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군대갔다가 복학해서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과외를 하나 구함
2. 주 3회 두시간씩하고 50받는 빡빡한 일정이었지만 가면 학부모가 교통비 따로 챙겨줬었음 개꿀..
3. 근데 시바 애가 고3...근데 다행스럽게도 문과라 수1까지만 해주면 되서 사실 좀 편하긴 했었음
4. 그렇게 예쁜 애는 아니었는데 10대에서 나오는 파릇파릇함이 있던 애였음
5. 근데 모의고사 성적이 언수외 233정도 나오는애였는데 학부모의 마지노선이 중경외시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내가 고3때 공부했던것처럼 수능공부한듯 싶다
분명 수학과외를 잡았지만 정신차려보니 언수외 다해주고 있었음
6. 쨋든 그렇게 과외를 5개월정도 하면서 애랑 많이 친해짐
가끔 과외 좀 일찍끝내고 카페같은데 가서 커피도 멕이고 케이크도 멕이고 그랬음
사실 고딩이랑 하는 연애를 은연중에 계획했었음..
7. 이제 그렇게 수능은 다가오고 수능 일주일 전 마지막 과외 할 때
자기가 기를 받아야 겠다며 내 과잠바를 빌려달라고 함
8. 나는 과잠바가 두개였음. 1학년때 과에서 맞춘 황토색 과잠바랑
전역해서 동아리에서 맞춘 그때당시 유행을 따라간 과잠바. 심지어 이건 아직 가죽냄새도 안빠졌었음
9. 그래도 세월에 찌들고 담배에 찌들은 과잠바를 빌려주는것보단 새거를 빌려주는게 낫다고 생각해서
맞춘지 이제 2개월된 과잠바를 빌려줌.
10. 근데 수능본지 3일이 지났는데도 애한테서나 학부모한테서나 연락이 안옴
11. 11월 말쯤 과외비 정산받으러 한번 갔었는데 애는 없고 학부모만 있었음
애는 어디있나요 혹은 애 수능은 잘 쳤나요라고 물어보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좆될것같아서 꾹 참음
집안 분위기가 너무 싸해보여서 빌려간 내 과잠바 돌려주세요 ^^ 도 못함..나란 호구새끼 쉬123펄...
12. 그리고 그 뒤로 연락은 끊기고...내 과잠바는...시발...
13. 덕분에 공대생 겨울 필수셋트인 과잠바+청바지+MLB모자 조합을 완성시키지 못하고 학교를 졸업함
14. 지연아...내 과잠바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