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우연찮게 여기 왔다 나도 내썰 풀어본다. 서른넘은 아재니 필력이 구릴수 있다. 이해해주고 넘어가라. 그리고 잘서니까 안부 안물어도 된다. 또 주작아니고 백퍼실화다. 물론 대화는 내가 기억하는데로 적을거니까 이해해줭. 그럼 스타뚜.
난 어릴때부터 쳐맞고 살진 않았다. 아니 정확하겐 처맞고 그냥있진 않았다가 맞겠지. 등치가 좋다거나 운동을 했다거나 그런건 아니었고 '깡'이 좋았다. 지금도 키는 170조금 넘고 몸무게도 65정도니...이게 중2때 키다 저기서 1센치도 안자람ㅠ 딸좀 안칠걸..
여하튼 깡다구가 쎈건 우리 아부지 덕이 크다. 아부지는 어릴때부터 남자새끼는 맞고 다니는게 아니라며 나를 강하게 키우셨다. 꼬꼬마때부터 씨름이기면 돈 천원 준다고 맨날 붙자고 하지않나. 맞아봐야 겁이 없어진다고 어금꽉물게 하고 죽빵을 때리진 않나. 물 무서워한다고 (7살때 빠져 죽을뻔 해서 무서워함) 저수지에 던져서 헤엄쳐 나오게 하질않나...근데 신기한건 진짜 죽을것같으니까 어찌어찌 수영됨 ㅋㅋㅋ 뭐 아부지말로는 투쟁심이랑 승부욕을 기른다나 뭐라나..나는 그땐 그냥 괴롭히는걸로 생각했다.
또 실전 싸움법도 많이 가르쳐주셨다. 아부지도 촌사람이라 맨날 쌈박질 했다는데 아부지도 나랑 체격이 비슷하시걸랑. 다만 젊을때 유도랑 씨름 하셔서 어깨랑 팔이랑 이쪽은 엄청 발달하심. 체격이 작으신 관계로 작은 체구로 큰상대를 어찌 공략하면 되는지 가르쳐 주셨다. 내가 봤을땐 정말 얍삽하고 치졸한 방법이었고, 난 아부지보다 키클거니 쓸모 ㄴㄴ요 했지만, 아부지는 핵꿀밤을 때리며 알수 없는 미소를 지으시며 말했지. 분명 쓸모있을거라고...시간이 지난후 크지않는 키를 보며 아부지의 선견지명에 부랄을 치며 울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신기했던건 나중에 커서 보게된 '싸움의 기술'이란 영화에서 나오는 기술이나 개똥철학 같은 것들이 아부지가 가르쳐준거랑 거의 같았단 거다. 이런 기술들은 나중에 심심하면 풀어볼게.
중학교에 가서 1학년땐 참 많이도 싸웠다. 내가 굉장히 만만하게 생겼거든. 소위 말해 착하게 생겼다. 나대는 성격도 아니거니와 조용하게 책읽는걸 좋아하니 시비도 많이 걸렸지. 근데 누가 건드리면 미친개처럼 물어뜯었다. 어떤 방법을 써서든 쳐맞고만 있지 않았다. 눈을 찌르던 불알을 차던 밀대자루를 뽑던 개거품을 물고 덤벼들었고 덕분에 2 3학년땐 편한 학교 생활을 보낼수 있었다.
문제는 고등학교 올라가서였다. 1학년때 반에 굉장히 나대는 놈이 있었다. 뭐 들어보이 어디 학교 대가리치고 올라왔다고. 그놈이 우리반을 먹었다 생각했는지 오만애들 괴롭히고 댕겼다. 그놈 옆에 붙은넘이 우리중 출신이었는데 그넘한테 들었는지 나는 건들지 않았다. 뭐 굉장히 아니꼽게 보긴했지만..뭐 개썅마이웨이인 나는 나만 안건들면 노상관이라 신경도 안썼고.
근데 어느날 어떤 등치큰 딴반놈이 쉬는시간 내앞에 딱오더라. 난 그때 아마 드래곤 라자인지 묵향인지 암튼 판타지에 푹빠져있어 쉬는시간에도 정신없이 책을 읽고 있었다. 그놈이 오더니 '어이' 이래서 쳐다봤더니 내 책을 후려쳐 날리더라. 시벌 깨비책방에서 빌린건데...'뭐고?'이러니 불똥이 튀더라. 다짜고짜 싸다구를 날린거였다. 내 안경은 날아갔고 내 이성도 날아갔다.
내 얼굴 정면에 있던 그놈 불알을 한손으로 손바닥을 장풍쏘듯이 쳤고(아부지한테 배운건데 손모양을 묘사를 잘못하겠다) 그놈이 순간적인 충격에 허리를 숙였을때 나는 벌떡일어나며 박치기를 했다. 근데 이게 방향이 안맞아 그놈 이마랑 내 정수리가 박아 골이 띵했다. 둘다 머리 잡고 잠깐 비틀 할때 애들이 와서 뜯어말렸고 늘상 그렇듯 아이들한테 잡힌채로 되도 않는 발차기랑 욕설이 난무했다.
수업종이 울려 상황은 종료됬고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니 너무 열이 받았다. 뜬금없이 싸대기를 때리다니 왜? 물론 이유야 나중에 알게 됬지만 영문도 모른체 처맞아서 너무 열이 받았다. 또 한편으론 걱정되는것이 그놈이 너무 컸다는것. 적어도 머리하나는 더 컷고 떡대도 장난아니었다. 중학교때 피지컬의 무서움을 몸서리치게 느꼈던 나는 어찌 해야될지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그랬다. 마침 마지막 시간이기도 했고 수업 끝나자 마자 싸울건 뻔했기에 종이 울릴때까지 분노와 혼란속에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수업이 마치고 어떤 멸치새끼가 날보고 매점뒤로 가재서 따라갔다. 뒤로 가니까 그놈과 멸치 2가 있었고 내가 '야이 시벌놈아 왔ㄷ..' 이러는데 뒤에 따라오던 멸치 1이 내 등을 발로 퍽 차는거..그때부터 말그대로 밟혔다. 난 아부지한테 배운데로 몸을 최대한 웅크리고 머리와 급소를 보호하며 밟혔고 생애 첫다굴은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다. 머리속으론 ' 교복새건데...째지면 안되는데..' 이런 생각을 할정도로 여유는 있었다. 다만 압도적으로 불리했기에 엌...읔...이러고 신음소릴 내며 아픈척을 했다. 한참을 밟더만 그놈은 '깝치고 다니지마라 개쉐끼야'이런 소릴 지껄이며 침을 퉷 뱉었다. 괜히 신음 흘리며 누워있다 세놈이 사라지고 털털 털고 일어났다. 부끄럽거나 분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불리한 상황이었으니...나는 원래 화가 머리끝까지 나면 오히려 차분해지고 냉정해지는 경향이 있다. 나도 사실 그런 내가 섬뜩할 때도 있을때도 있고 또 주위의 친구들도 한번씩 내가 사이코 같다고 하기도 한다. 이 쉬벌놈을 어떻게 조질지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아 시부랄 폰으로 쓰니 졸라 힘드네...생각보다 이야기도 옆길로 세고... 밥먹고 다시 풀께 얘두라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