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연히 검색을 하다 들어와서 여러 글들을 읽어보곤, 저도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저는 이제 막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평범한 남자입니다. 아니 평범 하지는 않겠지요.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저는 남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사이코패스. 반사회적 인격장애라 하죠. 언론이나 영화등 여러 매체에서는 표현을 조금 과격하게 하여 왜곡되는 면이 있지요. 연쇄살인마등의 키워드와 묶여서 사회 절대악등으로 간주되거든요. 하지만 실상은 그들도 하나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 뿐이며, 꾸준한 치료와 훈련으로 일반적인 사람들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제가 남들과 다름을 인지한 것은 14살 무렵쯤인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그 이전 일수도 있지만, 저는 남들과 비교하여 유년시절의 기억이 극히 드뭅니다. 아주 작은 기억의 편린들만이 드문드문 생각 날뿐 구체적인 기억들은 없습니다. 담당의의 말로는 그것또한 치료의 일환이라 하더군요. 그래서 앞으로 말할 유년시절의 일화들은 모두 저의 부모님이나형제들에게 들은 내용입니다.
저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의 아버지 대부터 집안이 크게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요즈음의 '수저론'으로 따지면 은수저 쯤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원이 있는 2층집에 가정부 아주머니도 계셨으니까요. 아버지는 대기업에 다니셨고 어머니는 집에서 개인 피아노 강습을 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저의 이상징후를 인식하게 된 것은 5살 즈음이라고 합니다. 그이전에는 형제들 중에 감정표현이 적고 조용한 아이로만 생각했으나 결정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알게 된 것이지요.
부모님은 저희 형제들에게 햄스터를 길러보라고 사주셨습니다. 그러던어느날 저는 햄스터를 꺼내어 손으로 만지다 물리고 맙니다. 그리고는 벽으로 던지고는 발로 밟아 죽였다고 합니다. 그걸 목격한 형이 부모님에게 알렸고 부모님은 물어보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제가 한 대답은 ' 저를 아프게 했으니 저것도 아파야 한다' 그 이후로 부모님은 저를 주시하기 시작했고 끝내는 병원을 가게 되었지요. 또 한번은 막내동생을 계단에서 밀어 심하게 다친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무언가를 고자질해서 라고 하네요. 그이외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족들은 가급적이면 그때의 일들을 말하길 꺼립니다.
그이후의 기억은 드문 드문 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기억. 동물들을 만지고 보며 글을 썼던 기억등 아주 단편적인 기억들이 있지요. 저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런저런것들을 공부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14살이 되자 교복을 입고 학교란 곳으로 갑니다. 학교는 굉장히 흥미로운 곳이였지요. 제 또래의 아이들이 우글우글 했으니까요. 그동안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엄청나게 겪은 저는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항상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것에 매료되었지요. 하지만 그런 시간 또한 한달도 안되어 끝이 납니다.
반에 있던 한 친구가 저에게 시비를 걸었고 끝내는 싸움이 났으며 결과적으로는 그 친구는 실명의 위기를 겪었습니다. 발단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왜 눈을 똑바로 쳐다보냐? 기분나쁘다등의 이유 였지요. 저는 정확하고 조목조목 하게 무엇이 기분이 나쁜지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를 밀어 넘어트렸고 때렸습니다. 그때부터 잠시동안의 기억이 없었고 정신을 차렸을때는 양호실에서였습니다. 주변의 말로는 이렇습니다. 저는 걷어차는 친구의 다리를 부여잡고는 물어뜯었고 친구가 소리를 지르며 때려도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아픔에 친구도 쓰러졌고 저는 친구위에 올라가 눈을 찌르고 머리채를 쥐고 바닥에 수차례 내리쳤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저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홈스쿨링을 했습니다. 검정고시로 학업을 모두 마쳤지요. 이후 대학을 졸업 후에 현재는 평범하게 직장생활 중입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의 힘든 점은 곳곳에 있습니다.
우선 의사소통을 할때에 모든 것을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오해를 할수 있습니다. 에둘러 말한다던지, 비꼰다던지 하는 것은 대게 알아듣지 못합니다.
또 공감대형성이 힘듭니다. 물론 굉장히 많은 노력을 통해 남들이 눈치 못채는 수준이지만, 제 자신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해 한 척으로 모면하고 합니다. 주변의 평가는 조용하고 맺고 끊음이 확실한 사람 정도인듯 합니다.
이제와 생각 해보면 부모님 두분의 노력으로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볼 수 없는 두 분이지만, 아무도 없이 텅빈 집에 있다보면 자주 생각이 납니다.
끝으로, 저와 같은 장애가 있으신 분이라면 주저말고 병원이나 카운셀러를 방문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노력하면 다 되니까요.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