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는 다른 글에 비해 많이 후달려도 계속 써봅니다. 심심하기도 해서요.
간단하게 필요한 배경 설명 좀 하자면 중학생 때 처음 옴 미국이였지만, 영어를 아예 못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였어요. 어학연수를 두 번 정도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어느 정도 불편함은
당연히 있었지만 의사소통 정도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은 됐습니다.
이전 글에서 과제를 제일 먼저 끝냈다고 언급했는데, 못 믿겠다고 주작이라하실 수 있겠지만
수학 과제였습니다. 다른 곳도 다그런진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수학 굉장히 쉽구요.
미국 수능이라는 act 봐도 수학 하나는 36점 찍습니다. (주작 아니라구여)
그럼 시작할게요. 편의상 글은 걍 편하게 쓰겠습니다. ^^
눈으로 말하더라. '알아 나도, 내가 잘생긴거'라고 말하더라.
옷까지 잘입어서 외관상으로는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애였다. 간단히 자기소개하고 들어가더라
이름은 카일(Kyle) 다른 지역에서 이사 왔고 가족은 누구누구 있고 걍 형식적인 얘기하고 들어가는데도
그 순간 밟는 스텝하나하나가 품격을 남기는 그런새끼였다. 못생긴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생긴 것도
아닌 나로서는 그냥 열심히 부러워할만한 그런 애였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잘생긴 애, 예쁜 애 좋아하는 건
다름없더라. 당연한거겠지. 만인 공통 아니겠냐?
미국학교와 한국 학교의 가장 큰차이는 애들이 쉬는 시간만 되면 해당 과목 클래스로 자기들이 직접
움직여야된다는거다. 이거 정말 ㅈ같았던게 (지금도 그래) 쉬는 시간 4분만에 락커에서 교과서 빼고 화장실
가는거까지 포함 완벽하게 이동해야되는데 말이되냐. 처음와보는 학교에서 길도모르는데 4분만에 찾아오란다
시간표는 뭐이리 개떡같은지 한국에서의 그 시간표가 아니다
한국은 걍 1234567 이거잖아?
미국은 블락 스케줄?
월요일은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다듣고
화요일 목요일은 1357 교시
수요일 금요일은 2456 교시
이런식인데 처음엔 뭔개소린지 몰라서 진짜 미친듯이 해매고 다녔다. 배려심 있는 선생들은 처음 온 것도 알고
애가 대충 띨띨한 티나니까 자리가서앉으라는데, 가끔씩 성깔 좀 있다 싶은 선생들은 중학생씩이나 되서 4분안에
화장실 갔다오고 반 이동하는게 어렵냐고 애들 앞에서 쪽주는데(당연히 어렵지;;), 걍 이런 상황에서도 해맑게 웃으면서
"네, 어렵습니다."
한게 나다. 좋다하면 좋다할 수 있고 나쁘다하면 나쁘다할 수 있는건데, 성격이 좀 많이 둥글어진거처럼 보여도
정확히 말하면 애가 차가워졌다해야되나? (이건 나중에 다시 설명할게)
어쨌든 이렇게 정신 못차리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유일하게 쫌 쓸쓸하다 싶었던 순간이 밥 혼자 먹는거였다.
한국에서는 교우관계 다른 애들처럼 원만한 나였기에, 왕따 같은 건 당해본 적 없는 나였기에, 혼자 먹는 밥이
뭔지 몰랐는데 여기서는 이게 너무 당연하더라. 사실 딱 한번 얼굴에 철판깔고 걍 아무애 옆에 앉아서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낯가림이 정말 심하고 무엇보다 애들이랑 얘기하는게 너무 싫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었어도
모든 걸 이해하긴 어려웠다. 그리고 말투도 너무 어눌했다.
걔네 입장에선 내가 말하는게
한국말을 예로 들면
"야 쟤 ㅈㄴ 꼴리지 않냐? 박고 싶다" (걍 이해 잘되라고 이렇게 한거야 이런말 잘안해 나)
이렇게 애들끼리 얘기하는것처럼 자연스럽게가아니라
"와우, 저기에 있는 저 여성분 정말 섹시하지 않습니까? 저는 저 여성분과 성적인 관계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렇게 문법 딱딱 맞춰가면서 얘기하고있는게 느껴지는거다. 초등학교때부터 학교 학원에서 배운대로는 이게 맞았으니까
근데 이거진짜 이렇게 말해보니까 내가 너무 병신같은거지.
그렇다고 딱히 같이 먹자하는애도 없으니, 당연히 혼자 먹는거였지
그리고 이 카일시끼가 전학온날도 밥먹는데
이날은 내가 반애들중에 제일 먼저 밥받아서 딴데가서 먹고있었다.
한국에서 중학교다닐때, 전교생이 너무 많아서 식당이 없었다.
그래서 잘 모르겠지만 미국애들은 반애들끼리 지정된데서 앉아서
먹는게 규칙이더라.
당연히 아싸였던 나는 나몰라라하고 딴데가서 먹고있는데 카일시끼가
내가 아싼걸 어찌알겠어 첫날인데. 내옆자리와서 앉다가 걸려서 끌려가더라.
근데 얘가 생긴대로 논다는건지 너왜 여기서 혼자먹어 이러면서
같이 먹자고 끌고 가더라. 얼굴도 잘생긴게 마음도 잘생겼어.
전학온지 얼마나 됐다고 뒤에 예쁜 여자애들 주렁주렁 매달고 와서 밥먹는데
안부러웠다하면 믿어줄래? 그때 진짜 어렸을때 열심히 하던 게임 생각나더라
마우스 존나 클릭해서 눈빛에서 레이저쏘믄 애들 주렁주렁 매달고다니던 게임
뭐더라;;
애들이 괴롭히는 것도 이때 잠깐 줄더라. 줏대없는새끼들이 찐따새끼하나
관심주는 잘생긴 아들 하나 생겼다고 그만하는거보고 캬 진짜 얼굴 잘생긴게
인생 제일 편하게 살긴 하겠구나 싶더라.
다른애들도 불편해하진 않은게, 몇몇애들을 제외하면 날 따돌리는게 아니라
걍 나한테 관심이 없다에 더 가까웠어. 카일 덕에 그때부터 학교생활좀 편해지더라
밥도 같이 먹고 (말안하고 밥만먹었어 ㅇㅇ) 이동시간마다 바닷가에 애 혼자
내놓은 아빠처럼 나 잘 챙겨주드라. 이새끼가 여자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배부르다못해 호강에 겨운 생각이나 하면서 평화롭게 학교다니고 싶었는데
여기다가 썰올리기 딱 좋은 일이 딱 하나 터져주더라.
지금은 고등학생이구요. 미국에서 중학교 3개월 정도 다녔을 때 있었던 일 걍
각색같은거 안하고 기억나는대로 적어봅니다.
주작이다 싶은 부분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기억나는대로나 사실대로
설명해드릴게요.