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러 가면서 내가 겪은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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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러 가면서 내가 겪은 썰.ssul

링크맵 0 797 2020.03.19 03:29

투표하러 나가기 전에 투표장소이랑 내 번호 확인한 뒤

초등학교로 천천히 걸어 가고 있었다.

가는데 뒤에서 뭔가 시끌벅적하며 쿵쿵거려서 뒤돌아보니

숫자 10 이 걸어오고 있었다.

 

제대로 보니 왼쪽엔 엄마로 보이는 여자랑

오른쪽엔 팔뚝이 내 허벅지만한 큰 사람이었다.

사람보다는 고릴라에 가까운 체격이었다.

 

고릴라 얼굴을 보는데 씩씩거리면서 엄마한테 뭐라하고 있었다.

보아하니 빨간날이라고 어디 놀러 나가 동족들 만나서

족발 좀 뜯을려고 했는데, 엄마가 투표하고 가라해서 싸우는 듯했다.

 

아무튼 내 해당 교실에 가서 신분 확인을 기다리는데 뒤에 시끄러워서 돌아봤더니

역시 그 10 모녀였다. 모녀 둘다 자기 번호 모르는지 또 싸운다.

 

거기 있던 안내원이 찾으면 된다고 말리자 그제서야 번호 찾기 시작했다.

내 앞에 사람들의 신분 확인이 끝나고 내가 할려는 찰나에 큰 덩어리가 들어왔다.

그 고릴라였다. 만약에 내 발걸음이 멈추지 않았으면 나는 튕겨져 넘어질게 뻔했다.

 

그리고 내가 그 고릴라를 꼬라보니 "죄송한데,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할께요."라 했다.

보통 그렇게 얘기하면 알았다고 하는데, 그 고릴라가 구역질 나는 콧소리를 내며 말을 해

나는 순간 욕이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욕을 내뱉었으면 내가 그 자리에서 맞고 쓰러질게 뻔했으니까...

 

아무튼 그 고릴라 뒤를 이어 나는 사인까지 하고 빨리 표 찍고 나오는데

그 고릴라도 같이 나왔다. 좆같았다. 그냥 보기만 해도 좆같았다.

 

참고로 내가 있던 투표장소가 초등학교인데, 回형이라 바깥쪽에서 찍고

가운데 나오는 형식이라 나갈 때에는 다시 통로를 통하여 밖으로 간다.

 

고릴라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 다시 좆같은 콧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한걸음 한걸음 걸을 때마다 나는 효과음은 완벽했다. 쿵! 쿵!

거기에 건물 버프를 받아서 그 소리가 더 증폭되어 들려오는데, 무서웠다...

영화관에서 공포영화 효과음만큼이나 들려오는 소리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고릴라가 한발짝 걸을 때마다 창가에 놓여있던 화분들이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나는 혹시나 화분들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계속 쳐다보았다.

차마 고릴라 뒤를 따라 가기엔 무서워서 기다렸다고 말하기엔 쪽팔렸다...

 

다행히 고릴라는 학교를 무사히 나갔고, 화분들은 하나도 떨어지지 않고 무사했다.

앞으로 터널이나 어디에서 나보다 덩치 큰 여자들을 만날 때 멀리 떨어지거나,

같이 안 들어가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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