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라 집구석에만 있기도 그렇고 해서,
목욕재계하고 단지 근처 카페 갔다.
일요일이라 그런가 사람들 꽉꽉 들어 차 있더라.
창가 쪽 구석에 자리 하나 비길래 놋북으로 그알+펨코 보면서 라떼 마시고 있었다.
그알 잠깐 스톱 해 놓고 지갑에 쿠폰이나 뭐 이런 거 정리 하려고 이것 저것 빼놓고,
카드 지갑까지 꺼내서 놋북 덮어놓고 그 위에 펼쳐놨는데,
옆에서 자꾸 누가 쳐다보는 거 같더라.
뭔가 싶어서 고개 쓱 돌리니까 옆에 아줌마 2명이 앉아 있었는데 고개를 반대로 돌리는 거.
잘못봤나 싶어서 그냥 내 할 일 하다가 오줌 마려워서 화장실 갔다가 왔는데,
ㅅㅂ?
내 카드 2장이 없더라.
교직원 카드랑 내 학부시절 학생증, 2장 안 보임.
뭐지? 씨발?
일어나서 주위 둘러보다가 내 옆에 아줌마들 손에 쥐고 있는 거 보니까,
아무리 봐도 내 카드더라.
?????
"저기요, 그거 카드 제 거 아닙니까?"
이러니까,
한 년이 "아이고~ 총각, 우리가 좀 본다고 집어 왔어. 깔깔깔깔"
................................
????? 뭔 이런 개씨바...ㄹ녀...ㄴ이.... 하.....
"아니 뭔데 남의 물건 함부로 집어 가세요? 이거 도둑질 아닙니까?"
내가 언성 좀 높이니까 주위에 사람들 다 쳐다보고,
카운터 쓱 보니까 사장님이 눈 동그랗게 돼서 오더라.
사장님이 부리나케 오시더니 "무슨 일이세요?" 이러길래,
내가 "제가 지갑 정리 좀 한다고 카드 빼놓고 화장실 다녀왔는데, 옆에 두 분이 제 카드 집어가서 갖고 계셨네요."
그 소리 듣고 사장님이 아줌마 둘 한테 내 말이 사실이냐고 물으니까 우물쭈물 거림.
내가 CCTV 돌리자고, 경찰 부르고 확인하자 이러니까, 사장은 원하시면 그렇게 해야지요~ 이렇게 반응하고
아줌마 2명은 이게 무슨 큰일이냐고, 자기들이 신용카드나 뭐 이런 거 손댄 것도 아니고
그냥 좀 구경하려고 그런 건데 무슨 도둑질이냐고 되려 화를 내더라.
"아니 뭐 볼 거 있다고 남의 카드를 주인 허락도 안 받고 들고 가서 구경하십니까? 제가 오면 그냥 물어보시지, 왜 들고 가세요?"
"사과를 하면 될 일인데, 왜 적반하장으로 나오십니까?"
빡쳐서 소리 지르듯이 말하니까, 얼굴 뻘겋게 달아 올라서는 입 다물고 낑낑댐.
사장은 그냥 좋게 넘어가자고 하는데, 내가 너무 열이 받더라고.
사실 경찰? 부를 생각도 없었다.
내가 뭐 금전적으로 피해 본 것도 아니니까.
근데 이년들 태도가 좆같더라.
"그냥 경찰 부를랍니다. 매장에 CCTV도 많은데 찍혔겠죠. 그리고 여기 사람들도 다 보고 들었는데 발뺌 마십쇼."
이러니까 한다는 소리가,
"우리 딸이 그쪽 대학에 다니는데, 교직원이라는 사람이 그래도 돼요? 학부모한테 너무하네!"
.............
진짜 미쳐도 단단히 미친년이구나 싶었다.
기가 차서,
"아니 그걸 지금 말이라도 합니까? 댁 딸 학교에서 개망신 당하라고 아주 광고를 하시려고요?
자기 엄마가 카페에서 남의 카드 말도 않고 집어간 줄 알면 그 딸이 참 좋아라 하겠네요."
"학교에 항의 하세요. 댁이 교직원 카드 몰래 집어 갔다가 걸렸는데 그 교직원 혼내 달라고."
................ 조용해짐.
에휴 ㅉㅉㅉ
사장님이 나 불러서 죄송하다고, 대신 사과하는데 기가 참.
사장이 무슨 죄냐, 동네 장사하는데 얼마나 엿같겠을까 싶더라.
우리 어머니도 다른 곳에서 단지 상가에서 카페하시는데, 그거 생각도 나고 ㅅㅂ
카운터 옆에 입구 쪽에서 사장님이랑 이야기하고 있는데,
아줌마 2명 쭈볏쭈볏 와서 미안하다고 그제서야 싹싹 빌더라.
그거 보니까, 엿같았던 기분 풀리긴 하더라.
나도 도둑질이라고 너무 몰아세워서 죄송하다고 하고 좋게 끝냄.
더 못 있을 거 같아서 놋북이랑 카드 주섬주섬 챙겨서 가려니까,
사장님이 조각케이크 종류별로 담아서 포장해서 주시더라.
1줄 요약
- 조각 케이크 개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