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고로 귀신이나 사주, 관상같은 미신 극혐함
물론 당연히 종교도 없음
군대는 1111 땡보병으로
9사단에서 2년동안 훈련만 지겹도록 받았다
그 때가 상병때인지 병장일때인지 햇갈리는데
난 어짜피 군번이 엄청 풀려서 일병때 분대장을 달았었음
자세한 내용은 기억안나는데 큰 훈련때였다
전술훈련때만 되면 아침부터 일어나서 준비태세한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무거운거 나르느라
아침부터 존나 피곤하고 졸리는데
그상태로 진지까지 행군을 해야댐..
힘들지만 항상 하던대로하고 진지에 도착하니
평소에는 진지에 2~3명씩 들어갔는데
그날은 소대장이 분대원(4~5명됬던거같음) 다같이
한 진지에 들어가라고 하더라. 졸라 좁아터졌는데..
그렇게 좁아터진곳에 다같이 들어가서 존나 불편한 자세로
대기타고있는데 존나 피곤해서 애들도 꾸벅꾸벅졸고
나도 잠든건 아닌데 꾸벅 졸게되더라..
어짜피 우리 진지 앞은 탁트인 강이라서 병신아닌이상
그쪽으로 오면 훤히 보이기때문에 대항군이 우리쪽 올 일도없었음.
그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다들 멍하니 있는데
소대장한테 무전이 옴.
대대장이 진지뒤쪽에 있는 길로 레토나타고 돌아다니니깐
절대 졸지말고 사주경계잘하라고..
그래서 애들 깨우고 나도 안졸려고 노력했음..
근데 그날 아침에는 안그랬는데 강가라서 그런지
안개가 엄청 심하게 끼더라... 정말 바로옆에있는사람만
보이고 멀리있는건 하나도 안보임
여태까지 살면서 안개가 그렇게까지 끼는건 처음경험함..
아무튼 안개는 끼는데 훈련은 아무일도 없고
계속 진지에 처박혀있었음..
그러다보니깐 애들이 계속 조는데 처음엔 몇번 깨우면
일어나더니 나중에 되니깐 아무리 깨워도 안일어나는거임
그래서 혼자 열받아가지고 막 일어나라고 소리지르고
발로차고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알수없는 엄청난 공포감이
생기면서 몸이 굳음..
몸을 움직일 수가 없는데 누군가 뒤에 있는거 같은거야..
그러니깐 우리는 땅이 파여진 진지 안에있고
뒤쪽 땅 위에서 누가 서있는데 눈알을 최대한 옆으로
굴려보니깐 그 사람 전투화가 보이는데 그때 직감했음
'아 대대장이구나.. 좆됬다 군생활 착실하게 했는데 영창도 가보는구나'
존나 무서운데 대대장은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서있고
마음속으로 제발 씨발놈들아 일어나ㅜㅜ하고 외치는데
애들은 아무도 안일어남...
근데 그 순간 내가 일어나더라..
꿈에서..
일어나니깐 그 안개는 온데간데 없고
진지 안에서 애들이 눈알만 말똥말똥 굴리면서
분대장님 괜찮으십니까, 분대장님 괜찮으십니까..
그 이후로 내가 귀신 안믿는건 더 확고해졌고
사람이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허약해지면
헛것을 보는거구나 하고 생각하게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