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스킵하고 바로 시작한다.
필자는 올해 파릇파릇한 19살이고 내 밑으로 있는 동생 9살 남동생이랑 6살 여동생 있다.
때는 작년이었다 무더위가 사람 싹 다 뒤져라 라며 외치며 쏟아져 내리던것 같던 8월이었지.
동생 둘이 다 집에서 방학을 즐기고 있었는데 일주일 내내 아빠를 꼬득이더니 기어코 주말에 해수욕장 가자는 약속을 따내더라.
필자는 방구석을 좋아하는 집벌레였는데 동생 둘은 집을 못나가서 안달이더라.
결국 아버지는 집을 떠나기 싫다는 나를 용돈이 올려진 협상 테이블 위로 유혹했고 돈에 미친 새끼였던 나는 단돈 5만원에 애들 둘 보모 역할로 해수욕장으로 납치되게 되었다
(필자는 서울에 산다. 서울 인근 해수욕장으로 갔다.)
1시간 가까이를 달려 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차 가까운 곳에 그늘막을 펴놓고 애들이 다치지 않게만 돌보는 역할이었다.
그늘막을 피고 멀리가지 말고 놀라고 일러주고 그늘막에서 쉬려고 했지만 미친듯이 바다로 달려가는 동생들 때문에 그늘막을 뒤로하고 바닷물로 몸을 적시는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음
하지만 신은 존재하는지 아무리 무더위라고는 하지만 애기들인가 그런지 금새 입술이 파래지길래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애들 둘은 양 허리에 끼고 물 밖으로 나갔음
바다 입성 장장 43분만에 이루어낸 결과였지.
애들을 끼고 그늘막에 가서 쉬려고 했지만 이제는 아빠가 가만히 두지를 않더라고
투덜거리며 근처 마트로 발걸음을 옮겨 이것 저것 군것질거리를 골라담고 계산대로 향했는데 마침 계산대에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고 여자애가 지갑을 놓고와서 끙끙거리고 있는 그런 상황 그런 드라마틱한 만남을 항상 꿈꾸며 사는 나였지만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그런 상황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더라고
잔뜩 투덜거리며 마트를 다녀와 그늘막 한켠에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던 여자애의 소식이 뜨더라고
바다와서 좋다며 찍어올린 사진이었는데 '얘도 바다 갔구나' 하며 넘기려고 했는데 밑에 태그가 내가 온 해수욕장인거야
사진 뒷 배경으로 나온 건물 찾아서 어찌저찌 찾긴 했는데 말 걸 껀덕지가 없는거야 그런데 순간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번뜩 났음
그늘막에서 쉬던 동생을 데려와서 핸드폰 쥐어주고 좋아하던 여자애 그늘막 옆에 던져두라고 하고 동생을 다시 그늘막에 데려다주고 다시 좋아하던 여자애 그늘막 옆에 와서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지
그리고 몇번 울리더니 전화를 받고 전화기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