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재 머학생임. 앰창인생들이 모여있는 동아리에서 회장직을 맡고있는 앰앰창창인생임
방학이 반 이상 지나고 개강이 한달정도 다가온 7월의 마지막주 주말
주색잡기에 빠져 학기를 탕진하여 여름을 맞아 같이 놀러갈 친구 하나 없던 우리 동아리 애들은
소규모 동아리 엠티를 가게 됨
장소는 마계 을왕리 어디쪽 팬션이었는데
넓고 가격이 싼 대신 가평쪽처럼 픽업은 없어서
대중교통을 타다 내려서 10분정도 걸어야하는 거리였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난한 헬조센의 머학생이었던 우리는
휴양지 근처 물가가 애미없이 비싸다는 사전정보를 입수하고
좀 번거롭더라도 돈을 아끼기 위해
학교 근처 모 마트에서 장을 봐서 가기로 함
그렇게 장을 보고 나와서 공철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간 후
을왕리행 버스를 타고 내리는데까지는 문제가 없었음
왜냐하면 차안에서는 짐 들일이 거의 없고 갈아탈 때만 잠깐잠깐 들면 되니까
그냥 뭔가 자발적으로 들 만큼 드는 평화로운 분위기였기 때문
이제 내려서 10분정도를 걸어야하는데 이게 말이 10분이지
땡볕에 열몇명이 뭉쳐서 짐 들고 길 찾으면서 걷다보면 20분 이상 걸릴게 확실했음
그래서 난 제안을 하나 했지
한 20분쯤 걸어야 할 것 같으니 무거운 짐은 남자 위주로 들기로 하고
대신 저녁먹고 설거지는 여자애들이 해주는걸로
다들 싫지않게 수긍하는 분위기였음
그래서 내가 애들한테 넌 이거 넌 이거 하면서 물건을 나눠주기 시작했음
여기서 등장인물을 하나 소개를 하자면
우리 동아리에 나랑 같은학번으로 약간 통통하고(뚱뚱한건 진짜 아님) 존나 쎄보이게 생긴년이 있는데
이년이 꼴페미임. 메갈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가끔 유명해보이는 꼴페미들 페이지글이나 메갈4 에 따봉을 찍거나
때때로 공유까지 하는걸로 봐서는 메갈년들과 사상을 공유함이 확실했음
성격도 좆같아서 사사건건 시비거는 새끼였음.
왜 회의같은거 할때마다 남 의견 꼬박꼬박 까내리면서 지 의견은 좆도 없는 새끼들 있잖아
딱 그거였는데 그래도 우리 동아리가 나름 가족같은 분위기라 다들(남자애들은 확실한데 여자애들은 뒤에서 어땠을진 모르겠다) 그냥 저런애가 있구나~ 하고 그러려니 했었는데
이 미친년이 어느날부터 위에 언급한 메봉충짓을 시작하더니 종종 술자리에서도 여혐이니 뭐니 하면서 지랄을 시작함
그 뜻에 동조하는 여자애들도 있었겠지만 애초에 이 동아리가 술쳐먹자고 만들어진 동아리여서
술자리에 낄때마다 분위기 깨는 이년을 삽시간에 모두가 내심 싫어하게 됨
암튼 각설하고 내가 짐분배를 할때 그년에게 짐을 좀 많이 퍼부어줌
처음엔 별말없이 가는듯 싶더니 갑자기 나는 여자치고 짐이 많은것같다고 궁시렁댐
그래서 내가 '넌 페미니스트잖아' 라고 한마디 함
갑자기 분위기 싹 얼어붙고 애들 시선 집중됨
그년도 이건뭐지 하는 표정으로 날 꼴아봄
그래서 나는 그년이 여태껏 술자리에서 배설해댄 말을 재연하며
너는 이런 배려도 가부장적 여혐으로 생각하는 페미니스트이기에 배려가 필요없다고 생각해서 딱 남녀 중간치의 짐을 줬다
아 그리고 이따 설거지도 같이 해줬음 좋겠어 라고 한마디함
남자애들이 키득대기 시작
갑자기 그년 빡친표정으로 짐들더니 욕 섞어가면서 자긴 모르겠다고 니들이 짐들으라 함
그래서 내가 짐 들으면서
모두가 볼수있는 페북에도 페미글 공유하길래 너의 사상이 되게 확고한줄 알았는데 아니어서 실망이란식으로 말하니까
진짜 얼굴 시뻘개지면서 울려그러더라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좀 불쌍하긴 했는데 메갈련들한테는 인실좆이 필요할거같아서 걍 매몰차게 출발해버림
저녁때 고기구워먹을때도 암묵적으로 남자가 굽곤 했던거라 그년 불러다가 니고기는 니가 구워먹어 하려다가
술판 흥 깨기싫기도 하고 회장이란새끼가 왕따시키는것 같기도 하고
그년도 가만히 앉아있길래 걍 구워서 몇점 던져줌
뭐 그러고나선 설거지도 다 하고 술자리에서도 나름 재밌게 놀더라
내 동기를 메갈의 수렁텅이에서 구해낸것같아 기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