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당시에 피시방은 내 주위 어른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 밖에 없었다
적어도 내 부모님은 그랬고 나도 그래서 몰래몰래 친구들이랑 500원씩받으면 그걸로 피씨방가고 주인아저씨한테 아저씨 200원치 300원치는 안되요? 하고 물어서 30분씩 하러가고 그랬었다.
한 초등학생 3학년 안팎이였던 것 같다.
당시에 제일 유행했던 게 넥슨에서 퍼블리싱하고 있는 게임인데 지금 급식들한테 해보라고하면 스캇이라고 부르는 게임들인 바람의 나라나 크아 같은 게임들이였다.
그 때 내가 했던 게임이 카트라이던데 당시 나는 캐쥬얼한 게임을 꽤 좋아해서 카트라이더나 얍카. 큐플레이. 넷마블 테트리스. 포트리스 같은걸 많이했었다.
그리고 버릇이 있었는데 한창 앉는 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에만 앉았었는데 뭐 그 자리에 누구 있으면 옆자리나 뒷자리 가서 하기도 했다.
언제나 내가 앉던 자리에서 카트라이더를 하고 있었는데 왠 누나가 옆자리에 앉았다. 정확한 나이는 모르는데 20대 후반이거나 30초였을거다.
처음 앉았을 땐 당연히 무시하고 내 카트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옆자리에 있던 누나가 카트를 키는거다.
그걸 보고 한번씩 고개 돌리진 않고 눈으로만 흘긋거리면서 그 사람이 카트라이더를 하는걸 봤는데 아이템전을 하고 있더라 나는 스피드전을 하고있었고 그 누나는 언제나 아이템전만 했다.
그거도 흘금흘금보면서 이제 시간얼마 없겠다 싶어서 나는 끝나는 때 생각하면서 돌리고 있었는데 옆자리 누나가 갑자기 말을 걸었다.
"같이할래?"
이거 하나는 진짜 또렷하게 기억난다. 피씨방에서 누가 말걸어 온다는건 생각도 못했었다. 내가 어릴 때도 워낙 부모님들이 피씨방은 나쁜곳이라는 생각을 나한테 계속심어서 거기는 진짜 나쁜사람도 있겠지 싶어서 조심조심했었다. 그래서 기억이난다
나는 꽤 고민하고 있다가 "피시방시간없어요" 라고 했더니 "내가 한시간 넣어줄게" 하면서 카운터로 걸어가서 먼저 내걸 선불 계산해줬다.
난 부모님이 공부같은건 방임하고 있어서 학원도 없고 할 것도 없던 때라 그러겠다고 하고 집에서도 내가 어두워질때만 오면 별 신경을 안썼었다.
그래서 난 스피드전 끝나고 같이하자고 한 누나 말 따라 아이템전을 같이 했었다.
처음엔 당연히 스피드전 팀전 같은 걸 했고 난 흘긋거리면서 누나가 나쁜 아이템에 타겟되면 한번씩 천사링 같은 아이템으로 툭툭 막아주거나 생각을 좀 하면서 게임하고 있었다. 당시 게임 뇌는 좀 좋았던듯 ㅎㅎ
그 이후에 게임 어떻게 돌아가는 지 생각못하는건 여자공통으로 그런건 모르겠고 그냥 같이 게임하고 같이 몇번이기고 해서 꽤 잘해줬었다.
몇번 더 마주치게 되는데 그 때마다 나한테 대야에 김밥싸서 팔러오는 할머니가 피시방에 한번씩 들리는데 그 김밥도 몇번사주고 항상 피시방비는 한번씩 더내줬었다.
무튼 그 첫날 때 만나서 나는 이제 한시간 다됐고 슬슬 가야겠다 싶어서 누나한테 먼저간다고 하고 나왔다.
일어나니까 누나는 내일도 오라고 하곤 다시 게임했고 나도 일어나서 집으로 갔다.
그 이후로 몇번 더 만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