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좆고 2때 이야기인데 그날은 집에 부모님도 안계셔서 친구불러서 같이 영화보기로 했었음.
근데 뻔하게 비온다 예고했었던 날인데 이 새끼가 명청하게 독서실에 우산을 안들고 가서 발이 묶여있다고 하더라고
비도 오지게 오는데 거기에서 밤새도록 비맞고 있으라고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동네 독서실이라 그렇게 얼마 되지도 않는 거리라서 할수 없이 우산 두개 들고 마중나감.
그렇게 이어폰 꼽고 노래 들으며 나가는 길에 그때가 11시 좀 넘은 늦은 시간인데 가는 길에 있던 큰 교회 입구쪽에 뭔가가 있는거야.
사람도 잘 안다니는 동네고 이렇게 늦은시간에 비바람도 세차게 부는데 대체 뭔가 해서 가까이 다가가봤더니 교복입은 여자애가 움크리곤 있더라.
뭔가 어두워서 잘 안보이는데도 진짜 미모가 느껴진다 해야하나?
그냥 말할 길이 없이 진짜 이뻤었다.
거기에 비 맞아서 교복도 많이 젖어서 눈호강 좀 하면서 은근히 감상하고 있던 와중에 눈을 마주친거야.
그러다가 딱봐도 비 피해서 잠깐 숨어있는거 같은데 나는 손에 우산 한개를 더 들고 있었고 아무리 사정이 있다지만 이쁜 여자를 상대로 그대로 지나쳐갈만큼 마음이 메몰차지 못했음.
어쩔 수 없이 잠깐 우산접고 옆으로 가서 비피하고 있는거냐고 말거니깐 대답은 안하고 그냥 경계하는 듯 하면서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더라.
무슨 나쁜사람인줄 알았나봄.
거기서 다짜고짜 우산 손에 쥐어주는 것도 좀 그렇고 마저 호구조사 계속 하면서 누구 안오냐고 집은 어디냐고 물어보니깐 올 사람도 없고 집도 여기서 꽤 먼 거리라 비가 끄칠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면서 대답해주더라.
그래서 이거 일단 쓰고 나중에 돌려달라고 하면서 우산을 건내니깐 막 괜찮다고 당황하면서 사양하는 모습까지 사랑스럽더라.
이거 없으면 집에 어떻게 갈거냐고 이 비 새벽까지 안멈추고 계속 온다던데 신경쓰지 말고 나중에 꼭 돌려달라고만 하고 그냥 건내줌.
내가 얼마나 그애한테 신경썼냐면 들고 온 우산중에 하나는 장애우산이였고 하난 산지 얼마 안된 자동 우산이였는데 편하게 가라고 자동우산까지 건내줌.
그러니깐 갑자기 가방애서 나한테 공책을 꺼내서 건내주면서 자기가 꼭 돌려준다고 내 핸드폰 번호를 적어달라는거야.
나한테도 이런식으로 꽃 필 날이 드디어 오는구나 하면서 기분좋게 적어주고 천천히 시간날때 연락해달라고 잊지 않고 젠틀한 멘트까지 쳐줌.
그러고 그 애가 아이셔 3개를 나한테 건내주면서 자기가 진짜 고맙다고 꼭 연락한다면서 집 쪽으로 뛰어가는거까지 배웅해줌.
난 희희낙락하면서 친구한테 왜이리 늦었냐고 욕쳐먹고 남자 두명이 쓸건데 우산 한개 가져왔냐고 생각없는 새끼라고 욕쳐먹고 가는길에 우산이 너무 좁아서 온몸이 다 젖어도 아이셔가 내게 주는 달콤함에 기분이 너무 좋았음.
연락오면 뭐라 하면서 말을 이어나가지? 를 시작으로 첫데이트 코스부터 늙어서 같이 누을 묫자리까지.
미래의 자식들에게 들려줄 우리의 로맨틱 한 첫만남을 자축하느라 참 행복했었다.
야이 개씨발련아
누군지도 모르고 학교도 어딘지 모르겠지만 비올때마다 니 얼굴 하나는 똑똑히 기억난다.
그 우산 존나 비싼거다.
그리고 우산과 함께 가져간 내 순정도 같이 가져와라 씨발
1줄요약 : 아이셔 3개랑 고급우산이랑 바꿔먹음 ㅍㅌ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