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는 28살 먹은 남자 사람이다.
SNS나 인터넷 잘 안하는데, 최근에 이직한 회사가 일이 좀 없어서 무료해서 인터넷하다가
우연찮게 모해유머 발견해서 웬만한 게시판 글은 다 읽고, 문뜩 내 옛날 생각들이 나서 써본다.
반말은 이해해줘라. 워낙 글이랑 댓글을 많이 봐서 그런지, 여기가 편해진 느낌도 있고
반말로 해야 좀 글 내용 전달이 잘될 것 같아서니까.
너네들의 감정 몰입을 위해서 조금 배경 상황을 설명할게.
때는 내가 중학교 2학년이던 2004년으로 돌아간다.
당시 나는 초딩 3학년때부터 꾸준히 같은 영어학원을 계속 다녔었는데 거의 그 학원을 내 집처럼 다녔다.
또 내가 좀 장난끼가 있는데도 선은 잘 지키는게 있었는데 선생들이랑 다 편하게 지냈었다.
학원에는 늘 원어민 강사가 1명, 때로는 2명 있었는데 보통 1~2년 주기로 바꼈었다.
초딩 때는 미국 레슬링 선수 테스트(이름이 테스트인데, 아는 사람 있냐?) 닮은 뉴질랜드 원어민도 있었고
여튼 남자 원어민만 주구장창 있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중2 여름 방학 쯤에 캐나다에서 온 진짜 존나 인형처럼 생긴 얼굴 하얀 여자 선생이 왔다.
나는 그때 지방에 살았어서, 그렇게 이쁘고 작은 외국인 여자를 본 모든 아이들이 신기하게 쳐다봤고
그 장난 좋아하던 나도 처음에는 섣불리 말도 못붙일 정도로 인형같았다.
이 캐나다 원어민 여자에 대해서 좀 상세하게 묘사를 하자면
키는 진짜 작았다. 당시 내 키가 165정도 됐었는데 나보다 한참 작았으니 155 정도 됐을까?
그리고 키는 작은데 얼굴이 진짜 주먹만했다. 진짜 서양애들 비율이 왜 쩐다는지 그때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
그리고 가슴이 진짜 컸는데, 과장 조금 보태면 머리가 작아서 그런지 가슴이 머리보다 커보일 정도였다.
얼굴은 진짜 하얗고, 금발머리였는데 이름은 나탈리였다. (앞으로 '나탈리'라 부르겠음.)
나이는 잘 기억이 안남. 24이라 그랬나 26이라 그랬는데 뭐 여튼 많지는 않았던 듯.
여튼, 이런 비주얼을 가진 애랑 일주일에 2번 회화 수업듣고 학원 들락날락하면서 친해졌고
나중에는 주말에 맥도날드 가서 햄버거도 먹고 데이트 까지는 아니지만 같이 동네도 걸어다니고 그랬다.
그러면서 당시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같은게 흐르기도 했었다.
물론 그때는 야동으로만 백마를 접해본 때라 내가 실제로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별 생각은 못했다.
(빠른 전개를 위해 바로 사건 당일로 이동함.)
그렇게 친분을 꾸준히 쌓아가면서 한 해가 지났고 나는 중3이 됐다.
그 여름방핚때 내가 BECK이라는 만화책에 빠져가지고(이것도 아는 놈있냐? 존나 재밌었는데)
학교에서 밴드 만든다 ㅈㄹ했었는데, 막 기타치는 시늉내고, 봐도 조또 모르는데 기타 코드책 사서 보고다니고 그랬다.
(근데 이 기타가 바로 나와 나탈리를 이어준 매개체가 될지는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다.)
학원에서 그러고 있는데, 나탈리가 슥 와서 물어보더라 나보고 "Do you play guitar?"
(앞으로는 그냥 영어로 안쓰고 한국말로 쓰겠음.)
그래서 "못친다, 이제 치려고 한다. 근데 집에 기타도 없다" 라고 그랬다.
그리고 며칠 지나서 다시 나한테 이야기하는데 자기 곧 다시 캐나다로 조만간 돌아간단다.
한국에 아빠 기타를 가져왔는데, 무거워서 다시 못 가져가겠다면서 그거 나한테 준다더라.
(그때는 영어를 잘 못해서 빌려주겠다는 말로 알아듣고, 캐나다 가기 전에 다시 돌려줘야 된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주말에 동네 안에 있는 롯데리아에서 만났다. 하드케이스에 담긴 통기타 들고 왔더라.
하드케이스에는 FRAGILE 스티커도 붙어 있었다.
그렇게 기타 받고 나서 내가 "이거 나 줘도 되냐고? 소중한거 아니냐"고 물어봤더니
"괜찮다면서 너한테 주면 자기한텐 의미가 있다"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더라.
참고로 "means something to me"라고 했는데, 영어 좀 하는애들은 무슨 뜻인지 알거다.
단순히 의미가 있다는 뜻을 넘어선 그런 표현이다. 시발 한국말로 존나 설명안되네.
여튼 그렇게 기타 받아와서 집에서 존나 마이콜 빙의되서 기타 존나 쳤었다.
물론 독학이었기 때문에 조금 치다가 때려쳤지만, 돈 멕클린 스태리스태리 나잇은 연습해서 좀 쳤었다.
그리고 내가 기타 돌려줄 때가 된거 같아서 나탈리한테 학원에서 이번 주말에 보자고 그랬다.
기타 준다고. (나중에 안거지만 내 영어가 짧아서 얘는 내가 기타 연습한거 노래 들려준다는 줄 알았다더라.)
내가 롯데리아에서 보자고 했는데, 얘는 기타를 연주해주는 건줄 알고 자기 집으로 오라더라.
오? 시발 뭐지?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오케이 하고 그냥 넘어갔다.
주말되서 나탈리 집 가기 전날 백마 야동 보면서 딸치면서 혹시나 하는 순진한 마음으로
그 다음날 있을 일을 상상도 해보고 그랬다. 뭐 현타와서 그냥 다시 순수 중3으로 돌아왔지만.
그리고 대망의 날. 학원 근처에 농협이 있었는데 거기서 만나서 집 같이 가기로 했었다.
나는 앞으로 벌어질 일도 모르고 성큼성큼 기타 들고 걸아갔다.
시간은 오후 4시? 5시? 정도 됐었는데 여름 햇빛 받으면서 나탈리가 서있으니까
진짜 피부도 빛나고 금발 머리도 빛나고 진짜 인형이 서있는 거 같더라. 존나 심쿵했음.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나탈리 집으로 같이 터벅터벅 걸어 갔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존나 순진하고 어렸었던거 같다.
지금 만약에 이런 상황 닥치면 스킬 졸라 써서 진짜 바로 뭐라도 할텐데.
나는 흐름 끊는거 안좋아해서 1, 2부 안나눌라 그랬는데
쓰다보니까 요약을 잘 못해서 그런가 글이 존나 길어서 어쩔 수 없이 자른다.
이왕 짤린거 반응 보고 2탄 올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