 얘기하니 격해지더군요. 남편이 그동안 힘들었겠다 하면서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당부드릴게. 하고 맘편히 잤는데... 이틀 뒤에 전화가 왔습니다. 받자마자 내가 언제 너 키크다고 괴롭혔냐, 시애미를 그런 사람으로 몰고 가느냐 하길래 ... 저희 시어머니 화나서 말하실땐 자기가 하고 싶은 말 따발총처럼 쏘아붙는 성격입니다. 말도 되게 길게 하시고요, 들어갈 틈을 안 주십니다. 그런걸 알기에 수화기 내려놓고 부엌가서 커피포트로 물 끓이고 커피 마시면서 느긋하게 들었습니다. 어차피 시어머니가 하는 말은 거기서 거기니깐요. 헥헥 거리시길래 전화받고 다 하셨어요? 하고 끊었습니다. 무시하고 살려고요. 저희 사는데 도움 주신 것도 없고 또 자꾸 받아주면 저 스트레스 받아서 일찍 죽을 것 같아 무시하렵니다. 다른걸로 트집잡는 시어머니들은 많이 들었는데 키 크다고 괴롭히는 시어머니는 전국에서 저희집이 유일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