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촌이라 마당에 집지키는 백구를 하나 키움 이름은 진짜 개다운 개가 되라고 진구 으레 집지키는 개는 사람이나 들짐승 보고 짖어야하는데 이놈이 사람만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기고 짖지를 않음 내가 시장가서 사온 똥개라서 미련을 가지고 매일 짖는 연습을 시켰지만 성견이 된 지금까지 짖지를 못함 ㄹㅇ 밥만 축내는 식충이임 밥만 먹고 짖지를 않으니 가족들이 이놈에게 하는거 없이 밥만 축낸다고 매일같이 핀잔을 주곤했다
마침 오늘 손님이 왔는데 괜히 취직 얘기 물어볼까봐 진구랑 마실간다고 집을 나옴 나와서 좀 걷는데 마침 설날이라고 우리동네 인텔리이자 ㅅㅌㅊ기업에 취직한 친한 동생놈을 만나서 같이 이런 저런 얘기 하면서 걸었다 신입짬찌가 어떻게 설날에 휴가받았냐, 취직은 어떻게 돼가냐, 서울은 살만 하냐 등등 이런 저런 얘기하면서 걷고 있는데 진구가 낑낑대면서 흙바닥 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하더라 아 이새끼가 급똥이 왔나보구나 해서 흙바닥으로 끌려가 줬다 진구가 역시나 질펀하게 급똥을 해결하는데 냄새가 오늘따라 역하더라 설이라고 좋은거 처맥였더니 냄새가 별거 아니구나 싶어서 으레 하던대로 "하여간 이 새끼는 짖지도 못하고 집도 못지키면서 좋은거 처먹고 똥만 싸지르네" 라고 멍뭉이에게 핀잔을 줬다 마침 그 광경을 보고있던 동생놈이 "개는 주인을 닮는다더니 형처럼 하는거 없이 똥만 싸지르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지랄하더라... 원래대로면 존나 ㅋㅋㅋㅋㅋ거리면서 같이 웃어야하는데 스턴 걸린것 마냥 멍~하더니 군대, 대학, 스터디그룹, 면접연습, 자소서, 자격증 따서 좋아하던 모습, 면접 광탈 모습, 집에서 구박받는 모습까지 주마등이 스쳐지나가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코가 찌릿하고 눈에서 뭐가 떨어지기 사작했다 시발 끅끆끄끆ㄲ끄끄끆 거리면서 갑자기 멈출 수 없는 눈물이 흐르더라...참을래야 참을 수 없었다 동생놈이 존나 당황해서 "형 왜그래 농담이야 왜그래 진정해.... 헐" 한참 그렇게 ㅅㅂ ㅅㅂ 거리면서 오열하다가 정신 차리니 동생놈이 걱정,한심,연민이 묘하게 섞인 표정으로 보고 있더라 쿨하게 웃으려고 했는데 다시 눈물이 흘러서 울면서 웃는 묘한 표정으로 "괜찮아 갑자기 이상하네 ㅋㅋㅜㅜ" 하면서 상황을 무마시키고 담배 하나 빨면서 오늘일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동생이랑 헤어지고 집에 왔더니 엄마가 눈이 왜이리 부었냐고 그나이 처먹고 울었냐고 하길래 울긴 누가 울어 하면서 방에 들어가서 이불 뒤집어 쓰고 또 울었다 그렇게 진정시키고 엄마가 떡국 끓일때 쓴다고 찬물에 피빼고 있던 소고기 몰래 잘라서 멍뭉이한테 가져다 줌 멍뭉이 쓰다듬어주면서 맨날 핀잔줘서 미안했다고 고해성사했다....
개새끼 그러거나 말거나 잘처먹더라...
요약1. 멍뭉이가 하나 있는데 짖지도 못하는 식충이2. 산책시키는데 아는 동생 만남3. 멍뭉이가 똥싸길래 핀잔 줬는데 동생이 개는 주인 닮는다고 형이 딱 그꼴에라고 함4. 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