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도 가위바위도 하나빼기를 못한다.ssul

딴돈으로 비아그라 사먹고 떡치러 가즈아~~~

난 아직도 가위바위도 하나빼기를 못한다.ssul

링크맵 0 984 2020.03.19 07:47
출처오유 경북대학교

어렸을 적, 비염과 축농증이 심했다.

조금이라도 흥분하거나 호흡이 가빠져 숨을 크게 내쉬면 코에서 나왔다고는 상상치 못할 것들이 나오곤 했다.(조건1)방울방울 맺히는건 기본이요, 길이또한 엄청났다.이는 환절기나 감기기운이 있을때면 더욱 더 심해지곤 했다.(조건2)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 쯤, 초등학교 5학년 때였다.지금은 비록 여중-분반 테크를 탄 야생의 고3이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밝은 성격으로 남사친이 많던 평범한 여학생이었다.아, 생각해 보니 마지막으로 남자 손을 잡은게 초6 체육시간에 스콜을 추면서인 것 같다.(눈물)
여튼 그 날에 영어수업이 일찍마쳐 선생님께서는 자유시간을 주셨다.앞에 앉아있던 남자친구 2명과 내 옆의 여자친구와 함께 가위바위보 하나빼기를 했다.그 나이또래답게 엄청난 긴장감을 가지고 게임에 참여했고 그렇게 두가지 조건이 만족되었다.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를 외치는 순간 코에서 길쭉한 무언가가 굉장한 속도로 뻗어나왔다.자로 재보진 않았지만 50cm는 족히 될것 같은 길이었다. 점성때문에 끊어지지도 않은 채로 코에 대롱대롱 매달려있었다.급하게 코를 막았지만 코만 막는다고 가려질 길이가 아니었다.손 밑으로 길쭉한 것이 볼썽사납게 삐져나와있었다.당황한 나는 남은 한 속으로 그것을 밑에서부터 위로 담아 올렸고 그 때의 친구들의 표정은 아직도 잊지못한다.
같이 게임을 하던 여자친구가 웃음을 억누르며 나를 데리고 화장실로 빠르게 달려갔고, 당시에 유리멘탈이었던 나는 울음을 쉽사리 그치지 못했다.하지만 화장실에 들어간 순간부터 웃음이 터진 친구는 숨도 못쉬게 우는 내 옆에서 숨도 못쉬게 웃고 있었고,다 웃은 뒤에야 나를 달래주었다. 남자애들을 포함한 다른 애들은 못봤을 거라고, 니가 빠르게 잡아 올렸다고.그걸 못봤겠냐 개년아.
여튼 친구의 다독거림에 안정을 찾은 나는 반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복도로 나섰고,그 당시 방송부라 수업시간이 끝나기 몇 분 전에 자주 먼저 나가던 남자친구와 마주쳤다.그 친구는 나를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한 손은 주먹을, 한 손은 가위를 쥐고 가위를 앞으로 내며 외쳤다.가위바위보! 하나빼기!!!팡!!!!파파파파팡!!!퐈파파파팡!!개새끼...
그쳤던 울음이 다시 터졌고, 나는 그 수업이 끝날 때 까지 반에 들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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