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썰들 보면 쌤이랑 사귄다고하면 학생신분으로 바로 사귀더라? 근데 우리는 쌤이랑 학생이랑 사귀는거 좀 그렇다고 생각해서 성인 되고 나서 사귀었거든? 갑자기 궁금하긴 하다 그래도 되는지..
뭐 어쨌든 그렇게 쌤 우셨던 사건 뒤에는 쌤이 나한테 잘 대해주시는 것 외에는 별 다른 사건은 없었어. 중간에 도움요청할때나 쌤 나르실 것 있을때 자원해서 도와드리고 그러는 것의 반복이였지. 근데 그러다보니까 중간고사를 봤는데 수학 성적이 올랐더라. 내 원래 성적은 100점 만점이라고 치면 65? 그정도였는데 거의 85? 정도로 오른거야. 이때 나는 뼈저리게 느낀게 쌤이 이쁘면 애들도 공부를 잘한다는 공식이야ㅋㅋ
뭐 어쨌든, 중간고사 점수가 나오고 집에 가는데 지호한테 전화가 오는거야. 그래서 받아봤는데 되게 주변이 시끄럽더라. 뭔일인지 물어봤는데 지금 지호가 지하철역에 있는데 수학쌤을 봤다는거야..(지호는 집이 멀어서 지하철을 탔어) 나는 솔깃해서 뭐하시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핸드폰(이땐 폴더폰)으로 문자같은거 하신다고 하더라. 솔직히 그때 엄청 부러운거야.. 짜피 바로 내일 볼건데 말이지ㅋㅋ 그래서 나는 지호가 말한 역을 외워뒀고, 나중에 찾아가보리라고 다짐했어.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왔어. 그 날은 수학이 안들어서 조종례때만 선생님 보고 바로 야자였단 말이야. 아 참고로 우리쌤은 처음 교사직이신지라 야자도 매일매일 감독하셨어. 열심이셨지. 나는 야자 끝나고 지하철역 갈 생각으로 텅 빈 노트에 펜으로 찢어질만큼 동그라미를 그리며 빙빙돌리다가 야자가 끝나고 바로 지하철로 달려갔어. 그날 지호는 지하철역까지 같이 가긴 했는데 나 선생님 기다리는거 자기는 그냥 볼 수 없다고 가버렸어. 매정한 녀석.. 어쨌든 한 15분정도 지났을때였나? 쌤이 보이더라. 근데 내가봐도 한눈에 탁 들어올 정도로 이쁘게 하고 타셨어. 큰맘먹고 지하철에 올라탔고 조심스럽게 한칸한칸 앞으로 갔어. 근데 알고보니 반대로 갔더라ㅋㅋ 그렇게 한칸한칸 가다가 쌤을 발견했어. 그런데 청바지에 다리는 꼬고 핸드폰을 하는데, 평소랑 다르게 머리를 푼거야. 근데 보는 순간 진짜 심장정지함. 쌤 머리 푼 걸 그때 처음봤었는데 진짜 예뻤어. 나는 스리슬쩍 가다가 쌤이 날 먼저 보게끔 연출했어. 무슨 첩보영화같이 지하철을 누비는데 어떤 할머니는 날 진짜 이상하게 보시더라.. 어쨌든 그러다가 선생님이 나를 보신거야.
그때 나는 쌤을 못 본 척했어. 쌤이 웃으면서 다가오시더라? 나는 마치 그때 처음 본 듯 "어? 안녕하세요?" 하면서 인사했지. 쌤이 갑자기 빵 터지시면서 "왜 이렇게 어색해ㅋㅋㅋ" 이러시더라. 눈치빠른 사람은 알거야. 맞아. 난 연기를 드럽게 못했던거지. 쌤은 그래도 반가우셨는지 웃으시면서 "어디가는 길이야?" 물어봤고 순간적으로 나는 지호집 가는 중이라고 말했어. 솔직히 내가 순발력이 없어서 돌이켜보면 이때가 가장 자연스러운 임기응변이였음.
쌤하고 나는 성적오른 얘기, 교사생활 얘기 하다가 공통점을 찾게 됐어. 바로 영화야. 나는 아직도 영화를 진짜 좋아하거든? 지금은 내 아내가 된 선생님도 여전히 좋아해. 얼마전에는 같이 천우희도 봤어ㅋㅋ 선생님 닮은 연예인ㅋㅋ 잠시 딴데로 샜네. 어쨌든 우린 공통분모를 찾고 막 얘기를 했어.(그 사이에 지호 집은 지나쳤어. 지나치고나서 40분 후에 내렸어ㅋㅋ) 근데 막 얘기하다보니까 이제 쌤하고 나도 진짜 가까워진 것 같더라. 쌤도 이제 내가 편해지셨는지 머리 쓰다듬는것도 자연스러워졌었어. 쌤은 쌤 집에 내렸는데 그때보니까 집 진짜 멀더라 집에서 학교까지 지하철로 1시간 10분정도였어. 쌤을 내려주고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앗싸 쌤이랑 말 엄청 많이 했다~' 이거였고, 두번째로 든 생각이 '근데 집에 어떻게 가지'였다ㅋㅋ 이럴 때를 대비해서 내가 항상 가까이했던 것을 썼어. 바로, 지호였지. 지호가 약간 츤데레라 툴툴대면서 데리러왔더라ㅋㅋㅋ 그 와중에도 쌤 생각나서 바보처럼 웃기도 했음ㅋㅋㅋ
갑작스러울지도 모르지만 이 다음 사건은 좀 많이 건너뛰어서 2학기 수학여행이야. 그 전까지는 내가 전에 말했듯이 가까운 관계 유지하다 가끔 지하철에서 얘기하고 그랬어. 다음 화에 수학여행 써볼게.
그리고 실망할까봐 말하자면 이 썰은 19금 썰이 아니야. 연애는 담아도 그거[?]까지 쓰는 건 아내에 대한 배려가 아닌 듯 해서 지금 이 글도 아내한테 허락맡고 쓰는거야ㅋㅋ 다음에 써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