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에 키 155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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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에 키 155인 썰

링크맵 0 1,019 2020.03.19 03:02

 

키 155cm 24살남자다.

 

나는 남중 남고여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키에 신경을 쓰긴 했지만 키로 스트레스 받은적은 거의 없었어.


연애는 못했지만(물론 지금도 못해본게 함정) 여자사람친구들과 노는데 지장없었고.. 

 

내 앞에서 대놓고 키로 놀렸던 친구들도 없었기 때문인게 제일 큰 이유인 것 같아.

 

그러다 이제 고3이 되고나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그렇게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성장판이 닫혀있다는거야. 이 날 살면서 부모님이랑 가장 심하게 싸웠고 많이 울었던것 같아

 

사실 중학생때 키 때문에 병원에 간 적이 있었어 

 

그 때도 검사를 했었는데 의사선생님이 성장판은 열려있지만 치료를하는게 어떻겠냐 권유 했었어.

 

부모님은 그 당시에 거절했었어. 

 

 

 

이 때 생각이 나를 너무 열받게 해서 진짜 대못박는 말은 다했어. 

 

엄마 키가 그렇게 작으면 당연히 유전적 문제 생각 못해봤냐고

 

왜 그때 치료 안했냐고 분명히 내가 해달라고 말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위험할거 같아서 안했다고 하시더라고

 

이게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만.. 솔직히 아직도 진짜 저게 100%였는지는 모르겠다

 

병원에서도 괜찮다고 했었고, 그렇다고 비싼 치료도 아니였거든..


 

그렇게 싸우고나서 그냥 말없이 

 

시간이 흐른후에.. 공부를 못했기에 수능 치고 지방대학교를 갔어 

 

 

 

내 키에 대한 시선이 좋지 못하다는건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학하고나서 쭉 말, 행동 하나하나 다 조심히 했지.

 

애초에 내가 소심해서 싫은소리 할 수 있는 성격도 못되고..

 

 

 

그런데 우리 과 애중에 유독 나한테 계속 먼저 말걸어주고 친절히 대해주는 여자애가 있었어.

 

 

 

그 애가 나를 좋아할거라는 착각은 안했지만.. 

 

나는 솔직히 좋아하게 되버렸어. 걔랑 같이 듣는 전공수업만 기다릴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한달정도 지나고 수업을 들으러 가는데 들어가려고 보니 애들이 내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 

 

막 그런거 있잖아? 왠지 계속 듣고 싶은기분.. 마침 문도 열려있길래 잘 들려서 계속 듣고 있었는데

 

나한테 잘해줬던 여자애가 내 이야기를 하는거야. 

 

사투리 쓰고 목소리도 특이해서 내 얘기하고있던 사람들이 누군지 몰라도 그 애만은 확실히 알겠더라고.

 

그 애가 뭐라고 한줄 아냐.. 아직도 기억한다

 

 

 

"걔 좀 징그럽지않냐? 20살인데 키가 너무 작아. 나 무슨 병걸린줄 알았잖아" 

 

 

 

대놓고 다른과 사람들이 내 키에 대해 수근거림이 들렸던 대학교에서 유일하게 다닐맛 나게 해준 희망이였는데..

 

내 앞에서 한 행동과 뒤에서 한 그 말이 너무 달라서 충격받았어.. 괜히 배신감을 느꼈다고 해야하나..

 

 

 

이 말듣고 그냥 자퇴했다.. 물론 가족한테는 수능 몇달 안남았지만 재수 한다고 했어 

 

그렇게 집으로 올라와서 폐인처럼 지냈어

 

 

 

이 때 신체검사도 받았는데 키작아서 4등급 나오더라 정말 쪽팔려서 죽고싶었어.. 

 

이거때문에도 많이 싸웠지 아빠랑.. 아빠가 남자면 다 가야 한다는 군대 나는 키작아서 못가 알아?

 

국가가 인정한 장애인이라서 군대 못간다고 이런식으로 많이 싸웠어 지금 생각하면 또 너무 후회가 돼.

 

 

 

그렇게 시간은 지나고 대학은 다시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몇달 안되지만 다시 공부해서 이번엔 수도권 대학을갔어...

 

 

 

신입생 환영회때 어떤 남자가 나한테 대놓고 그러더라 "재수생인데 키가 왜그래요?"

 

정말 한심하지만 나는 이말 듣고나서 짝사랑했던 애가 했던말이 다시 떠오르면서 

 

대학교는 내가 다닐 곳은 아닌가보다 이 생각이 들더라.. 학교 안나가고 맨날 방에만 쳐박혀있으니까

 

부모님이 병원 데려갔는데 우울증이 심하다고 하더라고.. 우울증 나온거 보고 대학교 못다니겠다고 하니까

 

엄마는 울고 아빠는 아무말 없이 알았다고 하고.. 한두달에 한번 동네친구들 만날때 빼고는 아예 집에서만 생활했어 

 

공익근무 발령 날때까지..

 

 

 

얼마전에 공익근무 끝났는데 근무 하면서도 마음이 정말 힘들더라 

 

민원인이 대놓고 시비거는 수위가 다르더라고 아무래도 안좋은 일로 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 그랬겠지만..

 

제일 충격적인게 어떤 아줌마가 왜 공익근무 갔냐고 알려달라고 해서 솔직하게 말해줬더니

 

어휴 우리아들은 그쪽처럼 난쟁이는 아니라서 다행이네 차라리 군대를 가고 말지 이러더라고

 

 

 

다행스럽게 공무원들은 다 잘해주셔서 그 분들 덕에 2년 무사히 버틴거같다.. 

 

공익근무 하면서 탈모 생긴게 함정..

 

 

 

아마 키에 대한 스트레스는 평생 갈거야.

 

그렇지만 스트레스 때문에 하루를 망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있어

 

 

 

현재는 고졸 백수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요즘에는 히키코모리는 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뭘 해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어

 

아마 대학교는 가지 않을거 같지만.. 

 

 

 

고딩때부터 일베 간간히 눈팅만 했었는데 이렇게 키때문에 글을 쓰게되네..

 

 

 

하소연 읽어줘서 고마워

 

다들 좋은일만 있기를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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