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고2 되는 급식이다.
평소에 짝사랑하는 애가 있는데 끙끙 앓다가 썰이라도 풀어본다.
내가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이혼을 하셔서 아버지 밑에서 사는데
가족들이 핍박도 주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무조건적으로 사람 많은곳은 꺼리고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말도 잘 안섞는다.
친구 만드는것도 힘들어 하고 다만 친해지면 정말 잘논다.
무튼 이런 답답하고 페쇠적인 성격인 내가 어쩌다가 페북에서 초딩때 같은 학교였던 여자애랑 톡을 하게됫고.
그애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라서 대인기피증에 특히나 여자를 무서워 하던 내가 채팅으로나마
마음을 열고 힘든얘기며 좋은얘기며 나눈 그런사이다.
알고보니 얘도 그렇게 성격이 드센건 아니고 힘들땐 자주 울고 슬플땐 누가 위로해주면 좋아하는 그런 성격이였다.
내가 하도 찌질하다보니 내가 힘든얘기 위주로 햇는데.
그럴때 마다 담담하게 받아주며 위로해주고 그래서 자연스레 얘를 좋아하게 되더라.
근데 시발 이렇게 좆찌질한 성격인 내가 용기내서 좋아한다고 할 수 잇겟냐.
당근 찌질하게 말이나 걸고 대화 몇마디 나누는 그런 일상만 지속했다.
이런식으로 지내다 보니 얘는 당연 남자친구가 생겻고 이로써 나는 완벽하게 친구정도의 포지션이라고 확신을 했다.
그리고 존나 찌질이답게 그 남자친구새끼를 질투하기도 했지만.
얘를 사랑한다기 보다는 좋아하는 그런 감정에 가까웟기에 얘가 그냥 행복했으면 좋겟다라고만 생각했다.
참 찌질하게 느껴진다 지금와서 보면.
남자친구랑 뭘햇느니 이거햇느니 톡으로 대화하다보면 참 부럽기도 햇다.
질투도 나고 그렇지만 이렇게 좆 찌질한 내가 감히 그애옆에서 저런걸 해줄 수 있냐고 생각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서 좋았겟다~등 리액션을 해주며 대화를 지속했다.
어느날 이애가 되게 침울한 말투로 남자친구랑 헤어졋다고 말을 꺼네는데.
좋다는 감정보다 이애가 너무 안쓰러웟다.
어쩌다가 보니 같이 놀자는 얘기가 나와서 노래방에 가게 됫는데.
이 애가 아니나 다를까. 이별노래만 뒤지게 부르더라.
평소 집에서 노래 듣는걸 좋아해서 간간히 따라불러서 그렇게 잘부르지도 못부르지도 않는 어중간한 실력이지만.
얘를 달래주고 싶어서 이적의 같이 걸을까랑 하늘을 달리다를 같이 어색하게 부르며 달래줫다.
같이 걸을까 같이 부르는데 얘가 그만 울음 터트려 버리더라.
좆찐따 새끼인 나는 당연히 어버버 하며 괜찮아? 만 연발하다가.
얘가 울음을 그칠때 즈음에나 말을 조심스레 걸었다.
"많이 힘들어?"라고 하니까 고개 몇번 끄덕이더니만 또 질질 울더라.
그때 좀 더 듬직하게 멋진말 해주고 싶었는데 막상 눈앞에서 좋아하는 애가 울고있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겟더라.
이애가 그냥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슬퍼하니까 나까지 기분 우울해지고 그러길래.
차마 말은 못하겠고 그냥 어깨를 계속 두드려 줫다.
다시 울음을 그칠때즘에 어깨두드리며 몇마디 더했다.
"힘들지, 더 울어 그냥 나밖에 없잖아"
노래방이 한 30분남았는데 그 시간 내내 계속 애우는거만 달래주다 시간되서 나왓다.
눈은 퉁퉁 부어서 히끅거리는 그모습조차 마냥 좋더라.
달래서 택시태워서 집 보내려고 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길래 그애 집까지 같이 걸어서 갔다.
가면서 고맙다고 말하길래.
힘들면 그냥 울어라고 존나 찌질하게 말해버렷다.
그러니까 너도 힘들면 우냐고 그러더라.
당연히 좆찐따인 나는 위로랍시고
"너보다 더 심하게 울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지 ㅋㅋ"라고 개드립으로 받아쳐줫다.
이후에 말뚝을 박아 버렸는데.
"힘들면 말해 오늘처럼 달래줄게 친구니까."라고 말해버렷다.
왜그런진 모르겠다만 아마 오글거려서 마무리할려고 친구라고 엉거주춤 말했는데 너무 후회된다.
이런식으로 집에 데려다 주고 평소처럼 얘기하고 지내는데.
마음이 묘하다.
남주기는 싫고 그렇다고 내가 가지자니 너무 과분한거 같고.
그냥 얘가 행복해하는 모습보면 마냥 좋고.
나도 참 개병신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