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http://www.mhc.kr/ssul/5911964#comment
아줌마가 말하시더라.
'잠깐만 나가자.'
아마 윤하가 싫어하는 얘기니까 그렇겠지 했는데 역시나였다.
'못믿을수도 있는 얘기인데....'
무슨일이 일어났었을까.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받았었거든..... 유치원 얘들이..... 그렇게 잔인할수가 없어..... 이제 7살 된 애를 따돌리고....'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는데, 막 울먹이거나 그런건 없으셨다.
'소풍을 갔었는데, 연못에서 얘들끼리 장난을 쳤나봐.... 그런데 연못에 이끼 같은게 있었는데, 자기들끼리 신기하다고 건져서 놀다가 윤하를 봐버린거야.'
다들 그렇겠지만 여기까지만 듣고도 어떻게 된건지 알겠더라.
'네, 더는 안들어도 될 것 같네요.'
아줌마가 끄덕이고 윤하방으로 가시길래 나도 따라 들어갔다.
그다음에 앉아서 윤하 얼굴을 봤는데, 진짜 안쓰럽더라.
따돌림의 연속이잖아?
게다가 앞도 안보이고 더 중요한건 예뻤다는거지.
뭘해도 할 수 있었을건데 그렇게 안되니까 참.
나는 음료수를 들이키고는 말했다.
'듣는건 제대로 들리지?'
'응.'
얼마나 다행이냐, 귀는 정상이래.
근데 아줌마가 갑자기
'이제 6시니까 집에 가거라, 오늘은 고마웠다.'
더 있고 싶은데 어쩌겠냐.
'네.'
그냥 나왔다.
겨울이라 춥고 해도 빨리 저물어서 집까지 뛰어감.
집에 왔을때, 보일러 온수로 돌려놓고 방에 앉아서 잠깐 생각에 잠김.
왜냐하면 하루만에 너무 많은일이 일어났으니까.
근데 눈감고 생각할려는데, 병신 같이 졸아버림.
눈떴을때가 엄마가 불러서 씻어라고 할 때였고 8시쯤 됐을듯.
옷 벗으면서 멍 때리고, 욕조에 물 받으면서 멍 때리고, 몸 다구고 나서도 그랬다.
왜그랬을까?
진짜 말로만 듣던 첫사랑인가?
아니면 보호 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둘 다?
때타올로 가랭이 밀다가 알아낸건 그 애한테 마음이 가는건 확실하다는거.
하지만 왜 마음이 가는건지 모르겠다.
마치 물건을 사고 싶은데, 왜 사고 싶은지 모르는 느낌이랄까?
다씻고나서 삼양라면 끓여먹고 양치질하고 잤다.
눈뜨니까 7시 5분.
ㅈ됐다.
7시 20분에 0교시 시작인데.
급하게 일어나서 세수만 하고 교복입고 뛰었다.
얼마나 뛰었는지 교문에 도착하니까 11분이었음
근데 교문 지나서 학교 본관으로 가는길에 익숙한 모습의 아줌마랑
지팡이 짚고가는 여자애가 보이더라.
(솔직히 설하인건 다리 보고 알았음.)
달려가서 인사할려했는데, 지나가던 학주가 머리 잡으면서 머리카락 깎으라고 지랄했음.
마음속으로 개발소발 욕했었다.
투덜거리면서 반에 가니까 별반 달라진건 없고 달라질점은 담임이 만들어버림.
조례시간이 되니까
'자 기특하게도 우리 전학생이 도우미가 됐어요~ 박수.'
이 지랄을 함.
물론 말 끝나기전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쉬는시간이 되버리니까
얘들 눈빛이 달라지더라.
옆에서 대놓고
'걸레새끼.', '장애인 따먹을려고 별 지랄을 다하네.', '실망이다.'
이런소리를 하는데 수능치고 나서는 그러던 년놈들 조용해지더라.
나는 지금도 쟤들이 저런 소릴 왜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아무튼 이틀만에 병신이 되어버렸고 나는 그냥 넘어갈려고 했다.
어차피 거의 1년만 있으면 졸업이니까.
하지만 이것들이 나를 가만히 두진 않았다.
사물함 우유테러나 칠판에 낙서는 기본이고 심할때는 가방에 물을 부었음.
점심시간까지 나는 그냥 엎드려 있었고 급식시간에는 8반에서 윤하를 부축해줬다.
밥 먹을때도 떠먹여줬는데, 데이트하는 느낌이 들었음.
반찬 먹을려고 막 뻐끔(?)거리는게 귀여윘다.
점심 먹고는 운동장 스탠드 맨 구석에 있었다.
거기는 그나마 인적이 드물었거든.
항상 거기 앉아서 대화를 했고 윤하랑 나랑 서로서로 버팀목이 되어서 잘 참은것 같다.
자세한건 내일 올림 개힘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