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바빠서 못온 것 까지 다 풀고 잘려고.
짤녀 : 筧 美和子(かけいみわこ)카케이 미와코 1994년생 짤릴까 그나마 얌전한 거 갖고옴
전편요약
1.1학년 조짐
2.2학년이 되었다
3.이쁜애(쿄코) 발견
------------------------------------------------------------------------------------------------------------------------------------------------------
"어, 어! 윤나. 한국사람이야."
"그렇지? 한국에서도 유명하니?"
이미 윤하는 2007년쯤 한국에서 비밀번호 486으로 대박을 쳤던 가수였기에 말이 잘 통한게 다행이었지.
그때의 난 생각보다 일본 연예계에 빠삭하지 못해서 아, 그냥 티비에서 본 저 사람. 이란 느낌만 갖고 있어서 TV프로그램 얘기만 나오면
입꾹 모드였으나 쿄코는 나에게 바로 한국 연예인을 물어보니. 정말 타향에서 고향사람 만난게 이런 느낌인가 라는 느낌?
"응!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신인이야."
"와! 잘됐다!"
눈웃음을 치는 쿄코를 유심히 살펴보았어.
쿄코가 닮은 후카다 쿄코는 예전 드라마 「빵빵녀와 절벽녀」(山おんな壁おんな)(2007)에서 빵빵녀를 맡을 정도로 글래머러스 한 여배우였으나
쿄코는....사실 말하자면 초등학생 몸매였어. 골반 종범에 찌찌 종범. 사실 몸매 따지는 나로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나 이 아이의 얼굴은
그걸 용서할 만큼 이뻤고, 또한 심성도 미친 천사표였지. 반에서 쿄코 얘기만 나오면 언제나 칭찬이 섞인 말이 나올 정도니깐 말이야.
'와... 예쁘다...'
사설이지만 난 내게 잘해주는 (이쁜)여자를 좋아해. 잘해주는 것이 비중이 좀 더 크긴 하지만. 누군가 나한테
날 개무시하는 모모vs잘해주는 일반인 이라고 물어본다면 난 후자를 고를 정도로 내게 헌신적이고 잘해주는 여자가 좋아.
그런데 어느샌가 얘가 계속 나만 챙겨주는 느낌이 드는 거야. 내가 도끼병이었을 수도 있는데 여러가지 사례를 들어주자면.
* 도시락 반찬 싸와주기 (내 꺼 따로)
* 무슨 일 없는 이상 거의 항상 집에 같이 가기 (집 방향이 거의 같았음)
* 공부회는 나를 무조건 포함 (일본에선 공부할 때 친구네 집에서 모여서 공부하는 공부회라는게 있음)
등 모르는 사람이 봐도 되게 챙겨주는게 눈에 띌 정도로 노골적이였다고 나는 생각함...
결국 반에선 청문회 아닌 청문회가 이어졌고, 나는 몸이 안좋다고 핑계대며 드러눕고 자는척 하며 귀로는 듣고있었어.
"너, 김군한테만 되게 잘해주는데. 너 김군 좋아해?"
"아니야!"
"그럼 집이야 비슷하니까 그렇다 치고, 도시락 반찬은 왜 싸줬어?"
"김군 혼자 사는 것 같으니까..도시락 반찬이 너무 부실해서.."
라며 쿄코는 팔까지 휘저으며 부정하고 있었어.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뭔가 섭섭한 마음이 살짝씩 돌더라고.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우리는 같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어.
"김군...음..."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자, 나도 여기서 눈치를 깠지. 얘가 나에게 호감을 갖고 있구나.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호감을 갖고 있어. 이게 한국인에게는 답답해 죽는거지.
마음만 같아서는 바로 내가 휘어잡으면서 고백을 하고 싶었는데. 사실 유키 사건 이후로는 난 여자공포증...같은 게 있었어.
뭔가 맨 살갗만 터치해도 죄짓는 기분? 예를들어 편의점에 여자알바가 잔돈줄때 손이 맞닿으면 막 미칠 것 같고 그랬어. 막 죄송하다 그러고...
직접적인 터치나 어프로치가 없다면 OK였는데. 슬슬 나도 얘가 나에게 어프로치 하는 걸 알게되자 막 멀어지게 되더라고. 유키 생각도 나고.
이 년도 날 엿맥이려고 이지랄 하는거면 어쩌나 싶어서 그 다음날부터는 얘가 다가오는데도 말도 씹고 눈길 한번 안줬어.
"김군! 오늘 도시락 같이 먹자!"
"..."
"김군, 무슨 일이야? 뭔가 있었어?"
"응, 그러니까 오늘은 혼자 내비둬."
"아...응."
그렇게 오늘의 대화는 끝이 났고. 쿄코에겐 미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더 이상 얘기했다간 내가 더 미쳐버릴 것만 같아서 입 꾹 닫고 죽 버텼다.
공부도 안 될 뿐더러 그 때 마침 향수병도 돋아 차라리 한국으로 갈까..라는 마음도 있었고 진짜 방에 들어와서 울다 웃다가 하던 그런 시기였어.
그런 생활을 일주일쯤 지속했을 때였나,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초췌했어. 깎지 않아 덥수룩해진 머리. 항상 울어서 부은 눈 등 아주 꼴이 말이
아니었던 시기. 그 때의 나는 정말 아무도 건들지 않고, 반대로 슬슬 이지메가 시작되는 시기가 되었어. 책은 항상 검은색으로 칠해서 안보이고.
신발은 어디 진흙뻘에 쳐박히고. 정말 자살이란 것을 생각할 정도로 죽고싶을 때 였는데..
쿄코는 내게 말을 걸어주었어.
"김군... 괜찮은 거 맞지..?"
"나한테 말 걸지 말라고 했잖아."
그리고선 집으로 돌아가려고 가방을 싸고 가는데 쿄코는 결심한 듯 내 앞을 가로막고는 처음 본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어.
"1학년 때 이야기...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