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중에 애는 멀쩡하게 생겼는데 하는짓은 띨빵한 애가 있음.
솔직히 안꾸며서 그렇지 키도 크고 피부도 하얗고 암튼 잘생겼는데
애가 의지가 없음. 뭐든 그냥 되면 되는거고 아니면 마는 스타일.
심지어 주변에서 그렇게 뭐라해도 개의치않음. 같이 있으면 나도 괜히 무기력해는 것 같았음.
아무튼 이와중에 얘 생긴것만 보고 좋다고 달려드는 여자애들이랑 연애 몇번 했었는데 애 성격이 완전히 바뀐게 고3때 사귀던 여자친구 때문임.
얘가 대학은 가야겠고 점수는 안나와서 재수했는데 (나랑 같이 학원다녔었음) 귀차니즘에 절어있는 애가 솔직히 공부를 했겠음?
맨날 딴짓하고 피시방다니고 그렇게 1년 보내고 재수 성적 그냥저냥 받아놓고 또 엠창인생 사는데 솔직히 존나 한심하게 느껴져서 한동안 연락안함.
그러다가 수시철 끝나고 정시쓸때즘에 고딩때 친구들끼리 술마심. 다들 대학갔고 나도 논술하나 붙어서 맘 놓고 있는데 이 새끼는 재수도 조져놓고 존나 낙천적으로 잘놀더라.
근데 누가 연락 했는지 얘가 고딩때 사겼던 전여친도 술자리에 온거임. 대학교에서 새로사귄 남친데리고. 얘 전여친이 이쁘진 않은데 공부를 잘했어서 명문대 다니고 있었음. 그러다 고딩때 얘기도 나오고 그땐 그랬었지 추억팔이 하는데 얘 전여친이 얘한테 노골적으로 극딜을 넣는거임. 무능력한 앰생이라고.
존나 낙천적인 앤데 얼마나 갈굼당했으면 얼굴이 새빨개지더라. 얘 전여친이 좀 일방적으로 까이긴했음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아무튼 무안했는지 얘가 먼저 자리를 뜨더라.
그리고 새벽에 나랑 카톡하는데 본인이 진짜 그정도로 한심하냐고 나한테 묻더라. 그래서 친하니까 솔직하게 생각없어 보인다고 얘기함.
그담날부터 연말까지 연락한통 없더니 다음해 2월즈음에 전화와서는 대뜸, 자기 이제 공부할거라고 기숙학원 들어갈꺼니까 연락 못한다고 연말에 보자는거임.
그리고 나선 뭐 나도 대학 새내기고 바쁘다보니 잊고 살음. 뉴스에서 수능얘기 다시나오고 할때즘에 생각나서 어떻게 지내나 전화해보니 핸드폰 정지되있더라.
수능끝나고 다음날에, 그니까 얘 세번째 수능 끝나고 나서 연락와서 나랑 만났는데 몰라보게 핼쑥해져 있었음. 머리도 덥수룩하고 몸도 마르고.
잘봤냐고 물어보니까 전과목에서 두개틀렸대.
솔직히 그말을 누가 믿겠음. 얘가 고딩때 어지간히 놀았는데.
수능 성적표 나오기전까지 난 얘가 거짓말 하는줄 알았음.
전과목 2개 틀린건 사실이었고, 고딩때 알던 애들 다 놀라고 ㅋㅋ
수능 너무 잘봐서 수시 논술 신청해둔거 하나도 보러 안가고 정시로 샤대 경영 붙음. 샤대. 씨발
내가 알던 엠생 친구가 샤대에 붙다니.
대학가더니 좀 꾸미고 몸관리하니까 존나 인기 많아짐. 고딩때 있던건 뭐 애들 장난 수준으로 잘 나가더라. 내가 제일 친한 친구니까 나한테 좀 소개시켜달라고 얘기하는 애들도 엄청 많았음.
요즘도 자주 만나서 술마시고 놀고 하는데 가끔 그때 극딜하던 전여친 얘기나오면 고마운 년이라고 웃고 떠듬ㅋㅋㅋ
주변에 커가면서 바뀌는 애들 많았는데 얘 처럼 180도 바뀐 케이스는 정말 드문듯.
정말 나무늘보에 가까운 애였는데. 의지만 갖고있음 못할 일도 없다는 걸 다시알게됨.
+ 참고로 머리가 존나 비상한 애는 절대 아님. 거의 수포자 수준이였고 영어만 어렸을때 어학원 다닌것땜에 쫌 했던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