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이란걸 처음써보는데 이해해줘
때는 바야흐로 2009년 한창 봄에 체육대회 시즌
그 신입생 친구와 나는 동아리 1년 터울 선후배 사이였는데 이것저것 알려주고 마 밥도 같이먹고 엉 사우나도 같이가고 엉 친해졌지
그당시 똥군기가 어마어마했던 분위기 속에서 나는 배려라는 틈새시장을 노린거지
다른사람들이 악마라면 난 천사역할을 도맡아서 이미지 관리가 잘됐던거
그날은 체육대회 마무리 날이었는데 우리 동아리 행사도 끝나서 동방에서 다모여서 파티를 벌이고있었어
분위기가 클라이막스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데 문이 열리면서 그 친구가 술이 얼큰해서 들어온거야
피구를 자기가 혼자남아 멱살캐리했다는데 소주를 우승트로피로 마시고 왔다는거야
우승해서 기쁘고 MVP되서 기쁘고 지금 기분이 날아갈거같다고 해맑게 좋아하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이뻐보이는지..
그렇게 동방에서 2차가 시작되고 가뜩이나 몸안에 얼큰하게 들어간 술이 반죽떡이 되도록 들이부어 마시더라
그친구 집은 지하철타고 2시간 가야되는, 환승을 두번해야되는 아주 어마어마한 거리라서 나는 슬슬 걱정이되는거야
나도 술 왠만큼 먹고 술자리 주도하는 성격인데 , 그 파티를 이어가고싶었거든
근데 이 친구 이거 분명 어딘가 쓰러져서 집에 못갈거 같은거야
난 학교앞에 고시텔 살고있었는데 그날따라 너무 걱정되서 내가 그 머나먼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 했어
할머니집이 그 친구 집 근처에 있어서 거기서 자면된다고 거짓말까지하면서 ㅋ
때묻지않은 순수함이었던거같아
평소에 베프처럼 친하게 지냈으니 형들도 별 의심않고 보내주더라 이상한데 가지말고 잘 데려다주라고
지하철 기다릴때까지 내 개드립에 오빠 꿀잼꿀잼 꺄르르하던 애가 지하철 앉자마자 내 무릎에 뻗는거야
다행히 늦은시간이라 사람들은 별로없었어
아예 대짜로 눕진 않고 같이 옆자리 앉다가 머리만 허벅지쪽에 .......
그리고
내 피같은 알바비로 산 리바이스 연청 진에다가 떡반죽이 된 걸쭉한 오바이트를 뿜어대더라
멘붕와서 한 5분동안 그걸 바라보고있었어
맞은편 아줌마가 '여자친구가 술을 많이 먹었나봐' 하면서 물티슈 꺼내 닦으라고 주시는데 절이라도 하고싶더라
대충 바닥이랑 옷 닦아내고 들쳐맸는데 생각보다 가벼워서 놀램
근데 이거 산넘어 산인게 1호선으로 갈아타야했거든 뻘뻘대면서 1호선 타려는데 옘병 사람이 꽉차서 앉을데가 없는거야
이 친구 갑자기 지하철 바닥에 양반다리하고 앉더니 옛날 종갓집 선비어르신마냥 허공에 대고 프리토킹을 시작하는데
그 모습도 이뻤지만;;;; 차마 아는척을 할수가없더라
그렇게 제2지하철까지 갈아타서 역에서 택시를 타고 그 친구 집까지 가긴갔지 ㅋ 그 2시간동안 토를 쉬밤.....
택시에선 다행히 창문열고 토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귀한 광경이었지
집 도착해서 정신을 좀 차리더니 '어 업빠가 애 여깄허요 ...? 저 데려다 주신고에요..? 검하워요' 이지랄
담날부터 나한테 거리감두더니 2주후에 우린 커플이 되었던...자작같은 실화
노잼이면 글 삭 튀 , 다시 눈팅하려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