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름이 지원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4년전 나는 학교 근처의 단칸방에 살고 있었다 그곳에는 나처럼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들이 살고 있었고 그곳은 방을 제외한 모든 것이 공동이었다 심지어 한층에 남녀가 같이 살았다 화장실과 욕실은 남녀가 분리되어 있었지만 지금처럼 더운 여름날에는 더위에 짧은 옷을 입은 여대생을 볼 수 있었다 거기서 그애를 봤다 처음에는 평범한 듯한 얼굴과 몸매로 보였다 그애는 다른 이들처럼 무심하게 지나갔고 나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더운날 아침 나는 알바를 마치고 지친 몸을 누이려 방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대 분명히 들었다 탄식 같기도 하고 안타까움에 내는 소리 같기도한 숨소리를 그 소리는 일정하고 느릿느릿 리드미컬하게 그애의 방에서 나고 있었다 나는 순간 멈춰설수 밖에 없었다 벌집같은 그곳은 아침이 되면 학교로 일터로 다들 나가고 아무도 없었다 젊은 두 연인이 아무도 없는 그 틈을 타서 사랑을 나누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들의 사랑의 순간을 모른척 해야할지 아니면 몰래 엿들어야 할지 순간 고민했다 그때 나는 아직 어렸고 성욕이 이성을 이겼다 나는 복도에 서서 나와 비슷한 나이의 두 남녀가 사랑을 나누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는 점점 안타까움이 강해져 갔고 그 안타까움에 비례해서 박자는 빨라져 갔다 나는 몸을 섞고 있는 두 연인의 모습을 상상했다 남자는 여자의 위에서 움직이고 몰려오는 쾌감 안에서도 조금 더 간절히 절정을 늦추려 하고 있을 것이다 여자는 남자의 아래에서 남자의 것을 받아들이며 받아들이는 동안에도 간절히 남자의 것을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소리는 어우러지며 결합하는 그들의 몸 만큼이나 어떤 간절함을 보이고 있었다 곧 그 간절함이 이루어지고 조용해졌다 남자는 스러졌고 여자는 원하는 것을 얻은 것 같았다 그들이 사랑의 순간을 오래 지속하도록 나는 방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갔다 한참 후 밖에서 남자가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여자의 분비물이 뭍은 그곳을 씻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자는 곧 욕실로 가는 것 같았다 나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여자는 욕실에서 나오다 복도에 서 있는 나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손에 들고 있는 수건을 놓칠 만큼 그리고 감정을 수습하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