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얘들아. 나는 간단하게 서울 거주하는 문화예술업계종사자라고만 할게. 여친은 있고 반 년 넘은지 꽤 됐어. 인생 살며 여자가 그닥 많진 않았는데 그 얘기라도 슬금슬금 풀어보려고 해.
각설하고 말하자면 나는 초5때 집안에 풍파가 일어서 나 혼자 지방으로 내려가있었어. 친지들이 주변에 있긴 했지만 집엔 웬만하면 나 혼자라 자유를 만끽했어. 사정이 사정이라 중1때부터 이래저래 탈선할 조짐을 보였는데 그중 하나가 다른 학교 누나랑 오래 알고지낸 거야.
그 누나랑은 동네도 같았고 동네가 좀 외진데 있어서 서로 학교 가다보면 마주칠 수도 있었어. 물론 나는 탈선의 조짐만 보였지 정말로 할만큼 담이 세지 않아서 같은 나이의 여자애랑만 놀아본 기억이 있어. 그러던 중 친구들이랑 어울리다 1살 연상의 그 누나를 만났지.
예쁘다고 말할만한 누난 아니었어. 그냥 얼굴 동글동글하고 가녀린 인상이었어. 지금도 난 그때 누나보다 더 허약해보이는 해골이야. 그래서 장난 좋아하는 그 누나는 그때 만나는 동안 나한테 자꾸 장난을 걸었어.
특히 힘겨루기가 가장 많았던 거 같다. 괜히 펀치기계로 점수내자하고 괜히 팔씨름하는 거. 나도 찌질한만큼 악바리였어서 호승심에 그러자했고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죄다 내가 이겼어.
이때도 나중에도 느낀 거지만 남자와 여자의 힘은 남자가 훨씬 가벼워도 차이가 크단 거야. 내가 당시에 애들이랑 여러 운동을 재미삼아 하며 체력을 기른 점도 있지만 이런 썰은 나중에 풀어볼게.
아무튼 그렇게 놀고나서 파할 때에야 동네가 같다는 걸 알았어. 누나가 성격이 털털한 편이라 먼저 연락처를 물어봤고 나는 혼자 살며 얻은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어.
서로 번호교환하고 집에 온 뒤 곧잘 문자도 하고 만나서 놀기도 했어. 예전부터 내가 유독 사람을 상담해주는데 가장 첫번째 내담자기도 했어. 내가 상담사는 아니니 내담자란 말도 웃기긴 하네.
이거저거 다 말하면 복잡하니까 줄이자면 그 누나는 남자처럼 행동하고 싶어했어. 털털해보이려하고 드래곤볼 같은 거 보고. 그덕에 내 집에서 자주 놀았어. 그시절 쉘이랑 마인부우 때려잡는 손오공 보면서. 서로 게임도 좋아하고 특이하게도 스타크래프트도 좋아해서 2인으로 온갖 유즈맵 깨려고 했어.
그렇게 2년 정도 재밌게 놀았어. 사건의 시작은 그 누나가 고등학교 들어가고 반년쯤 지났을 때였어. 같은 동아리 형하고 친해진 누나는 그 형의 여동생이랑 자주 놀았어. 거기엔 누나랑 친한 나도 끼어있었고. 그 여동생은 또 나보다 1살 어렸어.
그 형 빼고 셋이서 자주 놀았어. 나 혼자 여자 둘이랑 자꾸 노니까 친구들도 말 많긴 했어. 나랑 둘 다 중딩일 시절엔 그 누나랑 하도 붙어다니니 사귀는 줄 아는 애들도 있었어. 그 시절 나는 쑥맥이라 그런 걸 생각도 못했지.
셋이서 붙어다니길 일 년이 지났어. 그 누나는 분명 귀엽기도 했지만 나는 여성스러운 게 더 좋았나봐. 여자애에게 내가 먼저 고백했어. 처음 얼마간은 신중하게 안알리고 있다가 가장 먼저 애 오빠한테 말하고 친구들이랑 그 누나한테도 알렸어. 그게 시작이었어.
더 쓰고 싶은데 나도 오늘 스스로 채울 할당량을 못채워서 남은 일 하러 가야겠다. 나중에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