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바로 이어서 쓸게
분명히 잘때 내는 그 특유의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면서 잘 자던얘가
눈을 부릅뜨고 날 노려보고 있더라
내가 걔의 가슴을 계속 주무르고 있는
그 와중에 말이야
술기운 때문에 이게 진짠가 싶어
어벙벙한 와중에
걔가 소파에 누워있는 상태에서
내 머리채를 잡고 끌어내리면서
그 힘을 이용해 앉더니
내 머리채를 잡고 흔들며
막 욕을 하더라(기억은 안남 ㅠ)
머리가 다 뽑힐거 같이 너무 아파서
주저앉았어
그러니까 묘사하자면
친구는 소파에 앉아서 내 머리채를 잡고있고
난 그앞 바닥에 머리채를 잡힌채로 주저앉아있는
아주 흉측한 꼴을 하고 있었지
그와중에도 불쌍한척 해보겠다고
바로 무릎꿇고 앉았어
친구가 내 머리채를 잡고 고개를 처들어올리더니
내 눈을 쳐다보는데 미안한 마음보단
무서워서 못보겠더라
그러더니 욕을해대는데
기억나는대로 적어보자면
니가 그러고도 친구냐 쓰레기 새끼야,
발정나면 친구고 뭐고 눈에 뵈는것도
없나봐? 짐승만도 못한 씨발새끼야
너 여친도 있잖아? 걘 니가
이런 더러운 새끼인거 아냐?
뭐 이런식이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말이 좀 심하다 싶은데
내가 잘못해서 그런지 할말이 없더라
그냥 미안하다고만 했어
그러더니 한동안 말이 없길래
화가좀 풀렸나 싶었는데
갑자기 숨을 존나 크게 쉬더라
그거 알지?
존나 화나면 막 숨넘어 갈것처럼
씩씩거리며 빠르게 숨쉬는거
그렇게 씩씩거리더니
머리채를 잡고있던 손에 다시
힘이 들어오며 막 잡고 흔드는데
얼마나 세게 흔드는지
무릎꿇고 있던 내 몸이 옆으로 넘어가며
내동댕이 쳐질거 같더라
내가 키 178에 왜소한건 아니고 평균체형은 되고
평소 운동도 하는데 친구가
죽어라 흔드니까 이건뭐 ㄷㄷㄷ 답이없더라
이런 상황까지 되니까 이젠
미안하단말도 안나오는거야
그래서 그냥 당하고 있었지
그러다 친구가 손에 힘을 풀고 잡고 있던
머리채를 놓더라
바닥에 개찐따처럼 어정쩡하게 쓰러져있는데
이상황이 꼭 어렸을때 잘못해서 부모님께
처맞을때랑 비슷하게 느껴졌어
편한자세도 아닌데 그상태로 손가락하나
꼼짝못하고 가만있었지
숨도 쉬기힘들더라
친구는 내앞에 서서 어딜보는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가만있고 나도 가만있고
이런 상태로 한참을 있었는데
와 진짜 그 시간이 너무힘들었어
술은 이미 깬지 오래고 이제 어쩌나 하고 있는데
친구가 내한테 다가와서 쪼그려 앉더니
"미안, 많이 아팠지? 내가 좀 심했네"
이러면서 머리를 막 만져주는데
그순간 난 조오오오온나 찌질하게
걔 품에안겨 질질짤뻔 했어 ㅋㅋㅋㅋㅋㅋㅋ
시발 생각하니까 웃기네 ㅋㅋㅋㅋ
내가 잘못해서 머리 뜯겨놓고
내가 울뻔함 ㅋㅋㅋㅋㅋㅋ
아마 원래 걔가 먼저 사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거기에 쓸데없이 감동먹었던것 같아
그리고 내가 잘못했는데 걔가 미안하다
해주니까 두배로 감동했나봐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난 아니라고 잘못은 내가 했으니
넌 미안할거 없다고 하며 수줍게
머리 쓰담쓰담 당하고 있었음 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걔가 불편하게 여기 있지말고
소파에 앉자길래 앉았어
그리고 난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친구가 내 머리를 들여다 봤지.
나때메 너 탈모생기는거 아니야?
이런 농담도 해주고
분위기를 바꾸려고 먼저 노력하더라
근데 그와중에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
걔가 내머리 들여다보고 난 걔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으니까 걔 몸이 내 얼굴 근처로 오길래
허벅지랑 가슴 눈으로 존나 훑었지 ㅋㅋㅋㅋㅋ
시발새끼가 따로 없었어
아무튼 그날은 그냥 걔집에서 잤어
물론 아무일도 안일어났지ㅋㅋㅋㅋ
그 다음부터 한동안 걔랑 약속있으면
만나자마자 머리괜찮냐며 쪼개더라
한 한달을 찌질이새끼 이러면서
놀림받았는데 다행히 아무한테도
얘기 안해서(원래 그럴얘는 아니니까)
지금은 그냥 추억으로 남아있어
그뒤로 걔랑 둘이 술마시면 농담으로 이러더라
너, 니머리 전체 모발이식 할 돈 있으면
가슴 만져라고 ㅋㅋㅋㅋㅋㅋ
뭐, 난 친한친구니까 상관없었다만
요즘은 남자들이 여자한테
좆뿐만 아니라 손도 조심해야 되는 세상이니까
잘못 건드렸다가 큰일나지말고 조심해
이게 핵심이야 좆이든 손이든 조심,
또 조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