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아재 주의] 도라지 위스키 썰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씹아재 주의] 도라지 위스키 썰

링크맵 0 1,318 2020.03.19 08:19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얘기하다가, 누군가 물었다.



“그런데 도라지 위스키가 뭐죠?”



명색이 옛날다방 주인으로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서 유통되던

도라지 위스키를 시원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면 체면이 말씀이 아니렷다.

우선 그 노래 ‘낭만에 대하여’에서 그 대목을 불러보자.





궂은 비 내리는 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슬픈 색서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 사이로

슬픈 색서폰 소릴 들어보렴.





그러니까 도라지 위스키는 옛날다방이 내놓던 고급 메뉴다.

도라지 위스키는 국산양주의 상표 이름으로 1960년대 중반까지 유통되었다고 한다.

주정(酒精)에 색소와 향료를 섞어 만든, 소주와 비슷한 ‘짬뽕양주’였다.



옛날다방들은 커피를 주메뉴로 하고 있지만 커피 한잔을 팔아선 별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점 때문에

여러 가지 변칙을 쓰는데, 그 중의 하나가 메뉴 개발이었다.

커피에 날계란을 동동 띄워 아침을 굶고 다방에 와 죽치는 ‘묵고지비’들에게 서비스를 하기도 하고,

쌍화차나 반숙 계란도 팔았다.



커피 메뉴의 문제점은 손님들이 절대로 두 잔을 거듭 시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공짜 리필? 그건 거론하지 않는게 좋다.

옛날 통술집(가운데 드럼통을 놓고 둘러앉아 마시는 술집)에선 막걸리를 팔았는데

그 양은주전자는 어김없이 찌그러져 있었다.



왜 그런지 아는가? 주인 쪽에선 막걸리를 덜 담으려고 우그러뜨리고,

손님은 조금이라도 더 담으려고 그걸 펴느라고 이곳저곳 밀고당긴 탓이다.

그런 부족함과 갈증의 시대였으니, 리필이 될 리 있었겠는가.



오히려, 손님 주머니에서 돈이 계속해서 나올 수 있는 메뉴가 없을까 하고 고심하던 때였다.

그런 고민의 결과로 나온 것이 ‘위스키티’였다. ‘위티’라고 더 흔히 불렸던 위스키티는

원래 홍차에다 약간의 위스키를 타서 맛을 상쾌하게 만든 음료였다.

그러나 다방에서는 그 비율을 반대로 했다. 홍차는 병아리 눈물 만큼 타고, 대신 그 나머지를 위스키로 채워 팔았다.

다방에서는 술을 팔아선 안된다는 그 시절의 금칙을 그런 눈가림으로 위반한 셈이다.



위티는 당시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술집에서 마시는 위스키에 비하면 값이 훨씬 싼데다, 잔으로 마시니 부담감이 작기도 했다.

하지만 다방에선 그게 가장 비싼 메뉴였고, 사실 대부분의 다방 출입객들은 빈털터리인지라 그 메뉴를 감히 넘볼 수 없었다.

바지 뒷주머니에 도끼빗을 꽂고 머리에는 들기름을 바른 한량 하나가 들어와 엄지와 검지를 맞눌러 비틀며

따악, 소리를 내면서 ‘여기 위티 한잔!’이라고 시키면 다방 안에 있는 다른 손님들이 모두 존경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그런데 그가 ‘위티 더블!!’이라고 외치기라도 하면 손님 중 몇이 슬그머니 그 자리로 와 앉아 수작을 걸며

혹시 자기도 한잔 시켜줄까 이녘 눈치를 살피는 풍경도 흔했다.



도라지 위스키는 위티에 들어가던 국산양주였다.

가수 최백호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신이 도라지 위스키를 맛본 마지막 세대였다’는 얘기를 한다.

비싼 위티를 마시는 손님이니 자연히 그 다방의 귀빈일 수 밖에 없었으리라.

색서폰 소리를 들으며 옛사랑 생각에 빠지는, 돈 잘 쓰는 노신사이니

당연히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마담이 곁에 앉아 농담을 들어줬으리라.



이 땅에 자본주의가 들어오던 시절의 기억들은 ‘미국의 개척시대’를 떠오르게 한다.

지금 생각하면 뭐든지 다 촌스럽고 우습지만, 그땐 그런 것들이 삶의 질서였고,

시대의 기분이었고, 유행의 넘실대는 물결의 전위였다.



인삼 위스키에서 한 급을 낮췄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은,

물론 지금 입맛으로 꿀꺽 삼켜보면 씁쓸하고 골때리는 싸구려에 틀림없겠지만,

추억이란 이름의 향신료 때문에 괜히 코끝이 찡해질지도 모른다.

---------------------

개씹아쟄ㅋ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비추
10125 첫아다떼인썰 링크맵 2020.03.19 793 0 0
10124 오늘 토론회갔다가 개털리고 온 썰 링크맵 2020.03.19 895 0 0
10123 여자들이랑 조별과제 한 썰 링크맵 2020.03.19 813 0 0
10122 마누라 바람피다 가정 파탄난 썰 링크맵 2020.03.19 2339 0 0
10121 중학교 동창회 간 썰 링크맵 2020.03.19 635 0 0
10120 고딩때 같은반 일진 썰 링크맵 2020.03.19 923 0 0
10119 어제 안경점 가서 치욕적으로 모욕당하고 온 썰 링크맵 2020.03.19 517 0 0
10118 [2ch] 분노의 여동생 썰 (매우김) 링크맵 2020.03.19 3158 0 0
10117 성인물 입문 썰 링크맵 2020.03.19 942 0 0
10116 공장알바 썰 링크맵 2020.03.19 662 0 0
10115 어린시절 갈아입을 속옷 깜빡한 불쌍한 여자애 썰.ssul 링크맵 2020.03.19 789 0 0
10114 도서관애서 아주매미 아닥시킨 썰 링크맵 2020.03.19 1166 0 0
10113 다씀 보든가 말든가 매우김...4번을 날려서 최대한 간략하게 적음 링크맵 2020.03.19 2010 0 0
10112 오늘 엄청 통쾌한 꿈 꾼 썰 링크맵 2020.03.19 777 0 0
10111 경동고 썰.txt 링크맵 2020.03.19 1171 0 0
10110 게임하다 궤양걸린 썰 링크맵 2020.03.19 1840 0 0
열람중 [씹아재 주의] 도라지 위스키 썰 링크맵 2020.03.19 1319 0 0
10108 사촌동생 스타킹에 사정한 썰 링크맵 2020.03.19 1482 0 0
10107 목욕탕에서 초딩게이본썰 링크맵 2020.03.19 861 0 0
10106 목욕탕에서 초딩게이본썰2 링크맵 2020.03.19 1271 0 0
10105 랜덤채팅을 통해 돼지와 ㄷ딸 칠뻔한 썰 링크맵 2020.03.19 679 0 0
10104 순천향 의대 대기가 100번까지 돌던 썰 링크맵 2020.03.19 699 0 0
10103 부장님 학창시절에 ntr당한썰 링크맵 2020.03.19 688 0 0
10102 편의점 알바하다 취객아재 만난썰 링크맵 2020.03.19 805 0 0
10101 편의점 알바하다 손놈이랑 맞짱뜬썰 링크맵 2020.03.19 824 0 0
10100 고딩때 싸이코수학선생 썰 링크맵 2020.03.19 1008 0 0
10099 자살하러 한강간썰 링크맵 2020.03.19 942 0 0
10098 군대에서 야구보고있을땐 안건들던썰 링크맵 2020.03.19 779 0 0
10097 초등학교 졸업식 사열 썰 링크맵 2020.03.19 791 0 0
10096 고딩떄 신기한 상담받았던 썰 링크맵 2020.03.19 977 0 0
10095 바람난마누라복수(1) 링크맵 2020.03.19 838 0 0
10094 누나와 새끈한설+내 이름을 더해라 링크맵 2020.03.19 783 0 0
10093 중학교 때 학원에서 여자한테 능욕당한 썰 링크맵 2020.03.19 679 0 0
10092 우리역사쌤애국자인증한썰 링크맵 2020.03.19 673 0 0
10091 (스압)오피에 대한 모든것 (펌) 링크맵 2020.03.19 4133 0 0
10090 ㅈ같은썰 링크맵 2020.03.19 652 0 0
10089 고등학교때 비행기 당한 썰 링크맵 2020.03.19 869 0 0
10088 히치하이킹하는 여자 태운 썰 링크맵 2020.03.19 1125 0 0
10087 승부욕에 교회 여선생님 바지랑 팬티 내려버린 썰.SSUL 링크맵 2020.03.19 1311 0 0
10086 대딩때 따먹은 중삼 그애가 요새 연락옴-탱크보이- 링크맵 2020.03.19 686 0 0
10085 어제썰이다 링크맵 2020.03.19 859 0 0
10084 날 무시하던 싸가지 없던 년을 알몸 만들고 능욕한 썰.ssul(스압조심) 링크맵 2020.03.19 1241 0 0
10083 하...진짜...미친새끼가 다잇네 링크맵 2020.03.19 676 0 0
10082 중3때 여자애 ㅂㅈ에 발 대고 발 녹인 썰.ssul 링크맵 2020.03.19 680 0 0
10081 나도 아다 썰. 링크맵 2020.03.19 1263 0 0
10080 심심해서 좆노잼썰 하나 풀어본다 링크맵 2020.03.19 2470 0 0
10079 랜덤챗하다 같은학교만나서 망한썰 링크맵 2020.03.19 655 0 0
10078 야간 편돌이 하다가 여자 하나 구한 썰 링크맵 2020.03.19 684 0 0
10077 요즘 아다 땐 썰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분위기 타서 나도 한번 올려본다!!! 링크맵 2020.03.19 495 0 0
10076 교회 보조선생님하면서 로ㄹ년 때문에 꼴리는 썰.ssul 링크맵 2020.03.19 784 0 0
Category
설문조사
결과
방문자현황
  • 현재 접속자 0 명
  • 오늘 방문자 1,163 명
  • 어제 방문자 3,284 명
  • 최대 방문자 12,172 명
  • 전체 방문자 3,615,166 명
  • 전체 게시물 148,901 개
  • 전체 댓글수 907 개
  • 전체 회원수 7,921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